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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사회과학 > 사회문제 > 인권문제
· ISBN : 9791171712250
· 쪽수 : 360쪽
· 출판일 : 2024-06-26
책 소개
목차
프롤로그 - 시민이 되고 싶습니다
1 출근길 지하철은 왜 안 되는 건가요?
톱니바퀴에 이쑤시개가 하나 끼어버린 거야 • 대표님은 나한테 고마워하셔야 하는 거 아니냐고 • 1퍼센트가 됐건, 5퍼센트가 됐건 어떤 역에서는 여전히 툭하면 추락 사고가 나는 휠체어 리프트를 타고 이동해야 해요 • 이 정도가 어디냐, 있는 거 잘 타고 다니면 되는 거 아니냐고 • 비장애인들한테 그렇게 했다가는 아주 난리가 날걸? • 결국에는 돈 달라는 거였냐고들 하는데요. 맞아요 • 우리는 지금 돈보다 권리가 더 중요하다고 주장하는 거예요 • 이 국가가 장애인들에게 해온 역사는 매 순간 테러였어요 • 그렇게 사는 게 정말로 사는 건가요? • 억압과 차별이란 게 대부분 그래요 • 권리가, 사람의 존엄이 돈 논리를 이겨먹을 때까지 • 이 세상을 바꿀 힘은 우리 자신에게 있어요
2 우리의 생명은 ‘비용’보다 소중하다
이제는 국가가 직접 죽일 수가 없으니까, 장애인들이 알아서 죽게 만들어요 • 기재부는 정말로 한국판 T4 본부예요 • 부자들이 예산 좀 더 받으려고 우리처럼 도로 막고, 지하철 막고, 바닥에서 기어대는 거 봤어요? • 우리는 모두가 이 죽음들에 대해서 공범인 거예요 • 슬퍼하지 않는 것들을 제대로 슬퍼하게끔 만들어내는 거예요
3 탈시설이란 말이 어렵다고요? 그럴 리가요
“지역사회에서 함께 살자”는 구호를 외치는 운동이 장애인 탈시설운동 말고 또 어디에 있나 • ‘시설에서 문제가 있었다’랑 ‘시설 자체가 문제다’는 어마어마한 차이잖아 • 중증장애인이 지역사회에서 살 수 없긴, 뭘 살 수가 없어 • “시설에서 사는 것도 장애인 당사자의 자기결정권”이라고? • 이건 구조적으로 문제가 있는 거고, 그럼 그 구조를 바꿔야 하는 거지 • 네, 저희는 이미 대안이 있고요, 이 문제는 정말 쉽게 해결될 수 있어요 • 그렇게 돼도 장애인 가족들이 반발을 할까? • 탈시설은 UN에서도 공식적으로 추구하는 방향이죠 • 불안과 고통이 없는 자유로운 일상이라는 건 있을 수가 없는 거거든
4 우리는 권리를 생산하는 노동을 합니다
한국 장애인운동이 장애인 노동권 투쟁으로부터 시작을 했는데요 • 1만 명이 합법적으로 최저임금도 못 받고 일을 하는데, 이게 당연하게 여겨지는 게 지금 한국 사회인 거야 • 그냥 특정 시간 동안 장애인 보호하는 시설인 거지 • 이 사람들 존재에 잘 맞는 노동이란 건 도대체 뭘까 • 중증장애인들은 그동안 사회적 변화라는 거를, 자기 권리라는 거를 스스로 만들어왔잖아 • 그렇게 능력 없다는 사람들이 이렇게 일을 하면서 이 세상에 얼마나 많은 것들이 바뀌고 있나요? • 저는 노동이 자기 존재를 확인하는 과정이라고 생각을 해요 • 일석이조도 아니고, 일석백조쯤 될 거야 • 권리중심공공일자리 같은 노동이 보편화되면 그때는 도리어 자본가들이 들고일어날지도 몰라
5 여기만이, 우리가 정치적 주체로서 자부심을 가질 수 있는 유일한 진지예요
거리 투쟁의 현장에서 진보적 장애인운동 조직을 건설할 것입니다 • 지금도 그 결정을 후회하지 않아요 • 그 한 차로가 장애인들한테는 꼭 망명정부 같은 역할을 하는 거지 • 오뎅을 팔아서 먹고살려면은 오뎅을 다양한 방식으로 열심히 팔아봐야지 • 아이고 요놈의 운명 • 가능성이 마련되는 곳은 언제나 거리고, 제일 밑바닥에 있는 사람들의 정치 주체로서의 자부심이에요
6 온건하게 합법적으로 권리를 요구할 순 없냐고요?
이렇게 합법적이고 착한 장애인들이 어딨어 • “기다려라!”라는 말은 거의 언제나 “안 돼”를 의미했습니다 • 혐오 발언을 직접 안 하더라도 혐오를 조장하는 건 가능한 거예요 • 이순신 장군한테 꼰지르러 가자 • 3일은 무슨 개뿔. 그렇게 굶고 있는데 눈 하나 깜빡을 안 해요 • 우리 존재를 다 꼴아박아서 그 한 장소를 차지한 거야 • 비장애인들만이 누리던 영토에다가 우리의 존재를 새겨둔 거야 • 그것만으로도 우리는 이미 성공한 거예요
7 해방되려면, 원형경기장 바깥으로 나가야 돼요
문명은 일종의 원형경기장 같아요 • 이 문명에서 장애인들도 나름의 역할을 해왔다고 봐야 할 거예요 • 사실은 당장 눈앞에 보이는 검투사들이 진짜 적이 아닌 거지 • 이제는 좀 다르게 싸울 필요도 있다고 봐요 • 우리는 설거지쯤이나 하는 사람들이라고 생각을 했던 거지 • 어쩌면 설거지를 한다는 거가 그렇게나 중요한 거였는지도 몰라요 • 당신의 해방이 나의 해방과 결합되어 있기 때문에 여기 왔다면 함께 일해봅시다
8 지금은 아주 작은 점일 수 있지만, 언젠가는
그 작은 거 하나하나에서 정말로 우주가 보이기도 하더라고 • 비장애인들도 장애인과 맺는 관계의 당사자일 수 있는 거예요 • 살아 있다는 감각은요, 타인들과의 관계에서부터 마련이 되더라고요 • 누구든 그 ‘정상인’의 속도로부터 낙오가 되면은 그렇게 되는 거야 • 우리는 오늘 이 사회에 다른 속도를 가진 사람들의 존재를 아주 확실하게 각인시켜놨구나 • 이 이야기를 듣고 있으면은 정말로 우리 사회를 보는 것 같아요 • 저는 진보적 장애인운동이 나비처럼 사는 길을 열어주는 운동이 되어야 한다고 봐요 • 여러분과 함께 애벌레의 기둥들을 허물어뜨리고 싶어요
기록의 말
지지의 말들
리뷰
책속에서
언제부턴가 딱 이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이야! 지하철이란 곳이 진짜로 노동력을 실어 나르는 컨베이어 벨트구나. 그렇게 정시성에 맞춰 컨베이어 벨트가 잘 굴러가야 노동자들도 공장에 가고, 학생들도 쓸모 있는 노동력으로 성장 을 해가지고 자본도 계속 돈을 벌겠구나. 그래야 이 나라도 계속 성장을 할 테고.
나치 지배기 동안 죽은 장애인들이 T4 희생자들 포함해서 뉘른베르크 전범 재판에서 공식적으로 언급된 것만 30만 명이나 돼요. 비공식적으로 얼마나 되는지는 가늠도 안 되지. 1930년대부터 독일에서는 장애인 단종수술도 당연한 것처럼 이뤄졌는데, 이거까지 치면은 뭐, 정말 나치의 장애인 말살 작전은 어마어마한 규모였던 거야.
그런데 이 엄청난 범죄는 왜 오늘날 이렇게 잘 알려져 있지 않을까요? 특히 유대인 학살이랑은 기억되는 수준이 완전 다르잖아요. ‘나치가 장애인들 죽였다더라. 아! 그렇구나’ 하고서 잠깐 안타까워해 주고 또 금방 잊어먹는 거지. 장애인들 죽이면서 사람 효율적으로 잘 죽이는 기술 배워다가 수용소 가스실에서 유대인들 학살할 때 써먹었다고도 하는데, 이것도 사람들에게는 한 개도 안 중요할 거야. 단순히 유대인이 장애인들보다 훨씬 더 많이 죽어서? 그럼 30만 명은 기억되기엔 너무 적은 건가?
사람 목숨은요, 단순히 숫자로 비교할 문제가 아니에요. 사회에서 존재감이 없는 사람일수록 피해자 개개인의 서사는 사라지고, 단순히 숫자로만 기억되곤 하는데요. 사실은 한 사람만 저렇게 죽어도 얼마나 비극적인 건데요. 한 사람이 맺고 있는 관계 모두가, 한 사람의 세계 자체가 단숨에 아무런 의미도 없이 사라져 버리는 건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