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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인문학 > 교양 인문학
· ISBN : 9791199104792
· 쪽수 : 364쪽
· 출판일 : 2026-02-10
책 소개
- 기계의 인격화와 인격의 가상화, 인간다움은 어디에 남을 것인가?
- 법과 철학, 기술과 윤리가 교차하는 자리에서 인격의 미래를 조망한다
한국포스트휴먼연구소는 설립 10주년을 기념하여 AI 시대 인간과 기계의 인격 문제를 심도 있게 다룬 책을 선보이면서 인공지능과 가상 세계의 확장이 가져온 인격의 대전환을 다각도로 조명한다. 가상인격의 등장은 인간의 자리를 다시 물음으로써 인격이라는 오래된 질문을 다시 제기하고 있다. 인간과 비인간이 함께 짜는 새로운 인격의 지도가 요청되고 있는 지금, 철학, 공학, 법학 전문가 9인이 진단하는 디지털 시대의 새로운 존재 양식에 대한 탐구는 인간의 자아와 인격, 실재와 가상, 인간과 비인간의 경계를 근본적으로 뒤흔드는 사태에 대한 적실한 대응이다. 문학적 상상력이 아닌 기술적 상상력을 통해서 구현되고 있는 가상 세계와 가상 존재의 출현은 기술적 흥미의 차원을 넘어서는 철학적 사건이기 때문이다.
인격은 타고나는가, 구성되는가, 부여되는가
AI 시대가 도래하면서 AI 인격, 전자인격, 가상인격이라는 개념이 더는 공상과학이 아니라 입법과 정책, 비즈니스의 언어가 되고 있다. 그러나 인공지능에 인격을 부여하자는 주장과 이를 경계하는 목소리는 서로 다른 전제 위에서 논쟁을 반복할 뿐, 정작 인격 개념 자체를 어떻게 다시 사유할 것인가에 대한 깊은 논의는 부족했다. 따라서 이 책은 이 공백을 메우기 위해 9인의 연구자가 각자의 전공을 바탕으로 인격 개념의 토대를 재검토하고, 가상인격에 관한 논의를 인간과 비인간, 기술과 사회, 법과 윤리의 교차점에서 다시 짜 보려는 시도의 결과물이다. 인격을 인간 고유의 속성으로만 이해하는 관점과 기술적, 법적 편의를 위해 무한히 확장하려는 관점 사이에서 우리는 과연 어떤 기준을 마련할 수 있을까를 묻는 것이다.
구체적인 사례를 통해 가상인격을 둘러싼 융합 연구의 지평을 제시
가상인격의 정체성과 윤리적, 법적 쟁점을 다루고 있는 이 책에서는 우선 인격 개념의 긴 역사와 논쟁의 최전선을 소개한다. 특히 주목할 것은 고대와 중세, 근대 철학의 인격 논의를 두루 살피면서 전자인격, 법인격, 비인간 인격을 둘러싼 최신 논쟁까지 포괄함으로써 철학, 법학, 커뮤니케이션이론, 정보철학을 가로지르는 융합 연구의 지평을 보여준다는 데 있다. 또한, 이 책에 실린 9편의 글은 인격을 존재론, 법제도, 디지털 커뮤니케이션, 정보 인터페이스라는 서로 다른 층위에서 동시에 다룸으로써 단일 학문으로는 포착하기 어려운 가상인격을 둘러싼 여러 논쟁점을 망라한다. 나아가 인공지능에 인격을 부여할 것인가라는 이분법을 넘어서, 인간과 비인간을 아우르는 새로운 인격 개념의 필요성과 한계또한 함께 짚는다. 특히 우리 일상과 밀착된 사례들, 즉 가상 유튜버, 소셜미디어에서의 부캐와 프로필 정체성 문제, AI 챗봇과의 정서적 교감, 개인정보의 문제 등 우리가 이미 마주하고 있는 구체적 사례들을 통해 논의를 전개함으로써 현실성을 더한다.
‘존재론적 리터러시’ 교육과 새로운 윤리적 가이드라인의 필요성
2부 4장에서 구성주의 정보철학 관점에서 가상인격과 인공인격의 관계를 서술하고 있는 박충식 저자는 가상인격이나 인공인격을 가짜로 규정하고 배척하는 것은 불가능하고 무의미하다고 진단한다. 즉, 이들을 인간이 구성했거나(가상인격) 인간이 만든 시스템이 구성해 낸(인공인격) 새로운 정보적 실재로 받아들이면서 공존을 준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럼으로써 내가 지금 상대하는 존재가 가상인격(저 너머에 사람이 있다)인지 인공인격(저 너머에 통계 모델이 있다)인지 그 작동 원리를 이해하는 존재론적 리터러시 교육의 필요성을 언급하고, 인공인격이 보내는 공감의 본질이 의식 없는 시뮬레이션이며 통계적 메아리임을 명확히 가르쳐야 한다고 강조한다. 나아가 AI 설계 기업들이 사용자의 정서적 취약성을 이용하지 않도록 하는 ‘정서적 신인의무’와 같은 새로운 윤리적 기준과 ‘인간다움’에 대한 근본적인 성찰의 필요성을 함께 제안한다. 인공인격의 등장은 역설적으로 “그렇다면 인간의 인격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거울처럼 비추고 있기 때문이다.
책의 주요 내용
서론에서는 먼저 ‘인격’ 개념과 상관어들의 원초적 뜻을 되새기면서 ‘인격’ 성립의 토대인 동일성 문제를 추궁하고, 인간의 세계에서 서로 소통하는 동등한 성원으로서의 ‘인간의 격’이 본래적 의미의 ‘인격’임을 환기한다. 책의 1부는 가상인격의 철학적 문제를 다루고 있다. 1장에서는 포스트휴머니즘의 기획 속에서 가상인격의 성립 가능성을 따져 묻고 로크 이후 근대적 인격 개념과 심리적, 사회적 환원주의를 비판적으로 검토하며, 칸트의 자아 개념과 서사적 자기 구성 관점을 통해 가상 세계의 아바타와 사용자 인격의 관계를 새롭게 해석한다. 2장에서는 인공지능과 디지털 기술의 발달로 등장한 가상인격의 존재론적 의미를 탐구하면서 이제 인격은 인간 주체 고유의 속성이 아니라 인간-비인간 네트워크의 작동 효과로 이해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2부는 가상인격의 사회적, 기술적 문제를 주제로 하고 있다. 3장에서는 커뮤니케이션이론에 기반해 인공지능 기계에 대한 인격 부여와 소셜미디어에서의 ‘인격의 가상화’를 함께 분석하며, 전통적 인격 개념과 오늘날 디지털 환경에서 작동하는 인격 개념을 이어 주는 이론적 틀을 제안한다. 4장에서는 구성주의 정보철학 관점에서 가상인격과 인공인격을 구분하고, ‘내면 없는 새로운 정보적 실재’와 정서적 관계를 맺을 때 발생하는 정서적 착취, 사회성 위축, 기술 숭배의 위험을 짚는다.
3부에서는 3인의 법학 전문가들이 가상인격과 법적 인격, 책임의 문제를 검토한다. 5장은 전자인격이 고도의 자율성을 지닌 인공지능 로봇이 야기하는 책임공백 문제를 해결할 적절한 방안인지 검토하고 6장에서는 인공지능 기술의 발전 양상을 관찰하면서 인공지능의 법적 인격 문제에 관한 현실적 의견을 제시한다. 7장은 인공지능에 법인격을 부여 또는 인정하는 것이 불가하다는 주장(철학적 부정론)과 가능하다는 주장(철학적 긍정론)을 검토하고, 이 논쟁이 교착상태에 빠지게 된 연원을 분석한다. 마지막 8장에서는 “실제 사람이 배후에 존재하면서 인간 외부의 세계에 말이나 글 등으로 표현되어 타인이 진짜인 것처럼 생각하는 정보집합”을 ‘협의의 가상인격’으로, “사람이 아닌 존재에 인격의 개념을 확장 및 적용하기로 약속하여 진짜 인격처럼 상상된 것”을 ‘광의의 가상인격’으로 규정하고 협의의 가상인격과 개인정보의 관계를 중심으로 이와 관련한 법률과 판례를 검토하면서 구체적인 쟁점들을 도출한다.
목차
책을 펴내며
머리말
서론 ‘인격’ 개념의 형성과 변천_백종현
제1부 가상인격과 철학적 문제
1장. 가상인격은 인격인가_심지원
2장. 인공지능 시대, 가상인격의 존재론_김재희
제2부 가상인격과 사회‧기술적 문제
3장. 커뮤니케이션이론적 인격 개념을 통해 본 기계의 인격화 문제와 인격의 가상화 문제_정성훈
4장. 가상인격과 인공인격: 구성주의 정보철학 관점에서_박충식
5장. 전자인격이 책임공백 문제를 해결할 적절한 방안인가_고인석
제3부 가상인격과 법률적 문제
6장. 인공지능과 법적 인격: 법적 인격의 인정 가능성과 필요성_양천수
7장. 인공지능 법인격 논쟁 다시 보기_김건우
8장. 가상인격과 개인정보_최주선
저자소개
책속에서
‘나’의 동일성은 자연 세계에 있는 것이 아니라 자연 세계를 가능하게 하는 초월적 이념인 것이다. ‘인격’의 동일성 또한 하나의 초월적 이념이다. ― 인격의 동일성은 경험적으로 사실 확인될 수 있는 것이 아니고, 시공간상에서 가변하는 경험적 사실을 인식하는 데 전제하지 않을 수 없는 것, 하나의 ‘이념’적 개념이다. 사물 존재의 세계를 이해하는 바탕에 ‘실체’ 개념을 놓듯이, 인간 행위의 세계를 이해하는 바탕에는 ‘인격’ 개념을 놓지 않을 수 없다.
‘인격’은 본래 ‘인간성’에서 이탈하는 것을 경계하고 인간의 품격을 정의하기 위해 형성된 개념이다. 실로 ‘인격’은 자연 인간 고유의 품격을 일컫는 것인 만큼, 신이나 천사, 또는 어떤 초인간적인 것, 또는 여느 동물이나 기계가 엄밀한 의미에서 ‘인격’의 외연이 될 수는 없다고 보아야 하겠다.
가상인격이 독립적인 인격으로 성립하지 않는다는 결론은 현재의 삶의 형식을 전제로 한 것이고, 우리의 결론은 다만 잠정적인 것에 불과할 수도 있다. 가상 세계를 비롯한 새로운 기술 환경이 인간의 삶의 형식 자체를 진정으로 변화시키고 있다면, 우리는 인격 개념 자체를 어떻게 다시 사유해야 할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