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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사회과학 > 사회문제 > 사회문제 일반
· ISBN : 9791186036815
· 쪽수 : 244쪽
· 출판일 : 2024-10-29
책 소개
목차
프롤로그: 재난 이후, 쏠의 십대 그리고 경진의 이십대 _전주희
1장 재난과 통치: (신)자유주의적 위험 관리인가 상호의존성에 기초한 체제 전환인가 _정정훈
1. 리스본 대지진과 근대적 통치
2. 자유에 기초하여 국가를 통치하기
3. 자유주의적 안전장치와 재난 관리
4. 상호의존적 존재로서 개인들과 체제 전환
5. 출구: 안전할 권리에서 체제 전환의 전망으로
2장 인정이론의 관점에서 본 재난 참사 유가족 운동 _백선우
1. 들어가는 말: 아무도 책임지지 않은 참사
2. 호네트의 인정이론
3. 인정투쟁으로서 재난 참사 유가족 운동
4. 죽음에 대한 사회적 인정
3장 사회적 문화투쟁의 장으로서 재난 참사의 외상: 재난 참사와 외상의 문화정치학 _김현준
1. 들어가며: 재난과 고통의 질문
2. 고통과 외상을 사회문화적 실재로서 이해하기
3. ‘사회 없는’ 재난과 ‘문화 없는’ 외상 이해의 한계
4. 공적, 정치적 책임과 책무성의 투쟁으로 규정되는 재난과 외상
5. 나가며: 재난 참사의 고통을 우리 사회의 문제로 끌어오기 위하여
4장 10.29 이태원 참사에서 법적 책임의 정치적 확장: 세 편의 탄핵 의견서를 중심으로 _조지훈
1. 행정안전부 장관 탄핵 기각 이후, 계속되는 국가의 법적 책임 부인
2. 탄핵 기각 결정문 비판: 헌법재판소가 보여준 법적 책임 회피의 수사학
3. 법적 책임의 정치적 확장: 행위 책임에서 결과 책임으로
4. 애도가능성의 평등으로서의 생명권에 대한 요구
5. 나가며: 약속의 위반, 국가의 헌법에 대한 거짓맹세 앞에서
5장 10.29 이태원, 재난은 어떻게 서사화되었나: 국가주의 재난서사 비판 _전주희
1. 재난을 부정하는 재난서사
2. 실패의 봉합과 국가주의 재난서사의 반복
3. 국가주의 재난서사의 작동 실패? 애도의 등급화와 피해자 혐오
4. 재난 ‘이후’의 사회를 위한 조건
6장 피해당사자의 권리로부터 모두의 안전권을 _전주희
1. 재난이 만든 ‘두 번째 시민’
2. ‘대표불능’ 상태의 재난 피해자와 보편적 안전권의 실종
3. 세월호와 이태원 사이: 안전권 입법 시도와 실패
4. 대항적 생명정치와 보편적 안전권을 위한 저항권
주
참고문헌
저자소개
책속에서
인간은 ‘불공정하고 불평등한 정치적 조건’에 의해 국가로부터 쫓겨나고, 편안하고 안전하게 잠들 곳을 잃어버리고,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모든 역량을 투여해야 하는 상황에 언제든지 놓일 수 있는 존재다. 이러한 상황에 처하지 않기 위해서는 자신의 ‘거주지와 생명의 지속을 위한 필수 요건들’을 서로에게 의지할 수밖에 없다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 이러한 상호의존성은 인간의 취약성, 즉 온전히 자신의 힘만으로는 자기 보존을 지속할 수 없다는 실존적 조건으로부터 비롯된다.
인정이론의 관점에서 중요한 것은, 이러한 유가족들의 감정 반응이 단순히 가족을 잃은 슬픔에서 비롯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즉, 인정투쟁으로서의 유가족 운동은 슬픔과 분노와 같은 감정에서 출발하지만, 그 핵심은 단순히 정동의 긍정적 전환을 통한 정치화 가능성에 있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이는 대체 불가능한 상호작용 상대자의 죽음으로 인해 정서적 인정이 훼손되었고, 곧 사회적 인정 질서와 이에 대한 규범적 기대가 훼손된 데서 비롯된 규범적 투쟁이라는 점에 있다.
외상을 사회문화적 문제로 보고 사회문화적 의미를 부여하기 위해 연대를 조직하고 분투하는 정치적 실천들은 ‘저 멀찌감치 있는 고통’을 가까이로, 우리 모두의 문제로 끌어오는 작업이다. 고통을 치유하기 위해, 사회의 도덕성과 인권을 구축하기 위해, 인권의 회복을 위해, 심리적 치료가 진정한 치유이기 위해, 더 나은 사회를 위해 우리 사회는 외상을 구성하는 사건의 사회관계적 조건들, 제도적 영역들, 행정적 절차들, 문화적 요인들에 가까이 접근하고 자세히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우리는 그 어떤 외상적 사건의 해결도 사건과 경험에 대한 설득력 있는 서사의 창출과 책무성에 달려 있음을 인식해야 한다. 아울러 피해자와 생존자의 개인적, 심리적 외상이 단지 사태만으로 주어진 당연한 실재가 아니라, 해석투쟁의 정치적 실재임을 인식할 수 있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