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미지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인문학 > 철학 일반 > 교양 철학
· ISBN : 9791164711949
· 쪽수 : 440쪽
· 출판일 : 2022-08-01
책 소개
목차
데리다의 글소리
제1장 시작이란 무엇인가: 애도는 이미 시작되었다
1. 산문적 예민성과 시적 상상력
2. 애도는 이미 시작되었다
제2장 왜 데리다와의 데이트인가
1. 메타포로서의 데이트
2. 데리다와 나의 데이트: 자서전적 노트
3. 데리다와의 데이트, 그 ‘불편함’과 희열
제3장 왜 데리다인가: 데리다 유산의 상속자들
1. 왜 데리다인가: 데리다는 ‘나’에게 왜 중요한가
2. 우리는 상속자: 존재한다는 것은 상속받는다는 것이다
3. 데리다 유산의 상속: 세 가지 과제
제4장 데리다는 누구인가: 데리다 언더 이레이저
1. 데리다는 누구인가: 오토바이오타나토그라피(autobiothanatography)
2. 재키 데리다, 아웃사이더
3. 데리다의 죽음, 그리고 죽음 이후
제5장 데리다, 뿌리 뽑힌 이방인: 저작과 공적 활동
1. 저작과 언어를 통한 혁명
2. ‘낭테르 어페어’: 박사학위 구두시험과 교수직 지원
3. 프랑스와 미국에서의 학문적 활동과 사회변혁운동
4. ‘어페어’들 속의 데리다: 사회정치적 함의들
5. 데리다 사후의 출판
6. 다시, 데리다는 누구인가: 데리다 언더 이레이저
제6장 데리다와의 데이트를 위한 읽기: 일곱 가지 제안
1. 데리다 글에 등장하는 중요한 표현: 다섯 가지
2. 데리다와의 데이트를 위한 읽기: 일곱 가지 제안
제7장 해체적 읽기: 정치적·윤리적 책임성
1. 읽기란 무엇인가: 정치적·윤리적 책임성
2. 해체적 읽기: 생명 긍정의 도구
제8장 해체: 사랑의 작업, 인식 세계의 지진
1. 해체란 무엇인가: 오해와 이해
2. 전통 계승의 과제로서의 해체
3. 차연: 다름과 지연
4. 해체: 생명 긍정의 초대장, 불가능성에의 열정
제9장 환대: 환대 너머의 환대, 편안함의 해체
1. 적대·환대의 질문: ‘당신은 누구인가’
2. “우리는 환대가 무엇인지 알지 못한다”: 네 가지 의미
3. 적대와 환대의 얽힘: 호스티피탈리티
4. 환대의 두 축과 코즈모폴리턴 환대
제10장 애도와 연민: 함께 살아감의 존재방식
1. 왜 연민인가: 살아감이란 ‘함께-살아감’
2. 연민이란 무엇인가: 근원적인 존재방식
3. “애도한다, 고로 존재한다”: 애도의 정치학과 코즈모폴리턴 연민
제11장 인간과 동물: ‘동물에 대한 범죄’를 넘어서
1. ‘자서전적 동물’: ‘동물’은 철학적 주제가 될 수 있는가
2. ‘우리가 동물이라고 부르는 그것’, 고양이와의 조우
3. ‘동물’, 동물에 대한 범죄와 동물의 식민화
4. 인간과 동물: 주권과 죽일 수 있음
5. 인간과 동물 관계의 변혁: 존재론적 필요성과 윤리적 의무
제12장 데리다와 종교, 데리다의 종교: 종교 없는 ‘종교’
1. 우리는 종교가 무엇인지 모른다: 종교의 ‘발명’
2. 종교, 범주화 열병
3. 데리다와 종교
4. 데리다의 종교: 종교 없는 ‘종교’
제13장 데리다의 유산, ‘함께 살아감’의 과제
1. 데리다는 페미니스트인가
2. ‘새로운 선생’, 데리다: ‘전적 타자’를 향한 관대함, 시선 그리고 웃음
3. 데리다의 유산, 함께-살아감의 과제
연보
찾아보기
참고문헌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복잡한 개념들과 사상 줄기들을 배우고자 할 때, 대부분의 사람이 우선 가지게 되는 감정은 ‘도대체 어디서부터 어떻게 시작해야 하는가’라는 암담함이다. 이것이 내가 ‘데이트’라는 메타포를 사용하게 된 배경이다. (중략) 흥미롭게도 내가 ‘데이트’라는 메타포를 쓰기 시작하면서, 학생들이 ‘지적 좌절감’을 ‘지적 호기심’으로 전환시키는 것을 보곤 한다.
어느 날 우연히 데리다가 자신의 장례식을 위해 스스로 쓴 조사(funeral address)를 읽게 되었다. 그 조사를 읽어 내려가는데, 가슴속에 뭔가 뭉클함이 느껴졌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철학자로서의 데리다가 아니라 죽음을 앞둔 한 인간이, 자기 죽음의 침상에서 이러한 조사를 어렵사리 써 내려가는 모습의 인간 데리다가, 돌연히 내 앞에 등장하는 것 같았다. 이 조사를 되풀이해 읽으며 비로소 서서히 그에 대한 강렬한 연민, 호감 그리고 호기심의 싹이 트이기 시작했다. (중략)
“내가 여러분을 향하여 끝까지 미소 지을 것처럼, 나를 향하여 미소 지어 주십시오.
언제나 삶을 사랑하고 그리고 살아남음을 무조건적으로 긍정하기를 멈추지 마십시오.
나는 여러분을 사랑합니다, 그리고 내가 어디에 있든지 여러분에게 미소 지을 것입니다.”
데리다는 자신을 어떠한 존재로 생각하고 있을까. 데리다는 자신을 “뿌리 뽑힌 아프리카인(uprooted African)”이라고 표현한다. (중략) 알제리에서 태어났지만 알제리에 소속되었다는 고향성을 경험하지도 못했고, 프랑스에서 공부하고 활동했지만, 그는 프랑스에 소속되어 있다는 경험도 하지 못했다. 프랑스 학계 또한 데리다를 전적으로 환영하지 않았다. 미국의 대학들은 데리다 저서와 사상을 소개하고, 데리다를 초청해 강의를 하도록 했다. 그러나 자신에게 익숙한 언어인 불어가 중심어가 아닌 미국에서 활동하면서, 그는 자신이 “뿌리 뽑힌” 존재라는 의식을 늘 품고 있었을 것 같다. 한편으로 이러한 소외와 주변화의 경험은 아픔을 주는 것이기도 하지만, 또 다른 한편으로는 이러한 주변부적 삶이 데리다가 사물과 사람에 섬세한 시선을 키우고 심화시키게 만든 자양분이 되기도 했다고 나는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