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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사회과학 > 여성학/젠더 > 여성문제
· ISBN : 9791193378250
· 쪽수 : 456쪽
· 출판일 : 2024-09-25
책 소개
목차
개정판 저자 서문
책에 관하여
1장 막이 오르다
2장 잭 해리스의 전설
3장 아일랜드 시인
4장 비너스의 탄생
5장 잉글랜드의 포주 대장, 잭
6장 그럽스트리트의 글 쓰는 노예
7장 사랑의 복잡함
8장 영감
9장 해리스의 숙녀들 소개
10장 『해리스 리스트』
11장 포주, 대가를 치르다
12장 플리트 교도소와 오켈리라는 남자
13장 해리슨의 귀환
14장 킹스플레이스의 산타 샤를로타
15장 배스의 작은 왕
16장 “창녀를 키울까, 경마를 할까”―암말을 키우는 법, 또는 어리석은 망아지를 이해하는 법
17장 원점
18장 품위 있는 켈리 부인
19장 『해리스 리스트』의 최후
20장 『해리스 리스트』의 여자들
부록 :
코번트가든 애호가 목록
18세기 용어집
해제 : 시인, 웨이터, ‘창녀’의 신분 상승기 (권김현영)
리뷰
책속에서
이야기를 시작하기 전에 먼저 우리가 기억해야만 하는 사실은, 우리가 우리 시대의 산물이듯이 이 사람들은 자기 시대의 산물이라는 것이다. 그들이 지닌 견해와 편견은 지금보다 훨씬 덜 관용적인 시대의 산물이었다. 그러니 당시의 도덕주의자들처럼 그들이 원래 나쁜 놈이라 나쁜 짓을 저지른다고 생각하는 실수는 하지 말자. (...) 지금까지 우리는 18세기 런던이 어떤 곳이었는지 대략 살펴보았다. 그곳은 극한의 궁핍과 잔학 행위, 학대와 불평등이 일상인 세계였다. 설령 다른 사람을 빈곤의 고통에 빠뜨리더라도 자신만은 그 고통을 겪고 싶지 않다는 욕구가 모든 사람의 가슴속에 깊이 박혀 있었다. 이 책은 악행을 저지른 사람이 벌받고 착취당하는 사람들이 명예를 되찾는 이야기가 아니다. 제인 오스틴의 소설 속 특권층이 누리는 안전하고 유복한 18세기와도 아무런 상관이 없다. 상류사회의 내부에서 밖을 내다보는 제인 오스틴 같은 사람들의 시선은 이렇게 어둡고 후미진 구석에까지 이르진 못한다. 『해리스 리스트』에 실린 인물들의 야한 일대기에도, 이 책 전체에도 맘 편한 교훈 따위는 들어 있지 않다. 하지만 언제는 역사가 흥미로운 이야기에서 기분 좋은 교훈을 내어 주던가.
(1장: 막이 오르다)
세월의 풍파를 겪은 나이 든 얼굴에서 아름다움의 희미한 흔적조차 사라진 뒤에도, 이 여자의 주위에는 고귀한 혈통과 영향력을 지닌 남자들이 몰려들었다. 여자에게는 ‘다른 누구도 흉내 낼 수 없다’는 둥 ‘기품이 있다’는 둥, 보통 유곽 주인이 들을 법하지 않은 찬사들이 주어졌다. 남자들은 그녀에게서 순수한 마음과 관대함, 따스함과 꾸밈없는 정직함의 징표를 보았다. 처음 이 일을 시작했을 때부터 삶의 마지막 나날까지 여자는 그렇게 주위 남자들을 모두 사로잡았다. 그러나 이는 샬럿 헤이즈의 아주 일부, 그것도 망상에 가까운 일부일 뿐이었다.
(4장: 비너스의 탄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