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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인문학 > 인문 에세이
· ISBN : 9791157061617
· 쪽수 : 448쪽
· 출판일 : 2019-06-13
책 소개
목차
1부
2부
3부
이 책을 만드는 데 도움을 준 탐구심 강한 모든 이에 대한 주석
탐구심 강한 다른 이들을 위한 주석
용어 설명
리뷰
책속에서
나는 지난 10년의 인생을 모든 것에 대해 전부 안다고 확신하며 살았다. 나는 알고 있어서 돈을 받았다. 모르면 알아내라고 돈을 받았다. 그리고 내가 아는 것을 글로 쓰고, 다른 모든 사람들도 알 수 있도록 기발한 표제를 뽑아내라고 돈을 받았다. 하지만 이제 나는 아무것도 몰랐다. 내가 어떤 기분인지도 자신이 없었다. 마치 그 누구도 이 모든 것을 기록하라면서 내게 돈을 지불하지 않으니 나 자신에게조차 그것을 설명할 단어가 완전히 사라진 것 같은 기분이었다. 단어도 없이 죽음과 저녁식사 사이에 있는 그 블랙홀 속을 헤엄치고 다니는 일은 심오하고 막막하고 외로운 기분이 들게 했다.
나는 프랑스에 가서 동물을 저녁식사로 바꿔놓을지 말지를 놓고 치열하게 싸울 생각이었다. 이 문제는 현대의 부유한 선진국 사람들이 직면한 가장 논쟁적인 주제 중 하나였다. 하지만 내가 바라는 것은 논쟁이 아니었다. 내가 바라는 건 나 자신에 대한, 내가 속한 공동체에 대한, 전체 세계에 대한 직접적이고 비타협적인 정직함, 내가 10년간 라이프스타일 잡지 편집자로 지내는 동안 잃어버렸다고 느끼는 그런 정직함이었다. 나는 칼을 집어 들었을 때 잡지 글쓰기라는 세계와 정말로 절박하게 연을 끊고 싶었다. 나는 더는 진짜에 대한 글을 쓰고 싶지 않았다. 내가 직접 진짜가 되고 싶었다.
도미니크가 자신의 몸에 있는 근육을 가리킬 때마다 나는 나 자신에 대해 더 잘 알게 되었다. 엉덩이, 허벅지, 종아리. 나는 걷고, 뛰고, 앉고, 웅크릴 때 이것들을 사용한다. 나는 돼지, 적어도 움직임이 허락된 존재들이 그렇듯 거의 항상 이것들을 사용한다. … 32년간 고기를 먹으면서 (때로는 먹지 않으면서) 돼지의 복잡한 해부학적 구조를 내 몸과 관계에서 깊이 생각해보기는 이번이 처음임을 깨달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