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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91165395506
· 쪽수 : 250쪽
· 출판일 : 2021-01-06
책 소개
목차
작가의 말
1
2
3
4
5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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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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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소개
책속에서
윤혜선이 2개월쯤 근무하던 시기에 생식기만 간신히 남은 환자가 월남으로부터 후송된다.
“하체는 없고 상체만인 환자 봤어?”
간호 장교의 말이다
“예, 봤어요.”
“무섭지는 않아?”
“무섭지는 않아요.”
무섭다기보다 군인이기는 해도 새파란 젊은이가 어쩌다가 저렇게까지 되었을까 안타깝다는 생각뿐이다.
“그러면 그 환자 곁에만 있어 줄 수 있을까?”
“그 환자 곁에만 있으라구요?”
“그렇지….”
“그러면 언제까지요?”
“그거야, 상처가 아물고 퇴원할 때까지이지.”
“알겠습니다.”
“대소변이 문젠데, 그것은 위생병이나 경환자들이 알아서 도와줄 테니 윤 간호원은 지켜 주기만 하면 돼”
“알겠습니다.”
월남전에서 큰 부상을 입고 부산 국군 병원으로 이송이 된 상태였다. 오상택이 부상을 입고 부산 국군 병원에 입원 중이라는 소식을 접한 큰형 오상문과 작은형 오상철 두 형들이 부산 국군 병원에 다녀오겠다고 부모님께 말하니, 아버지는 대답도 없이 눈을 한참 감았다 뜨면서 “그러면 가 봐라.” 하시고, 어머니는 손을 덜덜 떨면서 “아이고… 우리 셋째 많이 다쳤으면 어쩔 거나.” 하셨다.
그렇게 해서 두 형들은 동생 오상택이 입원 중인 부산 국군 병원에 가서 먼저 큰형 오상문이 앞장서 들어가 두리번거리는데, 윤혜선 간호원이 다가와 누굴 찾느냐고 물었다. 생김새로 봐서는 오상택 환자의 형들인 것 같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오상택 환자 형님들이냐고 묻는 것은 아닌 것 같아 윤혜선 간호원은 그냥 쳐다만 본다.
“안녕하세요. 저는 오상택 환자 형이에요.”
“아~ 그러세요.”
윤혜선은 그렇게 결혼을 했고, 시부모의 배려로 간호 학교도 나와 군 병원이 아닌 일반 대형 병원 간호사들을 지휘하는 위치까지 올라섰고, 딸 하나에 아들 셋 모두 4남매도 두게 된다. 윤혜선이 막내를 임신했을 때다. 시아버지 오장범 씨는 가진 재산의 한계를 짓는 말을 하려고 자식들을 불러 모은다.
“짐작들은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만 오늘은 우리가 가지고 있는 재산의 한계를 지으려고 부른 것이다. 좀 늦은 감이 있으나 나도 환갑을 넘었다. 그러니까 앞으로 살날이 많지 않다는 얘기가 되겠는데, 부모로서 당연한 일이니 그런 줄 알고 내가 하는 말에 아니면 아니라고 말해라. 네 두 누나는 출가를 하기도 했지만 그만하면 살 만하니 예외로 하고, 상문이 너는 영등포역 상가 건물로 하고, 상철이 너는 곡물 도매상을 물려주마. 그리고 셋째 너는 같이 살고 있으니 이 집을 그대로 물려받아라. 물론 우리 손주들 학비든 그런 것은 영등포 시장 상가에서 나오는 것으로 도와주다가 젤 큰 손주에게 물려주고 싶다. 이만하면 된 것 같은데, 아니면 이 자리에서 아니라고 말해라.”
“아버님, 감사합니다. 그런데 셋째 몫을 그렇게만 하시면 안 되겠는데요.”
맏며느리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