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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사회과학 > 사회문제 > 빈곤/불평등문제
· ISBN : 9791160945171
· 쪽수 : 332쪽
· 출판일 : 2019-11-05
책 소개
목차
추천의 글
들어가며 보육사와 정치학
1부 긴축 탁아소 시절(2015. 3 - 2016. 10)
빈부격차와 분리 보육
평행우주에서 추는 블루스
아이들을 둘러싼 세계 1 - 빈곤 포르노
올리버 트위스트와 이치마쓰 인형
긴축에 침을 뱉으라
분리되는 가난
아이들을 둘러싼 세계 2 - 출세・분노・봉기
꼬마 괴물과 지상의 별들
들쭉날쭉 호박들
탁아소, 쿨한 사회 변혁의 장
갱스터 래퍼와 무슬림 공주
대량 생산된 천사들의 나라
가난과 군대
탁아소에서 본 브렉시트
아이들을 둘러싼 세계 3 - 축구와 연대
터키에서 보낸 여름휴가
푸드 뱅크와 탁아소
피날레: 다 함께 웃는 승리의 그날까지
이 책의 구성에 관하여 – 211
2부 저변 탁아소 시절(2008. 9 - 2010. 10)
저 그네를 미는 사람은 당신
분노보다 더 붉은
그 앞에 있는 것
고무장갑을 낀 요한
소설가와 저변 탁아소
하늘에서 내려온 천사
엄마라는 이름의 맹수, 그렇게 사라져가는 아이들
‘정상 가정’이 답은 아니야
백발의 앨리스
재능을 돈으로 바꿀 수 없는 사람들
함께 키운 아이
우여곡절 끝엔 언제나 억수 같은 비
썩어 문드러진 세계의 사랑
나의 작은 인종차별주의자
땅에 떨어진 브라이턴 록 혹은 온센만주
또 한 명의 데비
통합교육의 문제점
추도
마치며 땅바닥과 정치학
옮긴이의 말
리뷰
책속에서
계급 분리, 접점이 없는 평행우주에서 살아가는 아이들
유아 교육 현장에서는 계급 분리가 진행되고 있다. ‘아파르트헤이트’는 사라지지 않았다. ‘유나이티드’여야 할 ‘킹덤’에서 인종이 아니라 계급을 기준으로 이와 같은 분리가 일어나고 있다.
…… 중산층 부모를 둔 아이는 하층 계급 아이보다 놀라울 정도로 풍부한 어휘를 구사했으며, 숫자도 셀 줄 알았다. 무엇보다 나를 놀라게 한 것은 그런 겉으로 보이는 학습 능력이 아니라 아이들의 손끝이 야무지다는 점이었다. 유아기의 뇌 발달은 손가락의 움직임과 관련이 있다고 한다. 나는 아이들과 자주 종이접기를 한다. 어린이집의 3세 아동은 저변 탁아소의 3세 아동이 절대로 접을 수 없는 형태로 솜씨 좋게 종이를 접을 수 있다.
…… 빈민가 아이들은 보육 시설에서부터 초등학교, 중학교를 전부 자기들과 같은 계급의 아이들에게 둘러싸여 공부하게 되며 자기보다 높은 계급에 속한 아이와는 친구가 될 기회는커녕 옷깃을 스칠 인연조차 맺지 못한다. 이는 위쪽 계급 아이들에게도 마찬가지인데, 그들에게 하층 계급이란 텔레비전이나 영화에서밖에 본 적이 없는, 현실 세계에는 존재하지 않는 사람들이다.
유럽에 드리운 긴축의 그림자
유럽 젊은이들 사이에는 ‘반긴축’이 체제에 대한 저항을 의미하는 ‘힙한’ 유행어가 되었다. 정치적으로 각성한 젊은이들이 많아진 것은 당연하다. 긴축의 영향을 온몸으로 받는 이들이 바로 젊은이들이기 때문이다. 실업과 저성장, 사회적 격차의 확대를 가져온 긴축 재정은 학교를 나와도 일자리를 얻지 못하고 아무리 힘들게 일해도 집 한 채 마련하지 못할 거라는, ‘오늘보다 내일이 더 나쁠 것이 분명하다’는 어두운 전망을 품는 젊은이를 양산했다. ……
긴축으로 인해 젊은이보다 더 큰 피해를 입는 세대가 있다. 그들보다 더 어린 아동들이다. …… 이전부터 나는 영국 빈곤층을 가리켜 ‘저변’이나 ‘밑바닥’이라는 말을 써왔다. 하지만 아이들이 이렇게까지 빈곤한 적은 없었다. …… 이민자 아줌마가 길바닥에서 주워 와 집 안 욕실에서 소독한 장난감을 가지고 노는 아이들이 21세기 영국에 실제로 살고 있는 것이다.
다양성 교육의 의의
여러 가지 색을 그저 갖추어두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다. 이는 보육사와 아이들의 관계에만 한정되지 않는다. “인종차별을 하지 맙시다”, “인류는 모두 형제”라고 플래카드를 내다 걸고 아무리 외친들 그런 걸로 바뀌는 것에는 한계가 있다. 사회가 진짜 변한다는 것은 밑바닥이 변하는 것이다. 땅바닥에 발을 딛고 사는 사람들이 일상에서 외국인과 만나 두려워도 하고, 접촉하거나 충돌하고, 서로 품어주면서 공생에 익숙해지는 것이다. 이런 경험이야말로 사회를 앞으로 나아가게 한다. 이는 최소 단위라고 하기에도 터무니없이 작은, 하나의 커뮤니티에서 담담하게 시작되는 변혁이다. 여기에 지름길이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