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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인문학 > 인문 비평
· ISBN : 9791168731240
· 쪽수 : 336쪽
· 출판일 : 2024-09-09
책 소개
목차
서문
1부 문과 창문
1. 유리창 뒤에서: 스탕달과 발자크
2. 빈자들의 눈: 보들레르, 빅토르 위고, 모파상
3. 엿보는 자들이 보는 것: 프루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4. 거리를 향해 난 창문: 릴케의 《말테의 수기》
2부 과학의 문턱
1. 상품의 비밀: 마르크스의 《자본론》
2. 인과성의 모험들: 추리소설의 역사
3부 실재의 기슭
1. 상상할 수 없는 것: 조지프 콘래드의 소설들
2. 문서의 풍경들: 제발트의 소설들
4부 아무것도 아닌 것과 모든 것의 가장자리
1. 임의의 순간: 버지니아 울프의 소설들
2. 빈자들의 두 이야기: 윌리엄 포크너의 《8월의 빛》
3. 말 없는 자의 말: 윌리엄 포크너의 《소리와 분노》
4. 한없는 순간: 주앙 기마랑이스 호자의 소설들
감사의 말
옮긴이 해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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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책속에서
사랑할 줄 아는 건, 아름답게 사랑할 줄 아는 건, 다시 말해 희망 없이 사랑할 줄 아는 건 오직 빈자들뿐이다. 심지어 중단편소설의 몇 페이지 이상 이어진다는 희망조차 없이. 왜냐하면 바로 이로부터 소설의 아름다움이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작가의 관심은 당연하게도 그가 몰랐던 진실을 터득하는 것일 수 없다. 정의상 작가는 자신의 등장인물들에 대한 모든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작가의 관심은 독자들에게 자신의 책이 과학의 작품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것, 그리고 이를 위해 등장인물들의 무지와 독자들의 무지를 동시에 조직하는 데 있다.
글쓰기의 조건은 바깥의 침입이 될 것이다. 바깥은 이미 구성된 온갖 감각적인 종합을 해체함으로써 보는 법을 가르친다. 사람들이 행인들과 함께할 수 있는 것은 역설적으로 바로 이러한 것이다. 창문에서 그들을 관찰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 사이로 내려가는 것, 그들이 더는 지나다니지 않는 곳이나 그들이 더는 움직이지 않게 되는 곳까지 그들을 쫓아가는 것, 그들의 눈이 더는 보지 않고, 그들의 목소리가 램프의 중얼거림과 다름없게 되며, 그들의 신체가 타들어가는 초의 심지와 다름없게 되는 곳까지 그들을 쫓아가는 것, 움직일 수 없는 사물로 변화하는 것으로부터 그들을 떨어뜨려 놓는 “얼마 되지 않는 시간”을 공유하는 것이 바로 그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