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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역사 > 세계사 일반
· ISBN : 9791187749141
· 쪽수 : 544쪽
· 출판일 : 2017-02-23
책 소개
목차
이 책을 읽기 전에
들어가며_폭군들의 수상한 행적
제1부_아킬레우스의 분노
제1장_호메로스의 왕과 영웅: 신화의 폭군에서 역사의 폭군으로
아가멤논의 가면|현실이 된 서사시|왕의 두 가지 기능|세상의 주인|왕과 황제|폭군의 페르소나
제2장_제국과의 조우: 폭정과 공화국
전쟁의 영향|기록되는 역사|권력의 기원|아테네와 스파르타|정의로운 정부|정의와 불의|모호해지는 기준|융합되는 문화
제3장_위대한 공화국: 로마의 시대
공화국의 자질|커지는 권력|영광이 가져온 공화국의 몰락|황제의 탄생|포장된 가치|개혁형 폭군의 매력|무너지는 원칙들
제2부_신의 도시와 인간의 도시
제4장_중세의 환상: 그리스-로마의 융합과 기독교의 반향
그레코-로만의 유산|합쳐지는 동과 서|환상이 된 제국|제국의 유전자|존재의 위대한 사슬
제5장_새로운 변화: 오스만 제국
지상에 드리운 신의 그림자|술탄의 위엄|왕들의 또 다른 군주|군주와 평민|죄악에 빠진 왕국|폭군의 길|단호한 폭력
제6장_자비로운 전제정치: 르네상스의 군주들
헨리 8세와 세 명의 조언자들|종교 개혁의 이유|인간의 유일한 죄|튜더 왕조의 역할|스튜어트 왕가와 혁명의 발생|루이 14세와 부르봉 왕가|러시아의 아버지 표트르 대제
제3부 추락한 독수리들
제7장_참혹한 혁명: 용서받지 못할 사상
환상의 주인공들|루소의 잔혹한 꿈|광신도를 키운 생각|로베스피에르와 대량학살 논리|이념이 된 폭력
제8장_영원불멸의 왕국: 볼셰비키와 나치
천년 제국|걷잡을 수 없는 망상|만들어진 적들|자유의 자식들|황제가 된 혁명가|위대한 정오의 시간|미국식 스파르타|최고의 레닌주의자|종교가 된 이념|사이비 예술가와 사이비 과학자|총통 히틀러|대학살 계획|나치의 유물
제9장_저주받은 이념: 이슬람 극단주의
세계로 퍼지는 폭력|거대한 환상|혁명가의 계율|이슬람에 생긴 문제|죽음을 숭배하는 자|핵무기를 가진 신의 공화국|단 하나의 목표
나오며_민주주의는 승리할 수 있는가?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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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책속에서
튜더 왕조가 저물 무렵에는 그동안 유럽의 변방 국가에 불과했던 잉글랜드가 이후 영국 제국으로서 장차 전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군사 및 경제 대국으로 변모할 수 있는 초석을 닦을 수 있었고, 그 위세는 이미 아메리카 신대륙에까지 뻗어 있었다. 로마 제국이 그랬던 것처럼 영국의 경우에도 전제정치가 강대국으로 성장하는 데 빠질 수 없는 요인처럼 생각된다. 그래서 역사의 수레바퀴를 뒤로 굴리면 헨리 8세는 훗날 강성한 영국의 요인이 되는 것이다. 이후 나폴레옹, 스탈린, 히틀러, 마오쩌둥 등도 모두 절대적인 독재 권력과 개인의 영달을 추구하는 기형적이고 끝없는 열정을 실현시키는 과정에서 국가가 필요로 한 경제적·군사적·기술적 발전을 불러왔다. 그리고 거기에는 수없는 생명을 앗아간 전쟁과 대량학살이라는 대가가 지불됐다.
폭군들의 이 같은 수상한 행적이 바로 우리가 생각해볼 주제다. 자유를 억압하는 동시에 발전을 낳은 그들의 역설을 역사를 통해 살펴보려는 것이다. 또한 폭정은 어떤 정치적 제도가 아닌 개인적 성향의 문제로 나타나기도 한다. 나는 이들을 통틀어 ‘폭군’이라 부르지만 어떤 이들은 보통 사람들과는 확연히 다른, 때로는 비범한 통솔력이 넘치고 매우 유쾌하며 매혹적이면서도 두려움이 느껴지는 성향을 갖고 있었다.
---「들어가며: 폭군들의 수상한 행적」 중에서
호메로스가 묘사한 왕의 신분이나 권리 측면에서 왕은 두 가지 기능을 수행했다. 왕은 자신과 비슷한 유력 가문 출신들로 이뤄진 전사 집단의 우두머리였고 평화 시에는 마치 어느 거대한 개인 가문의 가장처럼 국가를 다스렸다. 따라서 국민은 왕에게 개인적인 가족이나 마찬가지였다. 그렇다 보니 당연히 국민들은 폭력이나 착취가 아닌 자애로움으로 집안을 다스리는 좋은 아버지를 원했을 것이다. 전쟁이 벌어져 동료 귀족들을 이끌 때에는 왕으로서 자신의 자격, 다시 말해 강력한 통솔을 할 수 있는 역량을 증명할 필요가 있었는데, 전쟁터에서 용맹하게 싸우는 일도 여기에 포함됐다.
고대 그리스인들에게 왕정이란 가족과 가족 구성원들의 중요성과 긴밀하게 연결돼 있었다. 그리스어로 ‘오이코스(oikos)’는 ‘집’ 또는 ‘가족’ 이라는 의미이며, ‘오이코노미아(oikonomia)’는 ‘집안일을 잘 관리하고 돌보는 기술’이라는 뜻이다. 이 오이코노미아라는 단어에서 오늘날 경제와 경제학을 뜻하는 영어 단어 ‘이코노미(economy)’와 ‘이코노믹스 (economics)’가 파생됐다. 요컨대 가족은 재산과 혼인 관계 그리고 자녀 양육이 포함된 일종의 왕국이고 왕은 왕국이라는 가족을 이끄는 가장이었다. 가족의 재산이나 생명에 대한 그의 존중은 안전장치이자 상징으로서 다른 가장들도 왕을 자신들의 본보기로 삼았다.
---「제1장: 호메로스의 왕과 영웅」 중에서
폭군의 비뚤어진 영혼은 바로 민주주의의 부도덕함에서 비롯되는 것이다. 폭군은 민주주의의 장점을 잘못 이용해 월권을 저지르는 선동적인 정치가로부터 시작되며 기존 질서에 대항하는 군중의 분노를 부추긴다. 소크라테스는 폭군이 되는 과정에서 과도한 성적 욕망이 자신의 성향 속 폭군의 기질을 일깨우는 방아쇠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자신의 모든 역량을 이기심을 충족시키는 데 집중하는 것이다. 폭군은 두려움과 무력을 통해 지배하기 때문에 절대로 주변 사람들을 신뢰하지 않으며, 음모와 불온한 분위기를 경계하고 발작적인 잔혹성을 보이는 일이 잦다. 폭정에 대한 열망을 치유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통제되지 않는 그 열정의 방향을 바꾸는 것이며, 그것은 모든 역량을 정의 실현과 공공 이익 쪽으로 흐르게 할 때라야 가능하다. 여기서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이 매우 중요한 요소가 된다. 이 세상이 혼돈 속에 빠져 있다면 열정과 행동은 결국 같은 길을 갈 것이다. 세상이 질서정연하다면 열정도 그런 질서를 유지하는 일에 한몫을 할 수 있다. 아킬레우스는 세상이 혼란스럽다고 믿었기 때문에 미친 듯한 대담함과 두려움 사이를 오락가락했다. 필요한 덕목은 흔들리지 않는 균형이다.
---「제2장: 제국과의 조우」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