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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외국에세이
· ISBN : 9791193955062
· 쪽수 : 304쪽
· 출판일 : 2024-10-28
책 소개
목차
엮은이의 말
측은지심을 기초로 세운 유머와 풍자의 세계
[비상업 여행자 The Uncommercial Traveller]
시티오브런던의 교회들
덜보로 타운
동쪽의 작은 별
전적인 자제를 간청함
[보즈의 런던 스케치 Sketches by Boz]
스코틀랜드야드
전당포
[세 가지 표제로 본 일요일 Sunday Under Three Heads]
안식일 법안이 통과되면 이렇게 된다
[미국 여행 노트 American Notes for General Circulation]
미국 철도, 로웰과 그 공장 시스템
뉴욕
맺는 말
[이탈리아 풍경 Pictures from Italy]
피사와 시에나를 거쳐 로마로
[축사와 연설 The Speeches of Charles Dickens]
맨체스터 문예발전회관 연설
전극단기금협회 연설
행정 개혁에 관한 연설
랭커셔와 체셔 협회 연합 연찬회 연설
수록 산문 출처
책속에서
격변기라 할 19세기에 당대 사회의 재현을 기본 특성으로 삼는 사실주의 소설의 기반을 닦았기에 시대의 산물이자 스스로 시대를 정의했던 작가로 여겨지는 찰스 디킨스는 사회 구석구석을, 특히 눈에 잘 띄지 않는 어두운 뒷골목 같은 곳을 부지런히 살피며 다녔고, 지배층의 탐욕과 이기심을 비판하고 가난하지만 순박한 이들에게 공감과 연민을 보냈다. (…) 디킨스가 이른 나이부터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유명 인사로 살면서도 작품을 통해서나 실제 삶 속에서 하층 계급을 보듬고 그들의 삶에 실질적인 도움을 주려 평생 노력할 수 있었던 바탕에는 측은지심이 있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특히 아이들을 향한 연민과 애정, 그리고 아이의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아이를 닮은 성정은 그의 소설마다 가득한데, 이 책을 통해 독자들이 찰스 디킨스의 소설이 아닌 산문에서도 그런 모습을 만나볼 기회를 가질 수 있다면 좋겠다. - 〈엮은이의 말〉 중에서
한 어린 아기는 라파엘로 그림의 천사처럼 어여뻤다. 뇌에 물이 차서 그 작은 머리에 붕대를 감고 있었다. 심한 기관지염도 앓고 있어서 애처롭게 낮은 소리를 내뱉었는데, 짜증스럽게 불평하는 투는 아니었다. 볼과 턱의 매끄러운 곡선은 유아의 아름다움을 나무랄 데 없이 압축해서 보여주었고, 맑고 커다란 눈은 무척 사랑스러웠다. 내가 침대 발치에 멈춰 서자 아이들의 눈길이 내 눈을 향했는데, 아주 어린 아이들에게서 이따금 찾아볼 수 있는 호기심 가득한 동경이 가득했다. 내게 시선을 고정하고는 내가 자리를 뜰 때까지 시선을 돌리지 않았다. 애처로운 신음 소리가 작은 몸뚱이를 흔들 때조차 그 시선은 변함없이 그대로였다. 마치 자신을 돌보는 작은 병원의 이야기를 친절한 사람들에게 가능한 한 널리 퍼뜨려달라고 간청하는 듯했다. 깍지를 껴서 턱에 얹은, 아무런 표시 없는 작은 손에 세상사에 찌든 내 손을 가만히 갖다 대면서 나는 그렇게 하겠노라고 속으로 약속했다. - 〈동쪽의 작은 별〉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