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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인문학 > 서양철학 > 현대철학 > 자크 데리다
· ISBN : 9791166844843
· 쪽수 : 236쪽
· 출판일 : 2026-03-10
책 소개
그리고 피한다는 것이 하이데거에게 의미하는 바에 대해서.”
21년 만에 새로운 모습으로 재출간된 『정신에 대하여』
하이데거 사상에 관한 섬세하고 치밀한 탐사
하이데거 사상에 관한 데리다의 기념비적인 연구서 『정신에 대하여』가 21년 만에 재출간되었다. 『정신에 대하여』는 1987년 파리에서 열린 국제철학연구원 컬로퀴엄 ‘하이데거와 열려 있는 물음들’에 발표된 데리다의 강연을 엮은 책이다. 데리다는 하이데거의 사유를 관통하면서도, 그 내부에서 줄곧 회피되거나 주변화되어 온 ‘정신(Geist)’이라는 단어를 전면에 소환한다. 하이데거가 『존재와 시간』에서 경계했던 바로 그 단어를 데리다는 다시 묻는다. 왜 ‘정신’을 피해야 했는가? 그리고 무엇이 피해졌는가?
데리다는 독일어 Geist(정신), geistig(정신적인), geistlich(영적인) 개념을 추적하면서 그것이 단순한 형이상학적 잔재가 아니라 번역, 언어, 역사, 정치, 민족, 그리고 기술의 문제와 교차하는 접합점임을 보여 준다. 특히 1933~1935년의 「총장 취임 연설」과 『형이상학 입문』 그리고 횔덜린과 후기의 트라클 해석에 이르기까지, 하이데거의 사유 도정에서 ‘정신’이 어떻게 호출되고 변형되고 재배치되는지를 집요하게 분석한다. 이 책은 하이데거를 해체하는 동시에, 하이데거를 통해 해체 자체를 다시 문제 삼는다.
해체, 정치, 그리고 번역 불가능성의 장소
『정신에 대하여』는 단순히 정신에 관한 개념 연구가 아니다. 데리다는 ‘정신’을 통해 물음의 특권, 기술의 본질, 동물과 인간의 경계, 그리고 시대 구분의 서사적 구조까지 겨냥한다. 하이데거가 언급했던 명제들을 재독해하며 사유의 순수성을 보존하려는 시도가 어떻게 또 다른 오염의 논리를 생산하는지를 드러낸다. 정신은 여기서 가치나 본질이 아니라, 해체 너머에 있는 어떤 힘, 혹은 해체를 가능케 하는 조건으로 제시된다.
무엇보다 이 책은 하이데거의 정치적 맥락과 긴밀히 맞닿아 있다. 정신은 단지 형이상학의 잔여가 아니라, 언어와 민족, 역사와 공동체를 둘러싼 결정의 자리에서 호출되는 이름이다. 데리다는 이를 통해 하이데거의 사유에 있는 위험성과 잠재력을 동시에 노출시킨다.
목차
I 11
II 21
III 31
IV 43
V 53
VI 75
VII 91
VIII 111
IX 125
X 149
옮긴이 해설 170
주 202
책속에서
피한다는 것은 무엇인가? 하이데거는 vermeiden[피하다]이라는 일상어를 여러 번 사용한다. 피한다eviter, 도망친다fuir, 달아난다esquiver. ‘정신esprit’ 혹은 ‘정신적인spirituel’이라는 단어들이 문제가 될 때 이것들은 무엇을 의미할 수 있는가? 보다 분명히 말하자면 esprit와 le spirituel이 아니라 Geist, geistig, geistlich가 문제가 된다. 이러한 물음은 전적으로 언어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이 독일어들은 번역될 수 있는가? 달리 말해 우리는 그것들을 피할 수 있는가?
그런데 하이데거가 결국 ‘정신’이라는 단어를 끌어들이는 것은 이러한 근원적인 시간성을 설명하려고 하는 바로 그때다. 그는 두 번에 걸쳐서, 그러나 인용부호 사이에 두 번에 걸쳐서 정신을 끌어들인다. 방금 우리는 이러한 인용부호가 현존재의 공간성의 분석에서 ‘geistig’를 둘러싼 인용부호와 유사할지라도 동등한 것은 아니라고 말했다. 이는 시간이 갖는 자명한 특권에서 비롯된다. 『존재와 시간』의 원래 기획에 따르면, 시간이 실존론적인 분석론의 초월론적 지평, 즉 존재의 의미의 물음과 이 물음에 관련된 모든 물음의 초월론적 지평을 형성한다는 것은 잘 알려져 있다.
내가 논의하고 싶은 명제는 이러한 곤란들이 하이데거의 담론에서 결코 사라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것들은 어떤 중대한 담보가 그것의 모든 귀결과 함께 하이데거의 사유 전체에 부담을 주는 상태를 초래한다. 이러한 담보는 하이데거가 정신이라고 부르는 것의 애매성 내에 가장 크게 집중적으로 존재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