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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인문학 > 동양철학 > 동양철학 일반
· ISBN : 9791194126171
· 쪽수 : 320쪽
· 출판일 : 2026-08-10
책 소개
목차
머리말
프롤로그_하이테크 시대, 왜 하필 유학인가
1장 인공지능 시대의 위대한 전환: 유학에서 묻는 인간과 교육의 미래
1. 인공지능 해일과 문명사적 대전환
2. 실리콘의 그림자와 실존적 위기
3. 유학의 지혜와 교육의 대전환
4. 위기지학(爲己之學)과 실패할 권리
5. 평생 학습의 숭고한 여정과 인간다움의 회복
2장 리와 기의 알고리즘(존재론과 감정)
1. 리와 기의 디지털 변주 - AI 존재론의 재구성
2. 기발의 위태로움 - 편향된 데이터와 흐려진 거울
3. 칠정의 모방과 사단(四端)의 부재
4. 기계의 연산을 이끄는 인간의 성찰
3장 대동과 데이터 커먼즈(경제와 분배)
1. 천하위공, 데이터의 주인은 누구인가
2. 디지털 소작농과 보이지 않는 노동
3. 정조의 화성(華城)에서 배우는 공정(工程)과 공정(公正)
4. 로봇세와 기본소득 - 분배의 정의를 다시 쓰다
5. 공유의 미학, 디지털 두레를 꿈꾸며
결론
4장 경, 디지털 환각을 깨우는 방패(수양론)
1. 디지털 안개와 주의력 상실
2. 경 - 내면의 주재자를 세우다
3. 주일무적 - 몰입의 미학
4. 상성성 - 환각을 꿰뚫는 눈
5. 정제엄숙 - 디지털 시민의 품격
5장 천인합일, 생태적 AI(환경과 기술)
1. 분리된 세계의 비명과 오래된 치유
2. 유기체적 세계관: 기로 연결된 데이터와 자연
3. 이천식천: 하늘을 먹고 자라는 AI
4. 풍수지리의 지혜와 그린 AI
5. 세종의 측우기와 따뜻한 기술
6장 성과 충, 진실한 알고리즘(개발자 윤리)
1. 성, 하늘의 도이자 알고리즘의 심장
2. 무자기, 데이터는 스스로를 속이지 않는다
3. 충, 중심을 잡는 저울의 미학과 알고리즘에 대한 감사
4. 신독, 코드를 짜는 자의 고독한 윤리
5. 블랙박스와 명명덕, XAI의 구현
6. 정명, 데이터 라벨링의 철학
7. 이익과 의리의 갈림길
8. 신, 디지털 사회의 자본과 개발자의 선서
9. 지성무식, 멈추지 않는 학습
7장 성리학에서 동학으로, 다시 AI로
1. 이일분수, 차별의 논리에서 디지털 계급으로
2. 수기의 한계, 담장 안에 갇힌 도덕
3. 최제우의 자각: “두려워 말고 나를 믿으라”
4. 인내천, 디지털 민주주의의 헌장
5. 사인여천(事人如天), 타자를 신으로 섬기는 태도
6. 물물천과 데이터 주권: 만물의 해방
7. 후천개벽, 기술로 여는 상생의 세상
8장 화이부동, 평화의 네트워크(종교와 거버넌스)
1. 기술의 질주와 영혼의 빈곤
2. 다종교 사회의 축복: 한국적 토양과 유교의 개방성
3. 불교와 AI: 인드라망의 디지털 변주와 자비의 알고리즘
4. 기독교와 AI: 창조적 청지기의 윤리와 사랑
5. 종교별 AI 관점 비교: 창조, 연기, 그리고 도덕
6. 이슬람과 유교: 상업 윤리와 공정의 만남
7. 화이부동, 글로벌 거버넌스의 외교적 지혜
8. AI 무기화의 위협과 평화 사상, 그리고 한국의 선택
9. 로마에서의 호소, 그리고 서울에서의 응답
9장 법고창신, 한국형 AI의 길(혁신과 전통)
1. 붓과 쟁기, 그리고 반도체의 연결고리
2. 지식의 고속도로: 과거 급제에서 AI 리터러시로
3. 위계와 혁신의 딜레마: 하이브리드 조직 문화
4. 기업가 정신의 재해석: 가족주의에서 ESG로
5. 기록의 나라: 투명한 데이터 거버넌스
6. 법고창신: 디지털 선비의 탄생
에필로그_5차 산업혁명은 마음에서 시작된다
저자소개
책속에서
필자는 독자들의 눈에 다소 엉뚱해 보일 수 있는 시도를 하고자 한다.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최첨단 AI 기술과 수천 년 전의 철학인 유학의 만남을 주선하려 하니 우스운 일이 아닌가. 수많은 훌륭한 종교와 가르침 중 왜 하필 유학이어야만 하는가. 초월적인 신에 대한 순종과 내세의 구원을 역설하는 기독교나, 세속적 번뇌를 벗어난 해탈을 추구하는 불교도 AI와 접점이 많아 주목할 점이 적지 않으나, 유학은 철저히 ‘이 땅 위의 현세적 인간관계’에 깊이 천착하는 학문이기 때문이다. 인공지능이 일자리를 위협하고 저작권을 침해하며 가짜 뉴스를 확산시킬 때, 이는 결국 ‘누가 어떻게 책임을 질 것인가’라는 지극히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사회 문제로 직결된다. 유학 특유의 ‘관계 지향적 윤리’와 ‘현세적 책임감’은 AI라는 낯선 타자를 우리 사회의 관계망 속에 어떻게 편입시키고 윤리적으로 통제할 것인지에 대한 가장 실용적이면서도 믿음직한 해답을 제공한다.
최근 인공지능 분야에서 가장 뜨겁게 주목받는 개념인 ‘리발(理發)’은 퇴계 철학이 지닌 핵심적인 독창성을 여실히 증명해 준다. 퇴계는 당시로서는 파격적이게도 ‘리가 스스로 움직인다’라는 주장을 펼쳤는데, 놀랍게도 이는 현대의 머신러닝과 딥러닝 기술을 통해 생생한 현실로 구현되고 있다. 과거의 프로그래밍이 오직 인간이 입력한 명령문대로만 수동적으로 움직이는 정적인 리의 세계였다면, 오늘날의 인공지능은 그 궤를 완전히 달리한다. 현대의 인공지능은 방대한 데이터 속에서 스스로 숨겨진 패턴을 찾아내고, 인간이 가르쳐주지 않은 완전히 새로운 규칙을 척척 생성해내는 능동적이고 역동적인 리의 모습을 띤다. 퇴계는 리를 단순히 텍스트 속에 죽어 있는 법칙이 아니라 스스로 맹렬히 움직여 현상을 만들어내는 살아 있는 주체로 보았다. 스스로 데이터를 학습하며 쉼 없이 진화하는 현대의 알고리즘은, 과거 퇴계가 그토록 강조했던 ‘활물(活物, 살아 숨 쉬는 존재)’로서의 리가 21세기 디지털 공간에서 완벽하게 부활하여 구현된 모습이라 할 수 있다.
과거 봉건 시대, 소작농들이 지주의 거친 땅을 빌려 뼈가 으스러지도록 농사를 짓고는 정작 수확의 대부분을 지주에게 고스란히 바쳐야만 했던 풍경을 떠올려 보라. 놀랍게도 오늘날 현대인들은 각자의 손에 쥐어진 스마트폰이라는 편리한 도구를 들고, 거대 플랫폼이 쳐놓은 보이지 않는 영토 위에 우리 삶의 내밀한 데이터를 쉼 없이 바치며 스스로 자발적인 소작농의 길을 걷고 있다. 우리가 무심코 누르는 ‘좋아요’ 버튼 하나와 짧은 댓글 한 줄, 그리고 은밀한 검색 기록조차 빠짐없이 모여 거대 기술 기업의 천문학적 수익을 더욱 살찌우는 공짜 거름이 되고 마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