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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91186557273
· 쪽수 : 192쪽
· 출판일 : 2019-02-20
목차
인사말 어둠을 건너오는 시·김금용 4
감태준 주먹을 풀 때가 되었다 14
강서완 그린라이트16
고형렬 오늘 저녁 오리들은 뭘 먹지 17
금보성 풍경19
금은돌 언니를 생각하기까지21
김금용 소리의 탑23
김동호 가창오리들 24
김명서 디렉터스 컷 26
김밝은 매화방창 28
김백겸 9월의 장미 30
김선희 거울 속으로 31
김송포 페이퍼 인형 32
김연아 문어 34
김영찬 끄노Queneau에게 어제 쓴 시37
김 윤 여 39
김은옥 번개팅 41
김은자 앵무조개 43
김은정 일인분이 일인분에게 45
김인숙 거울과의 동행 46
김인희 금빛 앵무 47
김정인 바람이 운다 49
김종해 늦저녁의 버스킹 51
김지헌 등 53
김추인 타카마츠의 새를 기억한다 55
나금숙 떠도는 말 56
류미야 어두워지는 일 58
마선숙 삼각김밥 60
문보영 오리털 파카신 61
문정희 늙은 코메디언 62
문효치 소리의 정류장 63
박분필 부족한 손 65
박수빈 가정식 백반 67
박수현 카네이션, 릴리, 릴리, 로즈 68
박수화 소금호수 69
박용진 개닛 70
박형준 귀향일기 71
백우선 이쑤시개 사람입상 72
백 현 시간의 집 73
사윤수 절절 75
석연경 어제는 아무 일도 없었기에 77
설태수 1/3쯤 부서진 78
손현숙 축축한 말 80
송재학 취산화서聚散花序 81
신달자 씨앗 82
신미균 착한, 당신 84
신병은 봄꽃의 사생활 85
신승민 겨울의 조곡弔哭 87
신원철 낮 꿈 89
신지혜 토네이도 90
심종록 입추 91
오탁번 시인의 사랑 92
오세영 워드 창 95
유수진 열두 살 96
유수화 은밀하게 97
유안진 최백호의 노래 98
유정이 숲의 일 99
윤석산 버스 스톱 101
윤정구 토정비결 102
이건청 남한강에서 103
이 경 구경꾼 105
이경철 수레국화 106
이근배 명동소로明洞小路 107
이 명 단단한 배후 109
이미산 연화도 110
이순향 용눈이 오름 전설 112
이순현 내 신발 속의 여자 114
이용헌 그믐 117
이위발 꽃의 세상 119
이인주 단추 120
이정원 버찌 122
이채민 소식 124
임솔내 감 125
장수라 갈라파고스 해변에서 126
장영님 그것 128
전순영 천년을 걸어서 130
정민나 쯔놈을 배우는 시간 132
정시마 아마도 이불 밖에는 비가 내릴 것이다 135
정영선 새 137
정옥임 왜 나는 시를 읽고 시를 쓰는가 139
정하선 너도바람꽃 141
조길성 대숲에서 143
조말선 위치 144
조삼현 칸나 146
조윤희 우두커니들이 나란히 걸어가네 148
조철규 하나로 150
진 란 매화의 요설을 훔치다 151
천양희 어제 153
최금녀 그 외 155
최도선 詩 156
최문자 낡은 사물들 157
최형심 호금胡琴 160
최혜숙 한 생을 마시는 저녁 162
최호일 카리옹의 고양이 164
한경용 이영도, 유성流星 166
한영옥 2018년, 가을 숲에 한 사람이 있어, 168
한이나 고산孤山 관음 170
한정원 터미널 172
한혜영 회전문 174
허영자 동백 지다 175
홍일표 난생 176
황봉학 텃밭에서 178
황옥경 처서 지나고 179
시인 약력 181
책속에서
[인사말]
어둠을 건너오는 시
봄은 어둠 속으로 오라
내가 불붙는 불이 되기 위해서
(중략)
불붙는 네 속에서
너와 하나로 불붙는
불이 되기 위해서
(중략)
봄은 어둠 속으로 오라
─전봉건 「말 3」
봄이 ‘불붙는 네 속에서/ 너와 하나로 불붙는/ 불이 되기 위해서/ 어둠 속으로 오라’ 주문하듯 시인들은 시가 ‘흠뻑 젖은 맨발로’ 다가오기를 간구한다.
시는 어둠 속으로 온다. 겨우내 단단한 씨 안에서 꿈꾸며 기다리는 봄으로 온다. 그래서 시는 무한한 미래이고 상상이 가능한 우주이다. 어둠 속에서 천천히 수정체가 커지면서 드러나는 물상들, 서로 껴안고 숨죽이며 햇살 밖으로 나갈 때를 기다리는 마음이 시이다. 날아가기 전 몸을 한껏 움츠린 새의 날개가 시이다. 우주 한 편을 뒤덮은 어둠 너머에서 들리는 빛의 숨소리, 그것이 시이다.
이번 『현대시학』 앤솔로지는 현대시학회에 가입한 회원들뿐만 아니라, 현대시학회 고문 여러분과 『현대시학』으로 등단한 시인들의 작품을 두루 많이 싣고자 했다. 그러나 이메일이나 주소, 전화번호가 바뀌어 청탁을 드리지 못한 분들이 많아 유감이었다.
올 2019년은 『현대시학』 창간 50주년이 되는 해이다. 정부나 지자체, 기업 등 지속적으로 후원하는 단체가 없는 상황에서 반백년을 꾸려왔다는 것은 시전문지에 대한 사랑과 시정신이 없이는 불가능하다. 발행인이나 주간, 편집진과 시학회 힘만으로 지속시키는 것은 무리다. 많은 시인들이 좋은 시를 내주고 십시일반 힘을 나누어 앞뒤에서 밀고 끌어주며 고언을 서슴지 않았기에 가능했던 것이다.
올 가을에 펼칠 <창간 50주년 기념축제>행사를 앞두고 우선 봄맞이 앤솔로지를 내놓으며 시인들의 오늘을 사는 분투와 의지를 공유하고자 한다. 앤솔로지를 통해 단단하고 힘 있게 일어서는 푸른 『현대시학』 봄날을 꿈꿔본다. 늘 열린 마음으로 시인정신을 올곧게 지켜내는 시인들과 함께 동행할 것을 약속드린다.
“우주의/ 한 뼘이/ 숨 막히는/ 어둠으로/ 메워진다”
─ 전봉건 「입맞춤」에서
한 시대의 어둠을 끌어안고 절망을 희망으로 바꾸는 시인들. 마음 한 곳은 어둠속일 수밖에 없는 시인들. 그러나 어둠의 색 검정은 모든 색 중에서 제일 화려한 색이라고 한다. 수만 가지 색을 다 끌어안고 꽃과 새, 심지어 바람과 물보라까지도 깃들어 있음에, 이 어둠을 건너야 마침내 봄빛으로 나가는 것을 이번 앤솔러지 『시, 우주를 채우다』를 통해 확인되기를 바란다.
2019. 2월
김금용 현대시학회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