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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인문학 > 서양철학 > 현대철학 > 프리드리히 니체
· ISBN : 9791160870879
· 쪽수 : 399쪽
· 출판일 : 2021-11-15
책 소개
목차
옮긴이의 글
자기비판의 시도
리하르트 바그너에게 바치는 서문
1. 아폴론적인 것과 디오니소스적인 것
2. 아폴론적인 꿈의 예술가와 디오니소스적인 도취의 예술가
3. 아폴론적 문화
4. 아폴론적 그리스인
5. 미적 현상으로서만 정당화되는 현존과 세계
6. 의지로서 현상하는 음악
7. 그리스 비극의 기원
8. 그리스 비극의 합창단
9. 프로메테우스의 이중적 본질
10. 비극의 주인공 디오니소스
11. 고대 그리스 비극작가 에우리피데스
12. 미학적 소크라테스주의의 본질
13. 소크라테스의 의도를 따른 에우리피데스
14. 비극 예술에 적대적인 소크라테스
15. 아이스킬로스 비극을 물리치는 소크라테스주의
16. 음악 정신에서 생겨나는 비극
17. 이론적 세계관과 비극적 세계관 사이에 영원한 투쟁
18. 흔들리는 소크라테스적인 문화
19. 독일 철학과 음악을 통한 비극의 재탄생
20. 디오니소스적 삶과 비극의 재탄생-뒤러의 기사 쇼펜하우어
21. 깨지고 파괴된 아폴론적 기만
22. 비극의 재탄생과 함께 태어나는 미적 청중
23. 독일 음악을 통한 독일 신화의 재탄생
24. 음악과 신화 사이의 친화력
25. 디오니소스적 능력의 표현인 음악과 신화
해설: 니체의 삶과 『비극의 탄생』, 주요 저작 해설
프리드리히 니체 연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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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존경해 마지않는 나의 벗이여, 나는 당신이 이 책을 받아볼 순간을 마음속에 그리고 있습니다. 이 저서에 통합되어 있는 독특한 성격을 지닌 사상들이 우리의 미적 대중에게 야기할지도 모르는 가능한 모든 우려와 흥분과 오해를 멀리 떼어놓기 위해, 그리고 또한 우리가 만났을 때와 동일한 관조적 환희를 느끼며 이 책의 머리말을 쓸 수 있기 위해서 말입니다. 그 환희의 흔적들은 좋았던 고무적인 시간들의 화석이 되어 이 책의 페이지마다 담겨 있습니다. 당신이 아마 눈 내리는 겨울에 저녁 산책을 마치고 책 표지의 쇠사슬에서 풀려난 프로메테우스를 보고, 내 이름을 읽고, 이 저서에 무슨 내용이 적혀 있든 간에 저자에게 무언가 진지하고 절실한 것을 말할 게 있구나 하고 즉각 확신하는 순간을 말입니다. 이와 마찬가지로 저자가 생각해 낸 모든 것을 보고, 그가 당신과 마주하고 있는 것처럼 대화를 나누어, 이 대화에 상응하는 것만을 적어넣었을 거라고 당신이 확신하는 순간을 말입니다.
모든 인간은 꿈의 세계를 만들어 낸다는 점에서 완전한 예술가이고, 그 꿈의 세계라는 아름다운 가상은 모든 조형 예술의 전제 조건이다. 또한 그 가상은 우리가 앞으로 보게 되겠지만 시문학의 중요한 절반을 차지하는 것의 전제 조건이기도 하다. 우리는 형상을 직접적으로 이해하면서 즐기고, 모든 형식은 우리에게 말을 건다. 이때 중요하지 않은 것과 불필요한 것은 아무것도 없다. 이러한 꿈의 현실이 펼쳐지는 최고의 삶에서도 우리는 그것이 가상임을 어렴풋이 느낀다. 적어도 내 경험으로는 그렇다. 이런 경험이 빈번히 일어난다는 것, 그러니까 정상적인 것임을 보여주기 위해 나는 많은 증거와 시인의 발언을 전할 수 있으리라. 심지어 철학적 인간은 우리가 살아가고 존재하는 이 현실의 아래에도 전혀 다른 두 번째의 숨겨진 현실이 자리하고 있다고, 그러므로 그것 역시 하나의 가상이라고 예감하기도 한다.
우리는 지금까지 아폴론적인 것과 그 대립물인 디오니소스적인 것을 예술적인 힘들로 간주했다. 이 힘들은 인간 예술가의 매개 없이 자연 자체로부터 불쑥 튀어나오며, 이 힘들 안에서 자연의 예술 충동들이 맨 먼저 또 직접적으로 충족된다. 한편으로는 꿈의 영상 세계로 간주했는데, 이 세계의 완전성은 개인의 지적 수준이나 예술적 교양과는 아무 상관이 없다. 다른 한편으로는 도취적인 현실로 간주했는데, 이러한 현실은 다시금 개개인을 존중하지 않고 오히려 개체를 파괴하고는 신비로운 일체감을 통해 개체를 구원하고자 한다. 자연의 이러한 직접적인 예술 상태에 비하면 모든 예술가는 ‘모방자’이다. 그러니까 아폴론적인 꿈의 예술가이거나 디오니소스적인 도취의 예술가, 혹은 마지막으로—예컨대 그리스 비극에서처럼—도취의 예술가인 동시에 꿈의 예술가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