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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역사 > 조선사 > 조선생활풍속사
· ISBN : 9791166843792
· 쪽수 : 140쪽
· 출판일 : 2024-12-02
책 소개
목차
책머리에
들어가는 말
1. 외방에 학교를 설립하다
조선은 왜?
백성은 왜?
향교와 사람들
향교 완공 날짜는 왜 모두 다를까?
향교 규모의 차이는 돈으로부터
향교의 재무 구조는?
2. 교생의 일상
지방 사회에서 향교란?
같은 교실, 각기 다른 진도
우리는 향교의 수호자
서리가 될 순 없어!
방학과 휴교
불교 배척으로 하나 되는 유생
유생 연대의 전개
제사와 의례
3. 지방 학교의 교관과 수령
교관이란?
임용 방법에 따른 차이
새로운 일자리, 교관
교관은 양질의 일자리가 아니다
너무 높은 승진 평가의 기준
수령과 통제
나오는 말
책속에서
여러모로 혼란했던 고려 말 사회와 별개로, 신유학의 물결은 고려 땅을 적시었다. 격물치지(格物致知)부터 시작해 치국평천하(治國平天下)를 이루기 위해선 글을 배워야 했다. 단순한 읽고 쓰기가 아니었다. 주자(朱子)에 의해 새롭게 편집된 사서(四書)를 중심으로 형이상학적인 내용을 익혀야 했다. 조선의 학교 설립은 이러한 고려 말의 분위기로부터 이어진 것이었다. 태조 이성계를 도와 조선 건국의 기틀을 마련한 사람들은 고려 말부터 행해지던 학교 복구에 박차를 가했다. ‘하나의 고을에 하나의 학교를 설립한다’는 목표 아래 지방의 학교 설립을 독려했다.
지방의 부로(父老)들은 자제들을 향교로 보냈다. 향교에 입학한 자제들은 교생(校生)이 되었다. 교생이란 향교의 생도를 가리키는 말이었다. 향교가 독립적인 공간을 마련하지 못했다면 수령에게 향교를 만들어 달라고 요청했고, 향교 건설을 위한 재원과 노동력을 기부했다. 부로들은 이렇게 만들어진 향교에 자제들을 보냈다. 자제들을 향교에 보낸 부로들은 그 자체로 지방의 유력자로서 위신을 펼 수 있었다. 중앙에서 원하는 지방 사회의 경관(景觀)을 조성하는 데 힘을 보탰고, 수령과의 관계를 형성·유지했다. 고려의 옷을 벗고 조선의 옷을 입은 것이었다.
지방 사회에서 향교는 어떤 위상을 가졌을까? 향교에 다닌다는 것은 당시 사람들에게 어떤 의미였을까? 사람들이 향교에 간 이유는 두 가지로 생각해 볼 수 있는데, 하나는 향교에 가는 것이 사람들에게 이득이 되었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향교에 가지 않으면 불이익이 있었다는 것이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해 보면, 과거 합격이라는 업적을 보장하지 못하더라도, 향교에 출입한다는 것만으로 지방 사회에서 타인의 부러움을 살 수 있도록 만들어 줘야 했다. 향교의 위상이 아무리 높다고 하더라도, 사람들에게 이득을 주지 못하면 외면받을 수 있었다. 반대로, 향교에 가지 않으면 불이익이 생길 때 사람들은 향교로 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