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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프랑스소설
· ISBN : 9791189356019
· 쪽수 : 536쪽
책 소개
목차
작가에 대하여
사드 전집에 대하여
해설
두루마리 원고 혹은 4단 생체 해부도
소돔 120일 혹은 방탕주의 학교
자료
1904년 판본의 서문 / 오이겐 뒤렌
1931년 판본의 서문 / 모리스 엔
리뷰
책속에서
"우리는 사드 후작의 '명예 회복'을 목표한 적이 없습니다. 그런 단어 자체가 가당치 않거니와, 그와 같은 시도는 사드의 모든 악덕을 걷어냄으로써 오히려 그 사람을 왜소하게 만드는 일일 뿐입니다."
친애하는 독자여, 이상 소개한 인물들이 요컨대 그대가 향후 몇 달을 함께 지내야 할 네 명의 악당들이다. 네 명 모두 그대가 속속들이 파악해 앞으로 기술될 각종 일탈 행위에 놀라지 않도록, 나로서는 최선을 다해 그들을 묘사했다. 그들이 구체적으로 어떤 취향들을 가지고 있는지 당장 파헤치기는 불가능했음을 밝혀둔다. 그 모두를 공개했다면 자칫 이 저작의 뼈대에 손상을 주어 흥미를 반감시켰을 테니 말이다. 이제 이야기 진행을 주의 깊게 따라가다 보면, 그들 네 명의 사소하고 습관적인 죄악과 가장 즐겨 탐닉하는 광기 어린 방탕 행각이 제각각 그 진면목을 드러낼 것이다. 지금으로서는 그들 모두가 남색에 빠져 있으며, 규칙적으로 비역질을 당하는가 하면, 하나같이 항문에 열광하고 있다는 사실만 말해둔다.
상당한 입담과 이런 일에 걸맞은 성향의 소유자를 추리느라 골몰했기에, 일단 자신이 할 일을 숙지하자, 네 여자는 각자의 파란만장한 경험담 속에 더없이 기상천외한 일탈 행위들을 담아낼 수 있었다. 순서는 다음과 같이 정해졌다. 첫 번째 여자는 인생을 회고하면서 제일 단순하고 가장 덜 기발한, 지극히 평범한 150가지 정념의 일탈 현상들을 담아내기로 했다. 두 번째 여자는 같은 수의 조금은 더 기괴한 정념들을 담아내는데, 주로 여자 여럿이 남자 한 명이나 여럿을 상대하는 구도다. 세 번째 여자 역시 150가지의 가장 범죄적이면서 법과 자연, 종교를 극도로 유린하는 광태(狂態)들을 경험담에 담아내기로 했다. 그리고 이 모든 광기는 결국 살인에 이르거니와, 방탕의 일환으로 저지르는 다양한 살인 행각 속에서 리베르탱의 불붙은 상상력이 채택하는 무궁무진한 고통의 양상까지 감안해, 네 번째 여자는 150가지에 이르는 각종 고문 방법을 경험담 속에 상세히 묘사해 넣기로 했다. 그러는 동안, 앞서 말한 대로 자신의 아내들과 그 밖 온갖 부류의 쾌락적 대상들을 거느린 우리의 리베르탱들은 이야기를 경청하면서 한껏 머리를 달군 뒤, 그로 인해 불붙은 격정을 아내들이나 다른 대상들을 통해 잠재울 것이었다. 분명히 말하지만, 바로 그러한 행위가 이루어지는 음란한 방식이야말로 이 계획에서 가장 선정적인 부분에 속한다. 이 책은 네 여자들이 들려주는 이야기들과 그로 인한 욕정을 해소하기 위해 동원된 방식들로 채워질 것이다. 하여, 독실한 신앙을 가진 모든 이에게 권하니, 누구든 죄를 범하고 싶지 않거든 이쯤에서 책을 덮으시라. 그다지 정숙하지 못한 줄거리임을 충분히 눈치챘을 터, 미리 단언컨대 그 세세한 내용으로 들어가면 정도는 훨씬 더 심해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