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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희곡 > 외국희곡
· ISBN : 9791192149080
· 쪽수 : 212쪽
· 출판일 : 2022-02-05
책 소개
목차
책머리에
오셀로
작품 해설
작가 연보
셰익스피어 가계도
장미전쟁 역사극의 가계도
영국 왕가 족보
책속에서
이아고 : 좋습니다, 가보세요! 돈주머니에 돈을 잔뜩 넣어두세요. (방백) 이렇게 해서 바보 녀석들은 내 돈주머니가 되는 거지. 저런 멍청이와 상대해서 시간을 허비할 바에야 돈이나 듬뿍 뜯어내야 한단 말이야. 그러지 못하면 여태 간직했던 내 지혜주머니의 위신 문제다. 무어놈을 나는 증오해. 내 이불 속에 기어들어 나 대신 내 아내와 무슨 짓을 했다는 소문이 있어. 정말인지 거짓말인지는 알 수 없지만, 그런 소문을 들은 이상 실제로 있었던 일로 간주해서 복수를 하지 않으면 난 직성이 풀리지 않지. 그놈은 나를 신용하고 있어. 바로 이 점이 그놈을 해치우는 데 편리하거든. 캐시오란 녀석은 만만치 않아. 그놈의 지위를 박탈해서 꿩도 먹고 알도 먹자. 그다음에는 어떻게 할까? 으음, 시간이 좀 지나면 오셀로 귀에다 고자질해야지. ‘장군 부인과 캐시오가 너무 반죽이 좋습니다’ 하고. 캐시오는 반반하게 생긴 데다 유순하기 때문에 의심받기에 알맞은 놈이지. 기생오라비처럼 생겼거든. 무어 녀석은 서글서글하고 정직한 성격이라 겉으로 충실한 척하면 깜빡 속아 넘어갈 위인이니, 당나귀 끌고 다니듯 조종할 수 있지. 됐어, 잘 짜여진 셈이야. 지옥과 어둠이 이 괴물 같은 재앙을 탄생시킬 것이다.
데스데모나 : 신이여, 저희들의 애정과 기쁨이 날이 갈수록 더욱더 깊어지게 해주소서!
오셀로 : 신이여, 부디 그렇게 되게 해주소서! 이 가득 찬 만족감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몰라 이 가슴에 가득 차 있습니다. 너무나 벅찬 기쁨이옵니다. 이것이, 이 키스가 (두 사람 키스한다) 우리 두 사람이 도달한 가장 가깝다는 증거가 될 것이다.
이아고 : (방백) 흥, 지금은 둘이서 장단이 척척 잘 맞는군! 그러나 내가 이 음악의 조화를 깨뜨려놓을 테다. 나는 하겠다고 마음먹으면 틀림없이 하고야 마는 사람이니까.
오셀로 : 모두가 너의 죄 때문이다, 너의 죄 때문이야. 순결한 별들이여, 다시는 이 일을 입 밖에 내지 않도록 해다오! 너의 죄 때문이다. 그러나 네 피를 흘리게 할 수는 없다. 눈보다 희고 대리석처럼 매끄러운 너의 피부에 상처를 낼 수는 없다. 그러나 너는 죽어야 한다. 살려두면 더 많은 남자들을 배신할 게 아닌가. 먼저 등불을 끄자. 그러고 나서 저 생명의 불을 끄자. 그러나 등불이여, 너의 불을 끄고 나서도 끈 것이 후회스러우면 다시 켤 수도 있지만 정교한 자연의 조화인 아름다운 너의 육체의 불은 한 번 꺼지면 다시 켤 수 없구나. 너의 불꽃을 다시 켤 수 있는 프로메테우스의 불을 찾아 나는 어디를 헤매야 한단 말인가? 한번 꺾어버린 장미는 다시 되살릴 수 없다. 시들어버리는 운명을 맞게 되는 것이다. 나무에 붙어 있는 동안 향기를 맡도록 하자. (입을 맞춘다) 아, 달콤한 입김이여, 정의의 칼자루를 꺾게 만드는구나! 한 번만 더, 한 번만 더 입을 맞추자. 죽어도 이대로 있어다오. 나는 너를 죽이고 나서 너를 껴안을 것이다. 한 번만 더, 이번이 마지막이다. 이토록 아름다우면서 이토록 죄 많은 여인이 또 있을까? 눈물을 억누를 수 없구나. 가혹한 눈물이로다. 아, 이 거룩한 슬픔이여, 사랑하기 때문에 죽여야 하다니. 눈을 뜨는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