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미지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사회과학 > 정치학/외교학/행정학 > 외교정책/외교학
· ISBN : 9791187890492
· 쪽수 : 348쪽
· 출판일 : 2023-03-29
책 소개
목차
한국어판 서문_ 변화하는 세계 질서와 군사주의의 미래
해제_ 글로벌 자본주의 시대의 주한미군과 한국 사회(정희진)
1장 서론: 미군과의 만남, 그리고 폭력적 상상
2장 병영 자본주의: 21세기를 향한 한국의 기나긴 행군
3장 한민족의 딸이 된 기지촌 여성: 민족주의 서사와 사건의 증폭
4장 기지촌 사람들의 목소리: 주변화된 초국적 군사 유흥지에서의 위험과 몰두
5장 이태원 서스펜스: 도심 속 경계 공간의 이질성과 코뮤니타스
6장 스캔들의 온상이 된 홍대: 대안 지대의 미군과 반군사주의 펑크족
7장 결론: 동맹과 적대의 유산
감사의 말│옮긴이의 말│참고 문헌│찾아보기
리뷰
책속에서
나는 2007년 9월에 서울로 향했다. 미군에 대한 대중의 상상 그리고 미군과 한국인의 관계를 들여다보고자 이후 21개월간 서울에 머물렀다. 한국의 수도에 머문 가장 큰 이유는 어떤 궁금증을 해소하기 위해서였다. 브루스 커밍스의 말처럼 한국은 오랫동안 “‘양키 고 홈(Yankee go home)’ 구호를 외치지 않은 몇 안 되는 나라 중 하나”였다. 이처럼 미국에 매우 호의적이었던 한국인들이 지난 수십 년간 급격하게 태도를 바꾼 이유가 무엇인지 나는 궁금했다.
민족주의적 형태로 주조된 ‘폭력적 상상’은 (……) 군인과 민간인 간의 논쟁적 조우와 관련한 대안적 내러티브나 비전을 말살했다. 폭력과 착취에 들어맞지 않는 것은 무엇이든 걸러졌다. 기지촌과 그곳에서 생활하는 사람들을 상상하는 방식에 복합성이 사라진 결과는 오늘날에도 뚜렷이 보인다. 우선 기지촌의 접대부 중 절대 다수를 차지하는 외국인 여성의 목소리는 사실상 침묵당하고 있다. 이들은 기지촌이라는 논쟁적 구역의 의미를 민족주의적으로 이해할 때 부합하지 않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가장 외떨어지고 주변화된 기지촌일지라도 요즘에는 분명 살인, 강간 등의 폭력이 매일같이 벌어지지는 않는다. 미군 클럽에 고용된 (대부분 필리핀인인) 여성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고객이 아니었다. 오히려 한국 내 이주노동자로서 서로 다른 국가 및 법체계 사이에서 희생되어 부유하는 상태가 삶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이었다. 바로 이것이 내가 현장 조사를 하며 발견한 사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