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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영미소설
· ISBN : 9791193235515
· 쪽수 : 228쪽
· 출판일 : 2025-05-02
책 소개
목차
어쩌면 우연
몬테마요르 후작 부인
에스테반
피오 아저씨
어쩌면 신의 의도
해제: 샘 속에 숨겨진 샘 _신형철
옮긴이의 말 _정해영
리뷰
책속에서
다른 사람이었다면 내심 안도하며 “십 분만 늦었다면 나도…”라고 혼잣말을 했겠지만, 주니퍼 수사에게는 다른 생각이 떠올랐다. “왜 하필 저 다섯 사람에게 이런 일이 일어난 걸까.” 우주에 어떤 계획이 있다면, 인간의 삶에 어떤 패턴이 있다면, 갑자기 중단된 저들의 삶 속에 숨겨진 불가사의한 무언가를 밝혀낼 수 있을 것이 분명했다. 우리는 우연히 살고 우연히 죽는 것일까, 아니면 계획에 의해 살고 계획에 의해 죽는 것일까.
_<어쩌면 우연>
그녀는 보석 반지를 낀 손으로 종잇장을 넘기면서, 거의 재미 삼아 자주 자문하곤 했다. 혹시 끝없이 느껴지는 이 고통이 아예 심장에 자리를 잡은 건 아닌지. 솜씨 좋은 의사라면 부서진 왕좌 같은 심장을 절개하다가 마침내 어떤 흔적을 발견하지 않을까. 그러고는 고개를 들어 계단식 강의실에 앉아 있는 학생들에게 이렇게 외치는 것이다. “이 여인은 그동안 몹시 고통받았고, 그 고통이 심장에 자국을 남겼습니다.”
_<몬테마요르 후작 부인>
딸의 편지는 비록 표현은 그럴싸했으나 상처를 주는 말들로 가득했다. 어쩌면 순전히 고통을 주기 위해 교묘하게 기교를 부린 것이 아닐까 싶었다. 문구 하나하나가 후작 부인의 눈으로 들어가서 이해와 용서로 조심스럽게 포장된 다음 가슴에 스며들었다. 마침내 그녀는 일어나, 동정하는 듯한 라마들을 부드럽게 쫓아내고 진지한 얼굴로 성지로 돌아갔다.
_<몬테마요르 후작 부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