책 이미지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전 한국소설
· ISBN : 9791130410074
· 쪽수 : 480쪽
· 출판일 : 2013-08-14
책 소개
목차
리빠똥 將軍
홰나무 소리
안개꽃
탐욕이 열리는 나무
슬픈 양복재단사의 나날
침묵과 소리
아카시아꽃
해설
지은이에 대해
엮은이에 대해
책속에서
“이것 봐, 자네는 뭘 하고 있는 거야. 잠만 자면 다야? 내가 나온 것이 불만이겠지만, 나는 이미 자네가 이 꼴로 부대를 운영하리라는 것을 알고 왔다는 것을 명심해 둬. 병사들은 모두 소풍 나온 것처럼 정신이 해이해 있고, 장교들은 상황판 하나 똑똑히 그릴 줄 모르는데 무슨 놈의 훈련을 하겠어? 게다가 대대장이란 작자는 천막 속에서 꿈쩍도 않고 있으니 도떼기시장이지 군댄가?”
장군보다 목 하나가 더 큰 대대장은 눈을 한 번 끔뻑거리고 목청을 가다듬어 말했다.
“이미 이곳에 도착하기 전에 부대 지휘는 연대장님이 한다고 하시지 않았읍니까. 저야 그때부터 보직이 없는 거와 같으니 천막 속에서 잠이나 자고 심심하면 훈련 관전이나 하는 거죠.”
(중략)
“멍텅구리야, 산간 지대에서는 사단과 대대, 대대와 중대 사이의 교신이 잘 안 되니까 중계 역할을 하란 말이다. 말하자면 일종의 통신 중계소야.”
대대장은 입술을 깨물고 있었다. 그의 얼굴은 납빛처럼 창백하게 굳어 갔다. 사실 이와 같은 역할이란 통신 선임 하사관의 직책이면 능히 해낼 수 있는 것이었고, 기술적인 분야보다도 지휘 능력을 길러 온 대대장에게는 당치가 않은 처사라는 것을 모두 알고 있었다.
“병력은 장교로는 작전 보좌관을 대동하고 그 외에 통신 하사 1명, 통신병 1명, 보초병으로 보병 3명만 데리고 가도록 해. 나는 그 이상을 생각할 수 없으니까.”
이렇게 해서 유례없이 지휘권을 연대장 리빠똥 장군에게 바친 대대장 송 중령은 험준한 육백산으로 올라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