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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인문학 > 인문 에세이
· ISBN : 9791191552225
· 쪽수 : 528쪽
· 출판일 : 2023-03-01
책 소개
목차
1994년 초판 서문 • 6
2001년 메디슨 북스 서문 • 8
서론 : 사랑을 재발명하기 • 18
1장. 불가해한 감정
결정적 질문 • 41 ┃ “나는 당신을 사랑해” • 47 ┃ 사랑과 상호성 • 53 ┃ 낭만적 사랑 • 60 ┃ 다른 문화들 • 70 ┃ 사랑의 역사 • 79 ┃ 정체성으로서의 사랑 • 90 ┃ 사랑의 역설 • 94
2장. (사랑에 대해) 잘못된 생각 바로잡기
사랑은 느낌인가? • 109 ┃ 사랑과 관계 • 119┃ 전부 아니면 무(無): 사랑의 이상화 • 128 ┃ 러브 스토리 • 140 ┃ 사랑의 토대로서의 아름다움 • 151 ┃ 로미오와 줄리엣을 넘어 : 노년의 사랑 • 171
3장. 사랑에 빠지기
사랑과 그 변형들: “진짜” • 189 ┃ 섹스의 기쁨 • 197 ┃ 첫눈에 반하는 사랑 • 206 ┃ 낭만적 끌림의 위험과 쾌감: 사랑에 빠지는 이유 • 217 ┃ 사랑의 이유 • 225 ┃ 사랑과 환상 • 236 ┃ 사랑에 빠지기에서 사랑에 빠져 있기로: 조정의 문제 • 248 ┃ 같이 자기: 스너글러(snuggler)와 솔립시스트(solipsist) • 257 ┃ 사랑하기와 사랑에 빠져 있기 • 264
4장. 사랑에 있어서 자아
사랑에 대한 정체성 이론 • 283 ┃ 자아의 미결정성 • 291 ┃ 자아의 낭만적 창조 • 299 ┃ 섹스와 공유된 자아 • 306 ┃ 사생활의 중요성 • 318 ┃ 낭만적 역할 • 326 ┃ 정체성의 차원들: 반대되는 것들은 서로 끌리는가? • 338 ┃ 사적 덕(virtue) • 349 ┃ 변증법에서 동역학(動力學)으로 • 364
5장. 사랑의 동역학(動力學) : 사랑을 지속하기
염려와 이기심이라는 신화 • 371 ┃ 사랑과 시간 • 383 ┃ 친밀감 • 397 ┃ 평등과 권력의 문제 • 413 ┃ 소유와 소유욕 • 439 ┃ 사랑에서 싸움의 중요성 • 453 ┃ 사랑의 토대로서의 우정 • 459 ┃ 충실성의 의미 • 475 ┃ 사랑의 쇠퇴와 사랑을 유지하기 • 484 ┃ 사랑의 재발명 • 505
옮긴이 후기 : 사랑, 정체성의 공유가 일어나는 모순과 역설의 드라마 • 516
리뷰
책속에서
이 책은 에세이로서 학술적 연구나 과학적 탐구가 아니라 개인적 시도입니다. 이 책은 실험실의 연구, 사회학적 이론, 도덕적 로비가 아니라 투쟁을 그리고 있습니다. 나는 그럴듯한 언변, 영리함, 귀여움, 과시적인 학술 연구, 광범위한 철학적 논쟁, 그리고 여러 주의를 흐리는 것들을 피하려고 노력했지만 의심할 여지없이 완전히 성공하지는 못했습니다. 그렇지만 나는 내가 이런 익숙한 지지대 없이 발가벗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는 점을 고백합니다. 이 책에서 내가 사랑에 대한 이론을 줄곧 발전시키고 있긴 하지만, 나의 결론 역시 개인적이고 실제적이지 학술적이거나 과학적이지 않습니다. 요컨대 내 논지는, 사랑은 우리가 그것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보다 훨씬 더 심오하고 우리 존재에 근본적이라는 것이며, 사랑은 애초의 열정이 강력한 힘으로 폭발하는 것에 의해서 추동되기보다는 우정을 통해 개발될 때가 가장 좋다는 것이며, 사랑은 실제로 우리가 자주 두려워하는 것처럼 시간이 흐르면 약해지기보다는 더 좋아진다는 것입니다.
- ‘1994년 초판 서문’ 중에서
이제 우리는 사랑을 정의하고 있는가? 아직 우리는 사랑의 정의에 근접하지도 않았다. 아직 우리는 사랑에 참으로 중요한 염려와 동반자 관계와 연민과 함께 보내는 좋은 시간에 관해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아직 우리는 시간에 대해, 사랑에 필요한 시간과 사랑이 성장하기 위해 걸리는 시간에 관해서는 아무것도 말하지 않았다. 무엇보다 아직 우리는 사랑을 사랑이게 하는 것, 즉, 섹스와 우정과 동료애와 염려와 동거와 이익의 공유, 그리고 사랑에서 흔히 찾을 수 있지만 사랑이 없어도 일어날 수 있는 것들과 구별되는 사랑 고유의 특성에 관해서는 아무것도 말하지 않았다. 나는 사랑을 사랑이게 하는 결정적인 본질적 특성이란 개인의 정체성에 대한 특별한 관념, 우리 자신을 타인의 관점에서 재정의하는 것이라는 점을 보여주고 싶다. 사안을 다소 복잡하게 만들자면, 이런 재정의의 용어들은 매우 다양하다. 사랑은 역사적 감정이다. 사랑은 특정 문화 및 문화적 환경의 산물이다. 사랑은 그 자체로 정의될 수 있는 현상이 아니라 모든 문화에서 재정의되고 재발명되는 과정이다.
- ‘낭만적 사랑’ 중에서
향연에 참여한 사람들은 모두 사랑을 예찬하는 연설을 해달라는 요청을 받는다. 이 요청에 따라 아리스토파네스는 이야기를 하나 지어낸다. 이 이야기는 앞선 연설들의 허황되고 거만한 주장에서 다소 가볍고 유머러스하게 벗어날 의향으로 창작된 것이다. 그러나 아리스토파네스가 지어낸 이야기는 낯익은 것이지만 심오한 문제를 건드리고 있다. 그 이야기는 “옛날 옛적에” 우리 모두는 오동통한 이중적 존재로서 땅 위를 깡충깡충 뛰어다니며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는 것이다. 그 시절 우리의 모습은 지금과 달리 거의 완벽했다고 한다. 그리스 기하학에서 완벽함은 공 모양이라는 뜻이다. 두 개의 얼굴은 완벽한 시각을 주었고, 네 개의 손과 네 개의 발은 뛰어나게 몸을 돌릴 수 있게 해주었다. 우리는 지금보다 더 똑똑했고, 더 대담했으며, 더 오만으로 가득차서 신들에게 도전했다. 우리의 도전을 막기 위해 제우스는 우리를 둘로 쪼개 우리의 오만을 하찮은 것으로 만들었다. 이로써 우리의 힘은 줄어들었으나 우리의 숫자는 늘어났다. 아폴로 신은 남은 인간들이 마주한 기이하고 불완전한 형상 안으로 신체의 나머지 반쪽을 재배치했다. 그리하여 그때 이후로 우리들 각자는 누군가에게 붙잡힌 자로서 자신의 나머지 반쪽을 찾아 세상을 떠돌게 되었다. 여기에 사랑의 힘이 존재한다. 사랑은 단순히 성적 욕망이 아니며 흠모의 형태도 아니다. 사랑은 다시 전체가 되려는 욕망이다. 우리는 결합하고자 한다.
- ‘정체성으로서의 사랑’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