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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일본소설 > 1950년대 이후 일본소설
· ISBN : 9791165296742
· 쪽수 : 352쪽
책 소개
목차
1. 봄바람 부는 한밤의 마을
2. 멸망의 동산을 넘은 자들
3. 개썰매를 타는 마법사
4. 돌입자
5. 하늘을 향해 축배를 들자
6. 하늘에서 떨어진 이야기꾼
리뷰
책속에서
차량이 희미하게 흔들린다.
차창은 김이 서려 흐릿했다.
스즈가미 세이치는 우울하게 전차 시트에 앉아 있었다.
요즘 컨디션이 좋지 않다. 식욕이 없고 몸이 피곤하고 밤에 잠도 제대로 못 잔다.
직장일 때문이다. 오늘은 싫은 소리를 들었고 내일도 그럴 것이다. 아무래도 그런 ‘역할’을 떠맡아버린 모양이다. 실수도 늘었다.
문득 고개를 드니 손잡이를 잡고 서 있는 여자가 눈에 들어왔다.
한순간 환한 빛이 마음을 비춘 기분이었다.
1월 19일 이후 많은 사람이 정신이상을 일으켰습니다. 장대한 우주적 악몽을 꾸게 되고 무기력과 희사염려(希死念慮 죽음을 바라는 증상)에 빠져 자살하는 사람이 연간 100만 명을 넘었습니다.
출생률은 푸니 출현 이후 10분의 1까지 떨어졌습니다.
마침내 개발된 신형 관측기를 이용하여 상공에 떠 있는 수수께끼 현상을 관측해보니 지구에 거대한 해파리 같은 존재가 들러붙어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습니다.
스마트폰이 경보음을 냈다.
나는 게임기를 내려놓았다.
내가 사는 시가 방금 ‘피난 구역’으로 지정된 참이었다.
그때 쿵 하는 이상한 소리가 바깥의 먼 곳에서 들리더니 집 안의 전기가 나갔다.
서늘한 것이 등골을 치달아 나는 얼른 창밖을 보았다.
동생은 학교에 있고 엄마는 직장에 있었다.
곧 엄마의 전화가 왔다.
“다들 대피하고 있으니까 너도 얼른 집에서 도망쳐. 자전거를 타고 국도를 따라 서쪽으로 도망쳐.”
“푸니는.”
“비상이야, 비상. 너는 익숙할지 모르지만, 죽을 때는 한순간이니까 조심해.”
나는 마스크를 집어 들고 장화와 비옷 차림으로 밖으로 뛰어나갔다. 방호복은 없지만 이 정도면 어느 정도는 막아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