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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추리/미스터리소설 > 영미 추리/미스터리소설
· ISBN : 9791158790806
· 쪽수 : 352쪽
· 출판일 : 2018-02-19
책 소개
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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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책속에서
“부인이 저희에게 꼭 필요하긴 하지만 이 임무는 이전 임무들하고는 다르다고 미리 말씀드려야겠습니다. 이건 택배 일이 아닙니다.”
폴리팩스 부인이 샌드위치를 내려놓고 그를 빤히 바라봤다. “승진된 거로군!”
카스테어스가 껄껄 웃었다. “그런데 연봉은 안 오르고 위험도만 오를 것 같습니다. 폴리팩스 부인, 이 위험천만한 러시안룰렛에 아직도 거부감이 없으신지, 아니면 생각이 바뀌셨는지 궁금하군요.”
“위험 말이지.” 부인이 고개를 끄덕이며 대꾸했다. “그렇지만 러시안룰렛이라니 당치도 않은 말씀을.” 그러고는 열을 올리며 덧붙였다. “전혀 안 바뀌었어. 나는 일이 늘 너무 즐거운걸. 내 입장에서는 확실히 그렇다고 말할 수 있어……. 세상에서 제일 굉장한 사람들을 만날 수 있잖은가. 어차피 이번 일이 어떻게 돌아갈지 그 누가 알 수 있겠나? 지난 여행을 되돌아보면서 결정할 수밖에. 그야 위험한 적도 몇 번쯤 있었지만…….”
“에누리해 말하면 그렇다고 할 수도 있겠지요.” 카스테어스가 동의했다.
“……그래도 당시에 이건 너무 심하다거나 괜한 짓을 했다고 후회한 적은 없다네. 내 생각은 바뀌지 않았어, 카스테어스.”
카스테어스가 손목시계를 내려다보며 말했다. “이런 세상에, 벌써 1시네요! 뭐 빠뜨린 거 없나? 젠장, 비숍이 여기 없으니 신경 쓸 일이 많네요. 저는 앞으로 꼬박 한 시간 동안 부인의 출발 준비를 해야 합니다.”
“목요일이지.” 부인이 다시 확인했다.
“맞습니다. 오후 6시요. 그렇지만 케네디 국제공항에 4시까지는 와 주셔야 합니다. 안내 방송으로 부인을 찾아서 추가 브리핑을 해 드리겠습니다. 항공권도 받으셔야 하고 부인이 쓰실 암호도 알아야 하니까요. 안내 방송에 부인의 본명을 이용하지 않는 게 좋을 듯싶네요. 가명을 하나 대 주시겠습니까?”
“존스, 존슨, 스미스.” 부인이 재빨리 대꾸했다.
“존슨으로 하지요. 버질 존슨 부인.” 카스테어스가 자리에서 일어나면서 한 손을 내밀었다. “흠, 폴리팩스 부인.” 카스테어스의 얼굴에 유감 어린 미소가 떠올랐다. “다시 시작이군요.”
“경찰하고 통화하는 중인가?” 부인이 물었다.
수위가 고개를 저었다. 당황한 표정으로 수화기를 떼고는 부인을 돌아보며 말했다. “선이, 선이 죽었어요.”
“선이?”
“교환대요.” 수위가 자리에서 일어나 보드 뒤편으로 가서는 스위치와 콘센트를 점검했다. “죽었어요.” 그가 놀란 표정으로 되풀이했다.
폴리팩스 부인은 등골에 소름이 쫙 끼쳤다. 로빈을 돌아보자 똑같이 경악한 눈길로 부인의 눈길을 맞받았다. 부인이 조용히 말했다. “전등을 확인해 보게.”
손 닿는 곳에는 전등 스위치가 없었다. 로빈이 수위 대신 엘리베이터로 가서 버튼을 눌렀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머리 위 숫자판에는 아무런 빛도 들어오지 않았고, 케이블이 움직이는 소리도 전혀 들리지 않았다. 엘리베이터도 죽은 것이다.
놈들이 오고 있어. 놈들이 오고 있는 거야. 부인은 뛰는 심장을 진정시키려 심호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