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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판타지/환상문학 > 외국판타지/환상소설
· ISBN : 9791130604138
· 쪽수 : 476쪽
· 출판일 : 2014-10-22
책 소개
목차
- 2011년 10월
- 1995년 3월
- 1995년 4월
- 1995년 5월
- 1995년 6월
리뷰
책속에서
나는 그 자리에 서서 트랙 주위를 꼼꼼히 살피며 그를 찾다가, 관중석을 향해 전속력으로 달렸다. 그리고 혹시 그가 있으면 어쩌나 하고 잠시 망설였지만, 용기를 내 터벅터벅 관중석 계단을 올라갔다. 그는 없었다. 하지만 아까는 분명히 있었다. 의자에도 그의 흔적이 남아 있었다. 그가 앉은 자리에 눈이 다져져 있고, 아래쪽 벤치에 푹 꺼진 두 개의 발자국이 찍혀 있었다. 그리고 바로 그때 또 다른 사실을 알아챘다.
내 발자국은 눈 위에 선명하게 찍혀 있지만, 그의 발자국이 있어야할 자리―벤치를 오고 가면서 발로 밟았을 자리―에는 눈만 소복하게 쌓여 있을 뿐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강도가 금고의 현금에 정신이 팔려 있는 사이에 세 가지 일이 굉장히 빠른 속도로, 거의 동시 일어났다. 베넷의 모습이 완전히 사라지는가 싶더니, 문득 내 옆에 무릎을 꿇고 앉았다. 그런 다음 내 두 손을 잡고 자신의 눈을 감았는데, 얼떨결에 나도 그를 따라한 것 같았다. 눈을 떴을 때 서점은 사라지고 없었다. 강도도, 그가 들고 있던 칼도 사라졌다. 베넷과 나는 아까하고 똑같은 자세―베넷은 무릎을 꿇고 있고, 나는 앉아 있으며, 여전히 서로의 손을 잡은 채―로 있었다. 다만 지금은 모퉁이 공원의 나무 옆이고, 우리 주변으로 바람이 거세게 불어 눈이 흩날리고 있었다.
우리는 분명 주방 뒤편의 자리에서 마주 보며 두 손을 맞잡고 서 있었다. 그런데 지금, 아래를 내려다보니 내 발에 모래가 덮여 있었다. …… 돌아보니 뒤로는 울창한 숲이 펼쳐져 있었다.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어디에도 사람은 보이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