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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91130820033
· 쪽수 : 216쪽
· 출판일 : 2023-01-02
책 소개
목차
▪작가의 말
1부 스스로 빛나기
충혈 / 신발 / 몸 한 채 짓고 허무는 일 / 근육론 / 스스로 빛나기 / 세상을 보는 방식 / 오늘도 항복하세요 / 소중한 일상이 그저 주어지는 것은 아니라는 / 마저절위(磨杵絶葦)와 상주사심(常住死心) / 변화의 속도와 책임 / 인생이 다 시지, 뭐 / 방 / 내 생애 첫 / 모든 사람이 예술가
2부 재앙의 언어, 치유의 언어
위험한 독서 / 숨결 / 잃어버린 골목을 찾아서 / 재앙의 언어, 치유의 언어 / 밥 딜런과 블랙리스트 / 우리에게 ‘민족’이란 무엇일까 / 시간의 향기 / 괴물 또는 프랑켄슈타인 / 예술가의 재산 목록 1호 / 4월, 섬의 잔혹사 / 이곳에 살기 위하여 / 끝나지 않은 귀향길 / 이야기는 자란다 / 적폐와 입장 / 관계 맺음의 방식
3부 삶이 더 부족하다
현실에 적합한 단어가 부족하다 / 상상공화국 / 우리가 사랑할 때 / 나무를 심는 사람 / 종합선물세트 같은 / 세대의 변화, 소비되는 시 / 절대자유를 추구했던 시인의 초상과 그의 아내 / 저마다의 체위로 이물감을 삭이는 방식 / 시가 부족한 게 아니라 삶이 더 부족하다 / 벙글어지는 틈 / 감정의 확산을 꿈꾸다 / 레이크우드에서 보내는 편지 / 아득한 그리움은 꽃으로 피어나고
저자소개
책속에서
먹고사는 문제가 가장 큰 화두로 여겨지는 요즘, 정신과 영혼의 고양을 위해 애쓰는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시련이여, 오라. 내가 다 받아주겠다.’ 시련과 고통이 한 차례 휩쓸고 지나갈 때마다 점점 강건해지는 정신의 소유자, 잘 먹고 잘 사는 세속적 목표가 아니라 어떤 상황이 와도 쓰러지지 않는 강인한 영혼이 되겠다든가 하는 목표를 가진 삶 말이다. 시류에 영합하지 않고 자신이 정해놓은 목표를 향해 침묵 속에 노력하는 모습을 한 마리 작은 갈매기를 통해 본 것이다.
바람과 추위에 밀려 내가 다시 발걸음을 옮길 때까지 갈매기는 날개를 꺾을 듯 몰아치는 바람 속에 한사코 버티며 세상의 바람은 다 와보라는 듯 여전히 바다를 향한 채 멈추어 있다. 부들부들 떨리는 몸으로 공중에 닻을 내린 듯. (「충혈」)
골목들은 과거와 전통을 간직하기도 하고 미래로 열린 통로로 변화를 이끌기도 하며 삶과 죽음이 공존하는 공간이기도 하다. 이웃 마을로 마실을 가려면 골목 하나 지날 때마다 통행 허가 절차가 까다로워 차라리 포기하고 집 밖에 나가지 않았다는 팔레스타인 사람들의 기막힌 삶을 들으며 그래도 어렸을 적 가난했지만 피난처가 되어주었던 이웃집, 급하면 달려가 돈과 연탄과 반찬 등을 융통할 수 있었던 골목에서의 시간을 떠올려본다. 그 시간들이 내 삶의 자양분이 되었을 것이다.
잃어버린 골목을 찾아가는 것이야말로 잃어버린 시간과 정체성을 찾아가는 소중한 경험이었다. (「잃어버린 골목을 찾아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