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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외국에세이
· ISBN : 9791166376832
· 쪽수 : 164쪽
책 소개
목차
들어가는 말
1부 이야기의 역할
어떤 만남은 이야기로 이어진다
《박사가 사랑한 수식》의 시작
누구나 사는 동안 이야기를 짓는다
받아들일 수 없는 것을 받아들이기 위하여
죽음이 삶이 되는 마음의 작용
더 깊은 어둠 속으로
슬픔으로 빚어내는 이야기의 고귀함
이야기는 어디에나 있다
작가는 소설 뒤를 쫓아간다
2부 이야기가 태어나는 현장
문학을 공부하던 대학 시절
언어는 언제나 뒤늦게 찾아온다
한 줄로는 다 표현할 수 없어서
그리운 마음으로 폐허에 서서
작가는 스토리를 짓지 않고 포착한다
소설은 과거를 재현한다
모든 것을 관찰한다
3부 이야기와 나
첫 독서의 감촉
리뷰
책속에서
최종적으로 제가 출판을 결심한 이유는 오직 하나. 이 책을 보신 분들이 이야기의 매력을 다시금 확인하고 이야기의 역할을 새롭게 인식해서, ‘책을 읽는다는 건 얼마나 멋진 일인지!’ 하고 생각해주셨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만약 다른 별에서 온 생물이, 책을 읽고 있는 지구인을 보면 무슨 생각을 할까?’ 하고 상상하곤 합니다. 조그만 상자 모양 종이 다발을 손에 들고 꼼짝 않고 앉아 있을 뿐, 또는 드러누워 있을 뿐, 간혹 종이 한 장이 넘겨지는 것 외에는 아무 변화도 없이, 그저 시간이 고요하게 흐르는 광경. 인내심을 갖고 끈질기게 기다려봐야, 새로운 제품이 생겨나는 것도 아니고 말이죠. 대체 무슨 이득이 있어 인간들은 이렇듯 소소한 행위를 하는 것일까? 그런 의문에 고개를 갸우뚱하지 않을까 싶군요.
책을 읽을 때 극적으로 요동치는 인간의 마음은 보이지 않습니다. 그 효과를 숫자로 나타낼 수도 없죠. 이 책에서 저는, 그렇기에 책이란 무엇과도 바꿀 수 없으며, 인간이 인간이기 위한 중요한 증명이기도 하다고 거푸 얘기합니다._<들어가는 말> 중에서
예를 들어서, 받아들이기 어려운 황당한 현실에 부딪쳤을 때, 사람은 거의 무의식적으로 현실을 자기 마음의 형태에 맞도록 이리저리 바꿔서 받아들이려고 합니다. 이 무의식적인 행위가 바로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것이죠.
또 현실을 기억할 때도 있는 그대로 기억하는 일은 절대 없어요. 기쁜 일은 크게 확대하고 슬픈 일은 조그맣게 축소하는 등, 자기 마음의 형태에 맞게 변형해서 기억합니다. 현실을 이야기로서 자기 안에 쌓아가는 것이죠. 그런 의미에서 보면, 사람은 살아 있는 한 누구나 이야기를 필요로 하며, 이야기의 도움으로 현실과 그럭저럭 균형을 잡아가고 있다고 할 수 있겠지요.
따라서 작가는 특별한 재능이 있는 게 아니라, 누구든 나날의 일상생활 속에서 만들어내는 이야기를 언어를 통해 의식적으로 표현하고 있을 뿐입니다. 저 자신의 역할도 그런 게 아닐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_<1부_이야기의 역할>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