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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91160263497
· 쪽수 : 244쪽
· 출판일 : 2024-10-10
책 소개
목차
박화성
소설
「하수도 공사」
「홍수전후」
「호박」
박서련
소설
「정세에 합당한 우리 연애」
에세이
「총화」
해설
물의 시간과 고요한 약속_전청림(문학평론가)
리뷰
책속에서
혹독한 추위와 폭염에 배를 주리며 뼈가 닳아지고 살이 깎이도록 일한 것은 누구를 위함이었던가? 그들의 돌아오기를 고대하는 처자들에게 가지고 갈 것은 빈주먹밖에 없었다. 그러나 그들에게는 동권에게서 받은 선물이 있었다. 떠나는 그들 중에는 동권이와 장래의 투쟁을 언약하는 뜻있는 굳은 악수를 교환한 사람도 많이 있었다.
_박화성 「하수도 공사」
“아부지! 이렇게 참혹한 일을 당한 것이 우리뿐만이 아닌 줄은 아시지라우? 아까오면서 보시지 않었소? 팍 짜그러진 집들 헐어진 집들이 얼마나 많습데까? 그 사람들의 논도 다 이 모양이 되었을 것이오. 그러니 말이요, 아무리 천리로 이렇게 됐다고 하지마는 요렇게까지 가련하게 된 사람들은 다 우리 같은 가난한 사람뿐이 아니오. 저번날 김 선생 말씀같이 울고만 있을 것이 아니라 어떻게 살어갈 도리를 깊이깊이 생각해봐야 안 쓰겄소?”
윤성의 말소리는 부드러우면서 힘이 있었다.
_ 박화성 「홍수전후」
윤수가 떠난 후부터는 밭에 나올 때나 샘길에 나올 때마다 첫눈에 띄는 것이 저 학다리 정거장이었다. 그리고 정거장을 보기만 하면 하루에도 몇 번씩이나 들어보는 기차 소리를 들을 때와 마찬가지로 가슴이 저리고 아팠다. 마침 목포에서 떠난 막차가 정거장에 들어닿더니만 잠깐 쉬어서 다시 북쪽을 향해 떠났다. “저 차만 타고 가면 나도 윤수 있는 고무산에 갈 것인데……”기차조차 떠나버리고 없는 찻길인 듯한 자리를 멀거니 바라보며 음전이는 솟아나는 눈물을 치맛귀로 씻었다.
_ 박화성 「호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