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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사회과학 > 사회문제 > 사회문제 일반
· ISBN : 9791157841219
· 쪽수 : 244쪽
책 소개
목차
머리말_샐러리맨 가정에 일어나는 시공간의 뒤틀림
제1부 갈 곳이 없는 남자
제1장 남녀의 시공간 분리가 초래한 비극
남편은 돈 잘 벌고 집에 안 들어올수록 좋다?
은퇴 남편 증후군
소비시장의 남성혐오
시공간이 분리된 남자와 여자
패권적 남성성이 도리어 남자를 괴롭힌다
아내에게 의존하는 남성상은 전후의 발명품
가족의 애정을 검증하다
제2장 강한 척하는 남자의 문제
애정 비즈니스에 약한 남성
동성에게 약한 모습을 보이지 못하는 남성
여자가 없는 남자는 쉽게 죽는다
가족 중심주의의 한계
산업의 변화와 커뮤니티의 해체
이웃과도 왕래가 드문 고령의 독거 남성
가정 문제의 심각성은 남성이 더 크다
고독사의 위험은 남성이 압도적으로 높다
피고용자 자살은 80%가 남성
남성 자살자가 많은 이유
남녀 간 평균 수명의 차
제3장 남자의 관계 빈곤
샐러리맨은 어떻게 형성되었는가
샐러리맨의 노동관과 가족관
샐러리맨 소설과 동떨어진 시대
가정에서도 고독한 남성
남자의 인생에는 선택지가 부족하다
남성이 사회적으로 고립되는 이유
갈 곳이 없는 남자의 대표
마이너리티로 보이지 않는 마이너리티
아이들을 향한 불평에 숨겨진 사정
갈 곳이 없는 남자의 문제
제2부 시간이 없는 여자
제4장 여성의 시간은 가족의 공유자산
어머니의 시간을 파헤치다
육아에 대한 책임이 막중한 어머니
어머니의 애정은 사회의 만병통치약인가
원더우먼을 원하는 사회
가족을 위해 시간을 바칠 것을 강요받는 여성
제5장 여자의 시간 빈곤
한가한 주부는 환상 속에서나 존재한다
가사를 돌보지 않는 남편
일로 인식되지 않는 집안일
워킹맘은 너무 고되다
제6장 출산 시한에 쫓기는 여성
신기한 나라에서 추진하는 여성 활약
여자의 행복을 손에 넣기 위한 험난한 과정
여성 초인화 계획
사회적 불임을 해결해야 한다
제3부 남녀 모두가 행복한 사회를 위해
제7장 포용력이 부족한 사회
다양성을 존중하는 문화는 언제 뿌리내릴까
유모차 논쟁
유모차 논쟁을 보는 분석적 시각
이념과 감정의 불협화음은 어디에서 오는가?
제8장 통합적인 생활인을 꿈꾸다
일과 삶의 불균형
‘이대로 변하지 않는 사회’ 시나리오
당연한 선택의 함정
어느 순간에도 일을 포기하지 않는 사회로
일과 삶의 균형을 고려하다
왜 유급휴가를 쓰지 못하는가
네덜란드의 기적
합의 형성이 쉬워진 배경
위기를 가시화하는 문화
사회보장제도 개혁은 개인 단위로
맺음말을 대신해서
후기
참고 문헌
리뷰
책속에서
자녀를 둔 기혼 여성은 시간이 없다. 그 사실을 알고 있는 미혼 여성과 자녀를 낳지 않는 딩크족 여성들은 결혼을 미루거나 출산을 꺼린다. 게다가 출산의 제한 시간이 있는 상황에서 결혼과 출산, 육아의 타이밍과 커리어의 양립을 고려해야 하므로 인생의 자유 시간 자체가 부족해진다. 이 현상을 나는 여성의 ‘시간 빈곤’이라고 부른다.
반대로 남성은 여성보다 행복할까? 남성은 행복지수가 여성보다 낮고 고독사나 자살자도 여성의 두 배에 이른다. 가장 큰 원인은 남성의 고립이다. 남성은 직장동료 이외의 인간관계가 극도로 부족하다. 집에 돌아가기가 왠지 꺼려지는 귀가 공포증이나 퇴직 후 아내에게만 붙어 있다가 미움을 받는 ‘젖은 낙엽족’의 등장은 중, 노년 남성이 갈 곳이 없다는 증거가 된다. 나는 남성의 고립 문제가 가족이나 이웃 등 사적인 인간관계가 부족한 것이 특징이라고 보고 ‘관계 빈곤’이라고 부른다. - 머리말
갑자기 여자 하나가 이런 말을 꺼냈다.
“그 집 남편, 퇴직하고 얼마 안 돼서 죽었대!”
다른 여자 둘이 “어머나!”라고 소리를 질렀다.
졸음이 쏟아지는 가운데 나는 당연히 “안됐네!”라는 말이 나오리라 믿었다. 하지만 다음에 들려온 말은 기다리던 말이 아니었다.
“어머, 부럽다!”
“진짜 부럽네! 그게 내 꿈이라니까.”
“맞아! 이상적인 일이지.”
졸음이 싹 달아나고 말았다.
그 여자들의 긴 수다를 요약하면 이랬다. 남편이 죽으면 퇴직금을 받는데다 현직에 있을 때 들어놓은 생명보험도 받는다. 이 얼마나 부러운 일인가.
한 여자의 남편은 최근 한직으로 밀려 귀가시간이 빨라졌다.
따라서 아내는 덩달아 일찌감치 귀가해서 저녁준비를 시작해야 한다. 참으로 성가시다.
남편은 휴일에도 밖에 나가지를 않는다. 집에 하루 종일 있으면 참을 수 없이 걸리적거린다. 이따금 친구가 집에 들러도 바깥양반이 있으니 조심하느라 마음껏 수다를 떨지 못한다. 게다가 친구가 돌아간 후에는 ‘상식이 없는 사람’이라는 둥 흉을 본다. 진저리가 날 정도로 싫다. 존재 자체가 거추장스럽다. 집에 있는 것만으로 지긋지긋하다.
- 1장 남녀의 시공간 분리가 초래한 비극
일과 육아의 양립은 어렵다. 요즘 뼈저리게 실감하고 있다. 육아에 애정이 따르는 것이 당연하다고 여겨지지만 그 애정도 만성적 수면부족 앞에서는 무력하다.
필자의 경우, 아이가 온종일 엄마를 찾을 때 오히려 일이 있다는 것이 고마웠다. 육아에는 끝이 없지만 일에는 끝이 있다는 사실에 정신적으로 얼마나 큰 위로를 받았는지 모른다. 육아나 간병과 같은 돌봄노동의 가장 큰 고통은 일상과 맞닿아 있으면서 끝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육아는 끝이 없어서 한없이 시간을 빨아들인다. 게다가 더없는 애정을 가지고 임하지 않으면 나쁜 엄마라는 낙인이 찍힌다. 여러 조사결과에서도 어머니에게는 좋은 엄마가 되어야 한다는 뿌리 깊은 압박이 있다.
- 2장 여성의 시간은 가족의 시간자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