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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외국에세이
· ISBN : 9791187886419
· 쪽수 : 212쪽
· 출판일 : 2019-06-28
책 소개
목차
서문 기이한 것과 으스스한 것(운하임리히 저 너머)
1부 기이한 것 THE WEIRD
공간, 그리고 시간에서 온 것: 러브크래프트와 기이한 것
세속적인 것에 반하는 기이한 것: H. G. 웰스
“몸은 뒤엉킨 촉수 덩어리”: 그로테스크한 것과 기이한 것: 더 폴
우로보로스의 똬리에 사로잡히다: 팀 파워스
가상세계와 세계의 와해: 라이너 베르너 파스빈더와 필립 K. 딕
커튼과 구멍: 데이비드 린치
2부 으스스한 것 THE EERIE
으스스한 것에 접근하기
아무것도 없어야 하는 곳에 있는 무엇과 무언가 있어야 하는 곳에 없는 것
: 대프니 듀 모리에와 크리스토퍼 프리스트
사라지는 땅에서: M. R. 제임스와 이노
으스스한 타나토스: 나이절 닐과 앨런 가너
내부를 밖으로, 외부를 안으로: 마거릿 애트우드와 조너선 글레이저
외계의 흔적들: 스탠리 큐브릭, 안드레이 타르코프스키, 크리스토퍼 놀란
“남아 있는 으스스함”: 조앤 린제이
참고문헌
리뷰
책속에서
기이한 것과 으스스한 것의 공통점은 낯선 무엇에 대한 집착이다. 무서운 것이 아니라 낯선 것 말이다. 기이한 것과 으스스한 것의 매력은 ‘우리를 두렵게 하는 것을 즐긴다’는 개념으로는 획득할 수 없다. 그보다 그 매력은 통상적 개념이나 인식, 경험을 뛰어넘어 존재하는 무엇, 외부 세계에 대한 매혹과 관계가 있다. 이러한 매혹은 대게 어떤 불안이나 어쩌면 두려움까지 아우르지만, 기이한 것과 으스스한 것이 반드시 무서운 것이라고 할 수는 없다. 나는 여기서 외부 세계가 늘 친절하다고 주장하는 것이 아니다. 외부 세계에서도 공포는 차고 넘치게 발견할 수 있다. 다만 그러한 공포는 외부 세계에만 존재하지는 않는다.
H. P. 러브크래프트의 기이한 소설에 영감을 준 것은 다음과 같은 통찰이다. “지금부터 내 모든 이야기는 보편적인 인간의 규칙과 관심사와 감정들은 이 광대한 우주에서 전혀 유효하지도 중요하지 않다는 근원적인 전제를 바탕으로 합니다.” 러브크래프트는 1927년, 잡지 〈기이한 이야기들Weird Tales〉의 편집자에게 이렇게 썼다. “시간이든 공간이든 차원이든, 진정한 외부성의 본질에 다다르기 위해서는 유기적인 삶, 선과 악, 사랑과 증오 같은, 인간이라 불리는 하찮고 덧없는 종족이 가진 그 모든 편협한 속성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완전히 잊어야 합니다.” 이 ‘진정한 외부성’이야말로 기이한 것의 결정적인 특성이다.
문, 문턱, 포털들의 중요성은 사이라는 개념이 기이한 것에 결정적임을 의미한다. 웰스의 이야기가 벽 뒤에 위치한 정원에서만 발생했다면, 기이한 충격을 자아내지는 못했을 것이다. (이것이 바로 C. S. 루이스의 이야기에서 기이한 감정이 엄밀하게는 나니아가 아니라 나니아 가장자리에 위치한 가로등 기둥에 부여되는 이유이다.) 이야기가 완전히 문 너머에 자리하면 우리는 판타지 장르라는 영역에 있게 된다. 이런 판타지 방식은 다른 세계들을 자연법칙에 맞추어 설명한다. 하지만 기이한 것은 세상의 불안정함, 외부 세계에 대한 개방성들을 노출해서 모든 세계를 자연법칙에서 벗어나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