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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인문학 > 인문 에세이
· ISBN : 9791190555937
· 쪽수 : 280쪽
· 출판일 : 2022-03-02
책 소개
목차
인권의 지평을 열어젖힌 갑오년: 동학농민혁명 현장
죽음에 맞선 믿음: 천주교 병인박해 순교성지
최초의 소수자 인권운동단체: 진주 형평사 현장
골로 간 사람들: 한국전쟁 시기 민간인 학살터
사회복지시설에서 일어난 일들: 형제복지원과 선감학원 터
그 많던 ‘순자’들을 기억하기 위해: 동두천 미군 기지촌
고층 아파트가 들어선 자리: 광주대단지 사건과 용산참사 현장 그리고 백사마을
노동인권운동가 이소선의 연대: 서울 청계천, 구로, 창신동
리뷰
책속에서
“종일 통곡의 피눈물을 금치 못할” 처지의 “낮으며 가난하며 열등하며 약하며 천하며 굴종하는 자”였던 백정들이 더 이상은 차별 현실에 순응하지 않고 자발적으로 단결하여 “공동의 존립책”을 세우겠다는 해방선언을 했다. 공평, 즉 평등은 사회의 근본이라고 천명한 역사적인 문서를 우리는 읽고 있는 것이다. 자신의 존재를 숨기고 감추고 살아야만 했던 존재들이 그것의 부당함을 느끼고, 스스로 존재를 드러내고 동등한 대우를 요구할 때, 차별받던 존재들이 더 이상 차별에 순응하지 않고 “우리도 인간이다”라고 말할 때 인권의 역사는 한 발 더 나아간다. 백정들의 차별 철폐를 향한 위대한 걸음이 시작된 것이다. -‘진주 형평사 현장’ 중에서
화살표로 표시된 골짜기 안쪽 바위에는 당시의 학살 때 쏜 총탄 흔적이 역력히 남아 있었다. 바짝바짝 붙어 서도 500명이 들어서기에는 너무 좁은 곳이다. 서로 몸을 붙인 채 혼돈에 빠진 사람들의 아우성이 들리는 것만 같다. 그 골짜기 위에서 총탄이 쏟아졌다. 해가 뜨고 있었다. 517명의 시체는 솔가지들로 덮이고 불이 놓이고 다시 흙으로 덮였다.
“여기서 죽은 사람들 피가 도랑을 타고 박산교 아래 중유천으로 흘러들었는데 물고기들이 얼마나 살이 올랐는지 사람들이 몇 해 동안 중유천의 물고기를 잡아먹지 않았다고 해요.”
-‘한국전쟁 시기 민간인 학살터’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