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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인문학 > 서양철학 > 서양철학 일반
· ISBN : 9791163860921
· 쪽수 : 504쪽
· 출판일 : 2022-04-25
책 소개
목차
0. … 아이콘 | 암실 | 죽음에서 탄생으로 | 침묵 | 예술로 가득한 침묵
1. 없이 산길 | 말-쪽으로 구축하기 | 통로
2. 전에 당신을 듣고 있는 빛을 보기 | 미리-보기 | 비-유한을 탈-제한하기
3. 부터 침묵 제시하기 | 축약들과 개념들·침묵에 종을 울리다
4. …
5. 너머 마지막 회화 | 검은색 혹은 흰색? | 반복 강박
6. 맞서 불행한 의식 | 십자가의 길 | 어둠에 접근하기 | 침묵의 공간 | 죽음의 봉인
7. 내부에 회오리바람과 소용돌이 | 비밀들
8. …
9. 사이에 이것도 저것도 아니다 | 라스베이거스 잊기 | 사이에 존재하다 | ‘사이’ 놓기
10. 향하여 사막에서 보이는 것들 | 지평선에 다가서기·약속
11. 주변에 감정 | 빛의 춤 | 예술의 탄생
12. …
13. 함께 정원 가꾸기 | 더 깊이 파고들다 | 돌덩이에게 귀를 기울이다
14. 안에
감사의 말
미주
색인
리뷰
책속에서
침묵은 고요함이며 고요함은 침묵이다. 침묵은 소음이 없을 뿐 아니라, 모든 말의 소리와 메아리에서 들리고 울려 퍼지는 고요함이다. 침묵 없이는 말도 없으며, 말없이는 침묵도 없다. 침묵은 끝없이 후퇴하는 말의 지평이다. 침묵은 말하지 않음으로써 말을 할 수 있다. 침묵을 듣는다는 것은 침묵을 배반하는 것이다. 듣지 않음으로써 듣는 것이고, 말하지 않음으로써 말하는 것이며, 드러내지 않음으로써 드러내는 것이다.
왜 예술을 통해 침묵에 접근하는가? 좀 더 구체적으로, 왜 시각예술을 통해 침묵에 접근할까? 침묵을 본다는 건 무슨 의미일까? 그리고 보이지 않는 것을 듣는다는 것은 무슨 의미일까? ‘침묵’은 그토록 낯선, 심지어는 불가능한 낱말이다. 이 말은 필연적으로 자신의 모든 발화에서 자신을 부정한다. 이런 방식으로 ‘침묵’은 자신을 배신한다. 다시 말해서 자신을 거스르는 동시에 드러낸다. ‘침묵’을 말하는 것은 침묵을 깨는 것이고, 일단 깨진 침묵은 다시금 전체가 될 수 없다. 모호성과 어둠으로 점철된 침묵은 예술을 통해서만 또렷한 모습을 표현하거나 예술로 쪼갤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