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미지
![[큰글자도서] 무정형의 삶](/img_thumb2/9791171713172.jpg)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91171713172
· 쪽수 : 336쪽
· 출판일 : 2024-11-30
책 소개
목차
프롤로그
No. 1 | No. 2 | No. 3 | No. 4 | No. 5 | No. 6 | No. 7 | No. 8 | No. 9 | No. 10 | No. 11 | No. 12 | No. 13 | No. 14 | No. 15 | No. 16 | No. 17 | No. 18 | No. 19 | No. 20| No. 21 | No. 22 | No. 23 | No. 24 | No. 25 | No. 26 | No. 27 | No. 28 | No. 29 | No. 30 | No. 31 |
No. 32 | No. 33 | No. 34 | No. 35 | No. 36 | No. 37 | No. 38 | No. 39 | No. 40
에필로그
저자소개
책속에서
사람들은 그곳을 '파리'라 불렀지만, 그 두 글자에 꾹꾹 눌러담을 수 없는 이야기가 내겐 많았다. 일상의 때를 살살 벗겨내자, 시간의 먼지를 슬쩍 털어내자, 파리라는 꿈은 여전히 젊게펄떡이고 있었다. 덕분에 두 달 동안 파리에서 한 권의 책으로도 압축될 리 없는 시간을 보내고 돌아왔다. 그토록 간단할 리없다. 나의 여행 가방 안에는 두 달 동안의 짐뿐만이 아니라 수십 년의 시간이 함께 담겼으니까.
-<프롤로그> 중
이상한 일이었다. 루오 특유의 검정 선이 어둠으로 읽히지않고, 그의 단단함으로 보이기 시작했다. 특유의 그 두께는 슬픔의 두께가 아니라, 자신의 것을 쌓아 올린 시간의 두께로 보이기 시작했다. 그 모든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작가는 뚜벅뚜벅 자신의 길을 걸어간 거다. 의심과 싸우며 자신의 색깔과 선을 밀고 나간 거다. (…) 눈이 선명해졌다. 다리에 힘이 들어갔다. 찬물을 맞은 것처럼 정신이또렷해졌다. 마음이 단단해졌다. 분명 같은 그림이었지만 그날 그 그림이 내게 준 새로운 감정은 바로 용기였다.
-<No. 5> 중
지금부터 굳은살을 다 떼어내고, 생살의 따끔따끔한 시기를 거쳐, 새살이 돋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다. 보드라운 시간들이 필요하다. 오늘 먹은 버터의 부드러움을 마음에 바르고, 각양각색의 치즈들로 감싸서, 일곱 가지 무지개의 빛깔을 쬔다면 너무 늦지 않게 새살이 돋아날 것이다.(…) 궁금함은 점점 커졌다. 억지로 틈을 벌려서 도망치듯 떠나는 여행이 아니라면 어떤 무늬의 여행이 될까. 돌아가야 하는날이 가까워질수록 억울한 마음이 자라나지 않는다면 여행은어떤 방향으로 흐르게 될까. 살고 싶은 속도대로 살아도 되는여행이라면, 내가 살고 싶은 속도는 어떤 걸까. 그 속도를 열심히 찾아보자, 라고 쓰려다가 멈춘다. 찾지 않아도 된다. 아무것도 안 해도 된다. 그래도 되는 시간이다. 그래도 되는 시간을내가 나에게 선물한 것이다.
-<No. 8>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