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미지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인문학 > 교양 인문학
· ISBN : 9791157831142
· 쪽수 : 264쪽
책 소개
목차
프롤로그
1장 우정과 사랑의 삼각관계_마르틴 하이데거,
한나 아렌트, 카를 야스퍼스
2장 황제 법학자_카를 슈미트
3장 위험한 곡예사_발터 벤야민
4장 최후의 헤겔주의자_알렉상드르 코제브
5장 니체의 프랑스인 제자_미셸 푸코
6장 해체할 수 없는 정의의 전도사_자크 데리다
에필로그 시라쿠사의 유혹
후기 오직 믿음으로
감사의 말
부록: 역자와 저자의 지상 대담 ― 정치와 지식인, 그리고 소통
리뷰
책속에서
20세기 서유럽 지성인들 다수가 군국주의와 공산주의 정권들이 등장하는 것을 대대적으로 환영했다. 이런 전제 정권들은 수많은 “민족해방”운동이 이내 전통적인 전제정으로 돌변한 경우였으며, 지구상의 불운한 민족들에게 참혹한 상황을 초래하였다. 극단적인 표현을 쓰자면, 20세기에 서구 자유민주주의는 전제정의 실질적인 본거지로 묘사되었다. (…) 뭔가 내밀한 것이 유럽 지식인들의 정신 속에서 작동하고 있었다. 어떤 분별없는 것. 사실 우리는 그런 분별없는 정신들이 작동하는 방식에 관심이 있다. 그 정신들은 정치 속에서 무엇을 찾고자 하는 것일까?
디오니시오스 2세는 우리와 동시대인이다. 지난 세기 동안 디오니시오스 2세는 여러 이름으로 환생했다. 레닌과 스탈린, 히틀러와 무솔리니, 마오쩌둥과 호찌민, 카스트로와 트루히요, 아민과 보카사, 사담과 호메이니, 차우셰스쿠와 밀로셰비치 같은 이름들은 나열하기도 힘들 정도로 많다. 19세기의 낙관론자들은 전제정이 과거지사라고 믿었다. 결국 유럽은 현대로 넘어왔고, 세속적인 민주주의의 가치들이 첨가되어 복잡해진 현대 사회를 낡은 폭정의 수단으로 지배할 수 없다는 단순한 사실을 모든 사람이 알고 있다. (…) 근대화가 진행됨에 따라 유럽 밖의 나라들 역시 탈전제의 미래로 진입할 것으로 믿어졌다. 우리는 지금 이 생각이 얼마나 잘못된 것이었는지 알고 있다. 고대의 규방과 음식 독 감별사가 사라지기는 했지만, 그 자리를 선전장관과 혁명수비대, 마약왕과 스위스 은행가들이 채웠다. 전제자들은 교묘하게 살아남은 것이다.
하나의 이념은 사람들에게 그들이 실천하고 있는 것 이상을 이해하고 있는 듯한 착각을 일으킨다. 오늘 우리는 가능한 한 많은 것을 이해하려고 하는 노력 자체를 포기한 듯이 보인다. 우리는 예전의 걸출한 사상가들이 가졌던 교만과 다른 유형의 교만 때문에 고생한다. 우리의 교만은 우리가 더 이상 힘들게 사유를 하려고 하거나 연결고리들에 관심을 가지고 그것들을 찾아보려고 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또한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우리의 “민주적 가치들”에 매달리고, 경제모델과 개인을 신뢰하면 모든 것이 다 잘 될 것이라는 믿음에 매달리는 것뿐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냉전 종식이 서구에 아직까지 남아 있었던 위대한 근대적 이념들에 관한 그 어떠한 자신감도 전부 다 파괴해버렸다. 또한 그것은 우리를 호기심 부재의 자아몰입 상태에 빠뜨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