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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글자도서] 위건 부두로 가는 길](/img_thumb2/9791160409864.jpg)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외국에세이
· ISBN : 9791160409864
· 쪽수 : 328쪽
· 출판일 : 2023-04-25
책 소개
목차
추천의 글 - 오웰을 이해하러 가는 길
1부 탄광 지대 노동자의 밑바닥 생활
1. 브루커 부부의 하숙집에서
2. 막장의 세계를 체험하다
3. 광부들의 삶
4. 더 이상 나빠질 수 없는 주택 문제
5. 실업수당으로 사는 사람들
6. 실업과 먹을거리
7. 그리운 노동 계급 가정의 거실 풍경
2부 민주적 사회주의와 그 적들
8. 학교에서 익힌 편견
9. 제국 경찰에서 부랑자로
10. 건너기 힘든 계급의 강
11. 왜 사회주의가 지지 받지 못하는가
12. 사회주의는 어떻게 파시즘을 키웠는가
13. 우리가 해야 할 일
옮긴이의 말 - 1936년의 오웰, 2010년의 우리
책속에서
내 침대는 문에서 가장 가까운 벽면의 오른쪽 구석에 있었다. 발치 바로 맞은편에 다른 침대가 있었는데, 워낙 바짝 붙여둬서(그래야 문을 열수 있었다) 나는 다리를 접고 자야 했다. 다리를 뻗고 자면 그 침대 주인의 등허리를 차버릴 수 있어서였다. 그는 라일리 씨라는 초로의 남자로, 탄광에서 ‘지상’ 근무를 한다는 일종의 기계공이었다. 다행히 그는 새벽 다섯 시면 출근해야 했기 때문에 나는 그가 나가면 몇 시간은 다리를 펴고 잘 수 있었다.
그들이 하는 일은 보통 인간의 기준으로 보자면 거의 초인적이라 할 만큼 엄청나다. (……) 그게 얼마나 힘든지는 시늉만 해봐도 쉽게 알 수 있다. 삽질은 서서 할 때 더 쉬운 법이다. 삽을 움직일 때 무릎과 허벅지를 이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무릎을 꿇게 되면 그 부담을 팔과 배 근육으로 다 떠안아야 한다. 다른 조건들도 작업을 딱히 더 수월하게 해주는 건 아니다. 덥고(제각각이지만 경우에 따라 숨 막힐 정도다), 탄진은 목구멍과 콧구멍을 틀어막으며 눈썹에 자욱하게 쌓이며, 그 비좁은 공간 안에 있으면 기관총 소리처럼 시끄러운 컨베이어벨트의 소음이 끝없이 들려온다.
이윽고 세 번째로 천장이 무너졌는데, 이번엔 몇 시간 동안 바위를 치워주지 못했고, 그는 결국 사망하고 말았다. 하지만 그 이야기를 해준 광부는(그 역시 한번 바위에 깔린 적이 있었는데 운 좋게도 머리를 다리 사이에 파묻은 덕분에 숨 쉴 수 있는 조그만 공간이 있었다고 한다) 그게 특별히 섬뜩한 일도 아니라고 생각했다. 그가 보기에 중요한 건 그 ‘날품팔이’가 작업장이 안전하지 않다는 걸 너무나 잘 알고 있었고, 매일같이 사고를 예상하면서도 거길 갔다는 사실이었다. “그래서 그는 일하러 가기 전에 아내에게 꼭 키스를 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지. 나중에 그녀는 나에게 그가 키스를 해준 지가 20년이 넘었다고 하더구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