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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사회과학 > 사회문제 > 사회문제 일반
· ISBN : 9791191716313
· 쪽수 : 336쪽
· 출판일 : 2024-07-11
책 소개
목차
문고판 시작하며
1장 매일매일의 거품
꽃을 위한 미래는 없다
DSS 오피스
살짝 심각한 이야기: 평화라니, 그게 뭐야?
빈곤
무지개 깃발 아래에서
워킹 클래스 키즈
화를 내며 과거를 돌아보지 마
영국 상인
납세자의 우국론: 저지 패션
창가 자리의 어리석은 자들
최루가스와 휴가
노란 캡, 하얀 캡
납세자의 우국론: 진료소
불혹에 미혹돼라
옆집의 중산층
로맨틱
2장 존 라이든
존 라이든: 펑크는 죽지 않았다
레넌, 라이든, 갤러거 형제의 계보
필 굿 TV
매드 하우스
아이리시 블러드
뷰티풀 조니
3장 아나키 인 더 펍
엄청나게 우울해지면
그 전철은 치욕이다
브리티시 스플렌더
선데이 모닝
다람쥐와 여우와 고양이와 배우자
집단 반주와 아나키 인 더 펍
음악이라는 정신고양제
스플래터 무비와 킹 잉크와 그리운 고향
맹수의 배출법
고뇌하는 숙모
오버 더 레인보우
위인의 묘
정상적으로 하자
더럽고 가난하고 보기 흉하고
기독교도 야쿠자와 나
‘러브’와 ‘팬시’ 사이
어린이라는 대죄
근질거리는 발
주말의 카사노바
브라이턴의 반짝이는 하얀 점퍼
베이브의 전설: 모 몰럼
비치 마미와 소년들
예수가 태어난 12월에
한없이 흑자색에 가까운 회색
어머니의 날 추천 도서
4장 10년 후
연애와 PC
숙취의 베테랑
오를 수 없는 괴이한 나선 계단
카사노바의 종말
너바나 치과 의사
문고판 마치며
리뷰
책속에서
이 나라에는 남의 집안 사정에 끼어들면 안 된다는 의식이 없다. 이 나라 사람들은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면 거침없이 끼어든다. 옆집에는 그들만의 사정과 방식이 있을 것이라고 여기지 않는다. 스스로를 믿고 돌진하는 것이다. ‘내가 틀렸을지도 모르니까.’ 아니면 ‘틀릴 게 무서우니까 아무것도 하지 말자.’ 같은 생각은 하지 않는다. 마음에 걸린다면 일단 ‘하는 것’이다.
그런 경향이 점점 심해지면 아랍 지역을 민주화하자는 둥 장대한 ‘남의 집안 사정’ 간섭이 일어나기도 한다. 사담 후세인은 체포되었고, 이라크는 미국과 영국의 지배 아래 놓였다. 그게 좋은 일인지 나쁜 일인지는 모른다. 다만, 그들은 ‘하는 것’이다. ‘to do(하다)’와 ‘not to do(하지 않는다)’ 중에 언제나 ‘to do’가 훌륭하다고 믿기 때문이다.
“맞아. 분노를 느끼지 않고 돌아볼 수 있는 일 같은 건 없어.”라며 친구가 와인을 마셨다.
“어쨌든 상관없지만, 이 와인 맛없다.”
“싸구려니까. 아스다에서 2파운드 39센트였어.”
“다음에 나도 사야지.”
“지금 맛없다고 했잖아.”
“그래도 싸잖아.”
문득 창밖을 보니 어느새 진눈깨비까지 내려서 내 자전거의 안장이 잔뜩 젖어 있었다.
언제까지나, 어디에서나, 궁상맞기만 한 걸까. 인생이란 건.
명색이 펑크라는 것이 존경을 받아서 되겠느냐. 위대하다는 둥 감탄을 받아버리면, 그 순간부터 그것은 더 이상 펑크가 아니다. 안티크리스트가 신격화되기라도 한다면, 그야말로 펑크의 명예가 훼손된 것 아닌가. 펑크는 실컷 욕을 얻어먹고 맹렬하게 미움을 받아야 비로소 펑크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