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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외국에세이
· ISBN : 9791161110226
· 쪽수 : 168쪽
책 소개
목차
_ 본문 6
_ 로제 그르니에의 작품 목록 160
_ 옮긴이의 말 164
리뷰
책속에서
파리는 문학적 자취로 가득한 도시다.
보들레르, 그가 파리에서 살았던 서른 곳 넘는 거주지들을 돌아보자면 기진맥진해질 것이다. 제라르 드 네르발은 딱하게도 오직 한 곳에 사로잡혔다. 비에유랑테른 길, 그곳에서 그는 “검고 흰” 어느 겨울밤에 목을 맸다. 그 길은 이제 사라지고 없다. ‘테아트르 드 라 빌’의 프롬프터용 구멍이 아마도 네르발이 목을 맨 창살창 자리였을 것이다. 보들레르의 말에 따르면 그는 “아무도 방해하지 않고 은밀하게, 그가 찾을 수 있었던 가장 어두운 거리에서 자기 영혼을 풀어놓았다….”
<바노 길 1-2번지>
지드의 아파트인 그 유명한 바노에 들어가는 특혜를 누렸다. 1947년 10월, 《지상의 양식》 출간 50주년을 기념하는 날이었다. 지드의 오랜 친구인 마르크 베르나르와 함께 우리는 라디오 방송을 위해 지드에게 《지상의 양식》 도입부를 읽게 했다. 그렇게 나는 실내화 차림으로 조금 긴장한 지드의 모습을 보았다. 지드가 자신의 녹음 목소리를 듣고서 이런 놀라운 말을 했다.
“치음 발음을 연습해야겠군.”
<볼테르 강변길 25번지>
몽테를랑은 자기 책의 성공을 위한 모든 것에 세심히 마음을 썼다. 오랫동안 그는 언론용 증정본에 헌사를 쓸 때조차 초고를 작성했다. 생애 말엽에는 그런 습관이 피곤하다고 내게 말하기도 했다. 갈리마르 출판사 건물에는 도서관이라 불리는 방이 하나 있는데, 저자들이 그곳에서 증정본에 사인을 한다. 한 번은 몽테를랑이 점심식사를 하러 간 사이에 장 쥬네가 그곳에 들렀다. 그는 몽테를랑이 서명해놓은 책 더미를 발견하고는 헌사에 음란한 말을 덧붙였다. 아무도 알아차리지 못한 채 책들은 그렇게 떠나갔다. 그 책들은 틀림없이 오늘날 값나가는 희귀본이 되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