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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91187949121
· 쪽수 : 224쪽
· 출판일 : 2017-11-30
목차
제1부 내 봄은 명월관 교자 먹기일세
가재미, 나귀 ―― 백석 13
유경식보柳京食譜 ―― 이효석 15
명태 ―― 채만식 21
애저찜 ―― 채만식 24
여름의 미각 ―― 계용묵 27
수박 ―― 최서해 32
참외 ―― 우스다 잔운 35
청포도의 사상 ―― 이효석 37
산채 ―― 채만식 41
유령의 종로 ―― 이태준 45
봄을 기다리는 맘 ―― 김상용 49
애주기 ―― 김안서 54
점포의 소머리 ―― 우스다 잔운 59
외국 가서 생각나던 조선 것 ―― 이정섭 62
국수 ―― 백석 64
김 ―― 구본웅 67
제2부 음식, 소설이 되다
산적 ―― 채만식 71
냉면 ―― 김랑운 79
갈비 뜯는 개 ―― 윤백남 99
떡 ―― 김유정 103
10월에 피는 능금꽃 ―― 이효석 120
운수 좋은 날 ―― 현진건 125
제3부 추탕집 머슴으로
추탕 집 머슴으로 : 이틀 동안의 더부살이 ―― B기자 145
냉면 배달부로 변장한 기자 : 비밀 가정 탐방기 ―― 야광생 153
조선 요리점의 시조 명월관 165
명월관과 식도원의 요리 전쟁 168
부호의 음식과 극빈자의 음식 175
과자 상점이 인기가 있는 이유 : 남녀 연애 덕 179
빙수 ―― 방정환 181
제4부 팔도 명물 음식 예찬
진품 중 진품 : 신선로 ―― 우보생 187
전주 명물 : 탁백이국 ―― 다가정인 191
충청도 명물 : 진천 메밀묵 ―― 박찬희 194
영남 진미 : 진주 비빔밥 ―― 비봉산인 196
괄시 못할 경성 설렁탕 ―― 우이생 198
천하 진미 : 개성 편수 ―― 진학포 202
사랑의 떡, 운치의 떡 : 연백 인절미 ―― 장수산인 204
사철 명물 : 평양 냉면 ―― 김소저 206
대구의 자랑 : 대구탕반 ―― 달성인 209
경성 명물 음식 212
경성 명물 채소와 과일 218
음식 찾아보기 221
책속에서
[들어가는 말]
명태 창난젓에 고추무거리에 막칼질한 무이를 비벼 익힌 것을 이 투박한 북관北關을 한없이 끼밀고 있노라면 쓸쓸하니 무릎은 꿇어진다
시큼한 배척한 퀴퀴한 이 내음새 속에 나는 가느슥히 여진女眞의 살내음새를 맡는다
얼근한 비릿한 구릿한 이 맛 속에선 까마득히 신라 백성의 향수도 맛본다
백석의 시 〈북관〉北關 전문이다. 음식이 삶과 문화의 젖줄임을 이 짧은 절창보다 잘 대변하는 것도 없을 것 같다.
웅숭깊은 뿌리를 갖고 있으면서도 아침저녁으로 변하는 것 또한 입맛이다. 문득 궁금해진다. 저마다 식도락가를 자처하며 혀의 즐거움을 만끽하고 있는 오늘의 우리 음식 문화는 언제 태동한 것일까.
100년 전만 해도 서울사람들은 대부분 냉면을 몰랐다. 불고기는 1920년대 중반이 되어서야 등장한다. 놀라운 일이다. 우리가 즐겨 먹는 음식의 역사가 채 100년도 되지 않는다니!
손가락으로 헤아릴 정도였던 음식점이 폭발적으로 늘어난 것은 1920년대 들면서였다. 우후죽순 음식점과 선술집이 생겨났다. 문화혁명과도 같았을 이 격랑의 양상은 어떠했을까? 과거와 현재, 전통과 현대, 보수와 개혁이 충돌하고 일합을 겨루던 그 다채롭고 생동감 넘치던 현장을 요리책에서는 찾아볼 수 없다. 다행히 우리에게는 문학이 있다. 눈 밝은 문인, 문사 들이 이 드라마틱한 장면을 소설로, 산문으로, 르포르타주로 담아냈다.
창난젓깍두기 하나가 숱한 이야기를 응축해 보여주듯이, 이 책에 실린 작품들은 오늘의 우리 음식 문화가 태동하던 시기의 모습을 저마다의 빛깔로 포착해 내고 있다. 문학으로 말하는 우리 음식사라고 할 수 있다. 함께 들어 있는 이미지 자료는 역사적 가치가 매우 높은 것들이다. 구본웅, 안석영, 나혜석 등의 귀한 그림은 백 마디 말보다 더 사실적으로 당시의 음식 문화를 보여준다.
2017. 10
명천明川 태가太哥가 비로소 잡아 팔았대서 왈 명태明太요, 본명은 북어北魚요, 혹 입이 험한 사람은 원산元山말뚝이라고도 칭한다. 빼빼 마르고 기다란 몸瘦軀長身, 피골이 상접, 한 3년 벽곡?穀이라도 하고 온 친구의 형용이다. 배를 따고 내장을 싹싹 긁어내어 싸리로 목줄띠를 꿰어 쇳소리가 나도록 바싹 말랐다. 눈을 모조리 빼었다. 천하에 이에서 더한 악형惡刑도 있을까. 모름지기 명태 신세는 되지 말 일이다.
겨우 젖이 떨어졌을까 말까 한 도야지 새끼를 속만 그러내고 통으로 푹신 고아 육개장 하듯이 괴어서 국물에 먹는데, 이야기는 많이 들었어도 입을 대기는 비로소 처음이고, 처음이라 그런지 좀 애색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