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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외국에세이
· ISBN : 9791159923562
· 쪽수 : 316쪽
· 출판일 : 2022-02-25
책 소개
목차
에 우니부스 플루람: 텔레비전과 미국 소설
새로운 불 속으로 다시
기운 내, 심바 안티 후보의 트레일에서 보낸 일주일
톰프슨 여사의 집에서 본 광경
스물네 단어에 대한 해설
옮긴이의 말
리뷰
책속에서
소설가라는 족속은 훔쳐보는 습성이 있다. 그들은 대체로 숨어서 엿본다. 그들은 타고난 관찰자다. 그들은 보는 자다. 지하철에서 무심한 눈길을 보내지만 어딘지 소름 끼치는 승객이다. 포식자에 가까운 눈빛. 이것은 인간 조건이 작가의 먹이이기 때문이다. 소설가는 교통사고 구경하려고 속도를 줄이는 운전자처럼 다른 사람들을 쳐다본다. 그들은 ‘목격자’로서 직접 보고 싶어서 안달한다.
하지만 소설가는 그와 동시에 지독하게 자의식적인 성향이 있다. 생산적인 시간의 상당 부분을 사람들이 자신에게 어떻게 보이는지 꼼꼼히 조사하는 데 할애하며 덜 생산적인 시간의 상당 부분 또한 자신이 다른 사람들에게 어떻게 보이는지 노심초사하는 하는 데 쓴다. 자신이 어떻게 보이는지, 어떤 모습인지, 셔츠 자락이 밖으로 삐져나오지 않았는지, 치아에 립스틱이 묻어 있진 않은지, 자신이 훔쳐보는 사람들이 자신을 숨어서 엿보는 소름 끼치는 사람으로 여기진 않을지.
_<에 우니부스 플루람>
물론 텔레비전의 거대한 환상에 따르는 단점은 그것이 환상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진짜 경험의 한계에서 도피하는 것은 별미로서는 훌륭하다. 하지만 주식主食으로서는 나 자신의 현실을 덜 매력적으로 만들고(현실 속에서의 나는 사방에 한계와 제약이 있는 데이브라는 일개인에 불과하기 때문), 내가 현실을 최대한 활용하기에 부적합하도록 만들고(내가 현실 속에 있지 않은 척하는 일에 시간을 전부 쓰기 때문), 나의 도피주의 때문에 불쾌하지는 바로 그것으로부터 나를 도피시키는 장치에 점점 더 의존하게 만든다.
_<에 우니부스 플루람>
이 나라에서 벌어질 다음번의 진짜 문학적 ‘반란’은 반反반란자의 기묘한 무리로서 나타날지도 모른다. 타고난 관음자인 그들은 반어적 관찰에서 대담하게 한발 물러나는 자이며 간단명료한 원칙들을 어린아이처럼 순진하게 옹호하고 표현하는 자다. 미국의 삶에 깃든 오래되고 진부한 인간적 역경과 감정을 경의와 확신으로 대하는 자다. 자의식과 힙한 피로를 멀리하는 자다. 물론 이 반반란자는 시작도 하기 전에 시대에 뒤떨어질 것이다. 페이지 위에서 죽을 것이다. 너무 진실하기에. 틀림없이 억압당할 것이기에. 퇴행적이고 예스럽고 순진하고 시대착오적일 것이기에. 어쩌면 그게 핵심일지도 모르겠다. 어쩌면 그게 그들이 다음번의 진짜 반란자가 될 이유인지도 모르겠다.
_<에 우니부스 플루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