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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빙실문집 (천줄읽기)

량치차오 (지은이), 최형욱 (옮긴이)
지만지(지식을만드는지식)
1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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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빙실문집
eBook 미리보기

책 정보

· 제목 : 음빙실문집 (천줄읽기) 
· 분류 : 국내도서 > 인문학 > 동양철학 > 중국철학
· ISBN : 9791130460888
· 쪽수 : 170쪽
· 출판일 : 2015-01-26

책 소개

지식을만드는지식 천줄읽기. 무술변법의 주인공 량치차오. 그의 계몽 사상과 학술문학계의 혁신 노력은 중국뿐 아니라 조선의 지식인들에게도 큰 영향을 미쳤다. 그의 사상을 잘 드러낸 글들을 뽑아 옮겼다.

저자소개

량치차오 (지은이)    정보 더보기
탁여(卓如), 호(號)는 임공(任公)이며, 필명(筆名)은 음빙실주인(飮?室主人)·음빙자(飮?子)·만수실주인(曼殊室主人)·신민자(新民子)·소년중국지소년(少年中國之少年) 등등이다. 서구 열강의 침략과 대항의 최전방 지역이었던 광둥성(廣東省) 신후이(新會) 사람으로, 반경반독(半耕半讀)의 향신(鄕紳) 가정에서 태어났다. 동치(同治) 12년(1873), 즉 아편전쟁이 일어난 지 33년 뒤, 태평천국의 난이 평정된 지 10년 뒤, 서구의 충격이 한창 중국으로 물밀듯이 거세게 쳐들어오던 시기였다. 량치차오는 중국 역사상 그 어느 시기보다 중요한 근대 전환기를 살면서 끊임없이 시대를 이끌어 간 대표적 지식인이었다. 신문·잡지 및 교육을 기반으로 변법유신(變法維新)을 도모하고, 근대화된 서구 문명을 선전함으로써 폐쇄되었던 근대 중국에 새로운 개혁의 기풍을 일으켰으며, 특히 탁월한 계몽주의 사상가·정치가·언론인·교육자·문학가로서 중국 문화사(文化史)에서 절대적인 역할을 수행했다. 일반적으로 량치차오의 생애는 크게 수학(修學) 시기(1873∼1894), 유신 운동과 계몽 활동 시기(1895∼1903), 입헌 추진과 정치 재개 시기(1904∼1917) 그리고 강학(講學)과 저술 시기(1918∼1929) 등 네 시기로 나누어 볼 수 있다. 량치차오의 인생 역정은 한마디로 중국의 근대화를 위한 투쟁의 역사였다. 정계에서 은퇴한 1917년 무렵까지는 주로 정치가로서 학술 활동을 병행하면서 자신이 말한 학자의 임무인 ‘세상을 깨우쳐야 한다(覺世)’는 사명감 아래 근대 중국의 신문화(新文化) 창도자·실천자로서 소임을 충실히 수행했으며, 1918년 이후로는 학술 연구에 전념하면서 ‘세상에 전하고자 하는(傳世)’ 전통문화의 수호자로서 최선을 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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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형욱 (옮긴이)    정보 더보기
한양대 중문과를 졸업하고, 1988년 타이완 국립정치대학 대학원에서 〈청대 양호파의 원류 및 그 문학 이론 연구(淸代陽湖派的源流及其文學理論硏究)〉로 문학석사 학위를 취득했다. 이후 연세대 대학원에서 박사 과정을 마치고, 1996년 〈량치차오의 문학 혁명론 연구〉로 문학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현재 한양대 중문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주요 논문 및 저역서로 〈조선의 량치차오 수용과 량치차오의 조선에 대한 인식〉, 〈량치차오의 중국 국민성론 및 조선 국민성 비판 탐구〉, 〈중국 근대의 계몽주의 문학 사조〉, 〈량치차오의 시계 혁명론이 개화기 한국 시론에 미친 영향〉, 〈량치차오의 추풍단등곡(秋風斷藤曲) 탐구〉, 〈한중 전통문화 관련 디지털 인문 콘텐츠 실태 비교 및 수준 향상 방안 연구〉, 《신편 명심보감》, 《량치차오, 조선의 망국을 기록하다》 등이 있다. 평소 중국의 근현대 문학 이론, 근현대 한중 사상·문학 비교, 특히 중국 근대 문학과 현대 문학의 연계 문제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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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그러므로 옛날에 남의 나라를 멸함에는 쳐서 정벌하는 것으로 멸했는데, 지금 남의 나라를 멸함에는 가엾게 여기고 따뜻하게 해 주는 것으로 멸한다. 옛날에 남의 나라를 멸할 때에는 갑작스럽게 했는데 지금 남의 나라를 멸할 때에는 점진적으로 한다. 옛날에 남의 나라를 멸함에는 드러나게 했는데 지금 남의 나라를 멸함에는 은밀하게 한다. 옛날에 남의 나라를 멸함에는 그 나라 사람들로 하여금 그것을 알아서 대비하게 했는데 지금 남의 나라를 멸함에는 그 나라 사람들로 하여금 친해져서 끌어당기게 한다. 옛날에 남의 나라를 멸하는 자는 호랑이나 이리 같았는데 지금 남의 나라를 멸하는 자는 여우나 살쾡이와 같다. 통상으로 멸하기도 하고, 빚을 놓는 방법으로 멸하기도 하고, 군사를 대신 훈련시켜 주다가 멸하기도 하고, 고문을 두었다가 멸하기도 하고, 도로를 뚫어 주고 멸하기도 하고, 당쟁을 부채질해 멸하기도 하고, 내란을 평정해 멸하기도 하고, 혁명을 도와주어 멸하기도 한다. 그 나라의 정화가 이미 고갈되어 기회가 익으면 일거에 그 국명을 바꾸고 그 지도의 색깔을 바꾼다. 그 나라의 정화가 아직 고갈되지 않아 기회가 익지 않으면 비록 그 나라의 이름을 이어 가고 그 지도 색깔을 그대로 두더라도 백 몇 십 년 후에는 바꿀 수 있을 것이다. 아! 서구 열강으로서 이런 새로운 법을 약소국에 시행하는 나라가 몇 나라인지도 모르겠다. 이 말을 믿지 못하겠는가?


대체로 전 세계에서 개인주의가 가장 발달한 나라로는 조선이 그 으뜸이다[우리나라는 어떠한가?]. 조선 사람들은 말하기를 아주 좋아한다. 두세 사람이 서로 만나면 하루 종일 이야기로 날을 보낸다. 외국 사람으로 조선인의 성격을 조금 아는 자는 말하기를, “조선 사람이 하는 말은 하나도 충심에서 우러나오는 것이 없다”라고 한다[우리나라는 어떠한가?]. 조선 사람은 화를 잘 내고 일을 만들기를 좋아한다. 한번 모욕을 당하면 곧 팔을 걷어붙이고 일어난다. 그러나 그 성냄은 얼마 안 가서 그치고 만다. 한번 그치면 곧 이미 죽은 뱀처럼 건드려도 움직이지 않는다[우리나라는 어떠한가?]. 조선 사람은 미래에 대한 관념이 매우 박약하다. 서민들은 한번 배부르면 서로 삼삼오오 짝을 지어 차를 달이며 나무 그늘에서 쉬면서 한담으로 날을 보낸다. 내일은 또 어떻게 먹을 것을 구할까 하는 생계 문제를 계획하지 않으니, 태곳적 복희씨 시대 사람들처럼 한가로이 얽매임이 없다. 벼슬하는 사람들도 또한 그러하다. 다만 오늘 벼슬을 하고 권세가 있으면 내일 나라가 망하더라도 본래 상관할 바가 아니다.


넷째, ‘소매파(笑罵派)’, 즉 비웃고 욕이나 하는 파다. 이 파의 사람들은 방관파라고 하기보다는 차라리 ‘후관파(後觀派)’, 즉 뒤에서 구경하는 파라고 하겠다. 왜냐하면 그들은 늘 남의 등 뒤에 서서 비꼬는 말이나 욕설로 남을 비평하는 자들이기 때문이다. 저들은 단지 스스로가 방관자일 뿐 아니라 또 남들로 하여금 방관자가 되지 않을 수 없게 한다. 저들은 수구(守舊)를 욕하고, 또 유신(維新)을 욕한다. 소인배를 욕하고, 또 군자도 욕한다. 노인들에 대해서는 그들의 무기력이 이미 깊음을 욕하고, 청년들에 대해서는 경솔하게 일을 많이 벌인다고 욕한다. 일이 성공하면 보잘것없는 놈이 요행히 공을 세웠다고 말하고, 일이 실패하면 내가 진즉에 알았다고 말한다. 저들은 늘 지적할 수 없는 입장에 스스로 서 있으니 무엇 때문인가? 일을 하지 않는 까닭에 지적할 수 없고, 방관하고 있으니 지적할 수 없다. 자기는 일도 하지 않으면서 일을 하는 사람 뒤에 서서 자기와 다른 이를 배척해 비웃고 공격한다. 이것은 가장 교활한 술수로, 용기 있는 자로 하여금 기가 꺾이게 하고 겁쟁이로 하여금 절망하게 한다. 단지 사람들로 하여금 절망하게 하고 기가 꺾이게 할 뿐 아니라, 장차 이루어질 일에 대해서도 저들은 비웃고 욕하고 가로막는다. 이미 이루어진 일에 대해서도 저들은 비웃고 욕하고 망가뜨린다. 그러므로 저들은 세상의 음험한 자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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