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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인문학 > 철학 일반 > 교양 철학
· ISBN : 9791169093538
· 쪽수 : 144쪽
· 출판일 : 2025-01-27
책 소개
목차
1. 유랑자의 꿈
2. 예속의 속삭임
3. 전신電信의 노래
4. 새로운 여명?
5. 순간의 힘
6. 서사 속의 음악
7. 스텝의 노래에서 해오라기의 울음소리로
8. 병사의 눈
9. 시작도 끝도 없이
주
옮긴이의 말
리뷰
책속에서
피고가 무죄인지 유죄인지는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 것은 윙윙거리는 환풍기와 행정 기계의 소음을 제외하면 아무 일도 없었던 듯 모든 것이 지속된다는 점이다. 이것이 바로 예속성이다. 예속 상태는 단순히 공권력에 굴복하는 것이 아니라, 반복되는 동일한 상황에 대중이 순응하는 것이다. 이는 복종해야 한다는 의무감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 현 상황 외에 다른 세상을 상상할 수 없는 상태를 뜻한다.
본의 아니게 상인이 된 라프체프는 모든 것을 시간의 흐름에 맡기게 된다. 그러나 시간이 과연 무엇을 창조할 수 있을까? 시간은 과연 어디로 향하는가? 작가는 등장인물과 같은 입장에 설 수 없다. 그는 단순히 시간을 흘러가게 두지 않는다. 작가는 독자가 시간을 관조할 수 있는 위치에 서서, 시간이 멈춘 순간을 포착해 보여주어야 한다.
이것이 바로 작가의 특권이다. 작가는 미래를 예견하는 인물의 신체를 통해, 아직 도래하지 않은 추상적 미래가 이미 가시화된 듯 드러나고, 그 생각들이 어떻게 몸에 활력을 불어넣고 형성하는지를 보여준다. 동시에 작가는 반대로 그러한 미래의 허망함을 강조하며, 그 미래의 도래를 부정하고, 등장인물의 시선을 해독 불가능한 혼돈 속으로 돌리기도 한다. 모든 것이 얽히고설킨 혼돈의 이미지를 보여주는 철도 제방 위의 의사와 함께, 작가는 엔지니어의 진보적 세계관을 반박하는 제3의 시각을 제시한다. 이 시각을 가진 인물은 엔지니어의 조수인 학생 폰 슈테른베르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