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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인문학 > 동양철학 > 동양철학 일반
· ISBN : 9791185151113
· 쪽수 : 516쪽
· 출판일 : 2015-05-15
책 소개
목차
2장 자기극복에 대하여 31
3장 지식은 값싸고, 앎은 값지다 54
4장 시인에 대하여 80
5장 혁명이 유일한 희망이다 108
6장 인간적인 배려에 대하여 129
7장 가장 고요한 시간에 대하여 153
8장 인간은 되어감이다 171
9장 지복의 섬에 대하여 193
10장 해가 뜨기 전에 217
11장 보잘것없게 만드는 미덕에 대하여 237
12장 변절자들에 대하여 260
13장 귀향 285
14장 높은 곳에 오르다 309
15장 중력의 정신에 대하여 (1) 329
16장 중력의 정신에 대하여 (2) 358
17장 낡은 율법 석판과 새로운 율법 석판에 대하여 (1) 379
18장 낡은 율법 석판과 새로운 율법 석판에 대하여 (2) 400
19장 낡은 율법 석판과 새로운 율법 석판에 대하여 (3) 421
20장 회복자 436
21장 더 높은 자와의 만남에 대하여 456
22장 인사 477
23장 심각함은 죄악이다 496
책속에서
차라투스트라는 철학자가 아니다. 그에게 있어서 철학이란 모든 이들에게 그저 시간 낭비에 불과하다. 철학은 마음의 게임mind game이기 때문이다. 그것은 진리를 찾는 방법도 아니고, 사랑이나 아름다움을 찾는 방법도 아니며, 공허한 단어들을 계속해서 조합해 나가는 체계일 뿐이다.
그러나 철학자들은 너무나 많은 사람들을 속여 왔다. 철학자들은 수많은 사람들이 삶의 신비로 들어가는 열쇠를 찾는 일을 방해해왔다. 철학은 그 누구도 변화시키지 못했다. 그것은 사람들의 머리만 커지게 만들었지, 그들의 삶에 어떠한 혁명도 가져오지 못했다. 변형은 철학을 통해 일어나지 않기 때문이다. 철학은 인간이 자신과 타인 모두에게 끼쳐온 최악의 속임수이다. 철학은 군중이 갖고 놀기 좋은 아름다운 말들을 던져주었다. 그리고 군중을 어린아이처럼 대해왔다. 철학의 언어들을 갖고 놀아온 군중은 유치하고 뒤처진 채로 남았다.
철학계는 가장 유명한 단어인 ‘신god’을 인간에게 선사했지만, 그 단어는 인간의 언어 가운데 가장 무의미한 단어가 되어버렸다. ‘신’이라는 단어는 인간에게 위대한 발견이나 창조가 되지 못했고, 철학자, 신학자, 성직자들은 오히려 인간이 신의 창조물이라고 주장하는 데 그 용어를 사용했다.
이것이 바로 차라투스트라와 함께 순례를 시작해야 하는 중요한 이유이다. 과거에는 신을 만물의 창조자로 인식했지만, 바로 그 생각이 인간을 하찮은 존재로 만들어버렸다. 오직 사물만이 창조될 수 있다. 인간이 신에 의해 창조되었다면, 인간은 자긍심이나 존엄감이 없는 꼭두각시에 불과할 것이다. 신은 언제라도 마음을 바꾸어 인류를 파괴할 수 있지만, 인간은 속수무책으로 당하는 수밖에 없다. 인간은 창조의 과정이나 파괴의 과정에서 아무런 역할을 하지 못한다.
만약 이것이 사실이라면, 삶은 모든 의미를 잃고 만다. 그것은 비극이자 감옥살이이며, 오랜 세월 지속되는 노예생활이 될 것이다. 사실, 차라투스트라는 신의 개념이 인간의 진화에 반대되는 개념이라는 사실을 지적한 유일한 사람이 아니다. 마하비라와 고타마 붓다 역시 차라투스트라와 같은 시각을 갖고 있었다.
이 세 명의 위대한 천재들은 한 가지 사실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인간과 그 의식의 창조자로서 신을 인정할 수 없다는 점이다. 신을 인정하는 것은 인간에게 기쁨과 황홀경을 안겨주는 그 모든 것들, 즉 삶의 의미, 중요성, 자유, 사랑, 창조성을 파괴하는 것과 같다. 신이 존재하지 않을 때 인간은 자유롭다. 인간은 창조된 것이 아니라 진화해온 것이다. 이 점을 이해해야 한다. 창조라는 개념과 진화라는 개념은 서로 모순된다. 둘 다를 가질 수 없다. 창조는 진화가 없음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조각상, 그림, 시 같은 것들을 창조할 수 있다. 그런데 그림이 진화하는가? 시간이 지나면서 조각상이 변하는가? 시가 스스로 새로워지면서 매순간 진화와 보조를 맞추는가? 창조된 것은 그 자체로 이미 멈춘 것이다. 거기에는 진화의 가능성이 전혀 존재하지 않는다. 그것이 바로 천지창조의 이야기가 의미하는 바이다. 신은 6일 만에 세상을 창조했고, 그것으로 모든 것이 멈추었다.
진화는 우주가 이미 존재했으며, 끊임없이 변하고 움직이고 진화하며, 새롭고 더 나은 형태를 창조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인간과 그 의식을 태어나게 한 것은 바로 진화이다. 차라투스트라가 믿는 종교는 창조가 아니라 진화이다. 그리고 진화에서 신을 위한 자리는 없다. 적어도 창조자로서의 자리는 존재하지 않는다. 그대가 신이라는 단어를 사랑하고, 어딘가에 그 단어를 어떻게든 사용하고 싶다면, 신을 위한 유일한 공간은 인간의 의식이 그 궁극의 잠재성을 향해 진화할 때이다. 그것은 신의 창조물이 될 것이다.
차라투스트라는 창조자로서의 신을 거부하지만, 인간 의식의 궁극적인 창조로서의 신을 받아들일 생각이 있다. 오해를 없애기 위해서 그는 이 의식의 궁극적인 진화를 ‘초인superman’이라고 부른다. 초인이 그가 말하는 신이다. 그러나 초인은 처음부터 등장하는 것이 아니라 점차 등장하기 시작하여 마지막에 모습을 드러낸다. 초인은 그대의 주인이 아니라 그대가 진화한 형태, 정련된 형태이다. 따라서 한 가지 더 기억해야 할 점이 있다. 차라투스트라는 하나의 신만을 믿지 않는다. 세상에는 만물이 존재하며, 그것들 모두가 진화를 하기 때문에 그 수만큼의 신이 존재할 것이다. 모든 생명은 각자 신이 될 수 있는 잠재성을 품고 있기 때문이다.
차라투스트라는 신과 종교의 개념에 완전히 새로운 혁명을 가져왔다. 종교는 더 이상 숭배나 신앙이 아니다. 이제 종교는 인간의 가장 위대한 창조적 행위가 되었다. 이제 종교는 인간을 노예화하고 인간의 정신을 구속하는 것이 아니다. 차라투스트라의 손을 거친 종교는 모든 족쇄와 장애를 없애는 예술로서 인간의 의식을 신성한 의식으로 변형시키고, 인간으로부터 새로운 초인이 탄생하게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