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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판타지/환상문학 > 외국판타지/환상소설
· ISBN : 9791195752973
· 쪽수 : 384쪽
· 출판일 : 2016-06-22
책 소개
목차
서장: 바다에서 부는 바람
1 바람과 노래하는 소녀
2 바다를 떠도는 백성 랏샤로
제1장 바다의 도읍
1 빛을 바라보는 언덕
2 무술 시범 행사
3 꽃의 정자에 부는 바람
4 방 거래
5 나유그루 라이타의 눈
6 에샤나의 반지
제2장 주술
1 해저의 축제
2 공포의 작살
3 조종하는 자, 조종 당하는 자
4 목숨을 책임질 때
5 운명의 수레바퀴
제3장 의식의 밤
1 먹구름
2 공격과 방어
3 노래와 춤의 연회
4 낭떠러지
5 위정자의 추악함
종장: 허공을 나는 매
옮긴이의 말
리뷰
책속에서
“전하, 잘 아시겠지만 산갈 왕가는 해운으로 나라를 번영시킨 가문입니다. 근본이 상인인지라 무척 계산적이라고 들었사옵니다. 폐하의 즉위식에 산갈 왕이 직접 온 것도 폐하의 인품을 가늠하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동맹국으로서 중시해야 할 나라인지, 아니면 일거에 공격해서 지배해버리는 편이 이익이 될 것인지를. 산갈 왕가는 근본이 상인이라고 말씀드렸습니다만, 한편으로는 거친 무인의 피도 흐르고 있습니다. 주변의 여러 섬을 본거지로 삼고 있던 해적들을 공격해 지배함으로써 광대한 왕국을 건설했으니까요. 전하께옵서는 나라를 대표해서 의례에 참가하신다는 사실을 잊지 마시옵소서.”
챠그무는 콧방귀를 뀌었다.
“그러니까 얕잡아 보이지 말라는 거로구나.”
일부러 상스러운 단어를 쓴 황자를 슈가가 살짝 노려봤다.
“말씀하신 대로이옵니다.”
“흠…. 어렵구나. 네 표현을 빌리면 우리 신요고 황가는 신성한 가문이다. 피비린내를 풍겨서는 안 되며, 깨끗하고 온화해야만 하지. 그러면서도 상대를 위협하라는 것은 아름다운 칼집 속에 숨은 예리한 칼날을 느끼게 하라는 뜻이로구나.
타르산이 허리에 장식용 띠를 묶으면서 말했다. “누님, 내가 형님의 말에 화를 낸 것은, 뭐라고 해야 할까, 그 챠그무 황태자가 내가 되고 싶지 않은 왕자의 모습을 그대로 갖추었기 때문이야. 우리는 어릴 적부터 자신의 발로 서라고 교육받아왔잖아? 왕국을 방패로 생각하지 마라, 오히려 자신이 왕국의 방패라고 생각하라고. 나는 왕국의 방패가 될 힘을 기르기 위해서 이제까지 단련해왔어. 나라의 보호를 받으며 편하게 있으면 확실히 희고 아름다운 진주가 될 수 있겠지. 하지만 그런 자가 유사시에 나라의 방패가 될 수 있을까?
그 황태자, 신분이 낮은 자가 자신의 눈을 봐서는 안 된다든가 해서 우리와 인사할 때 외에는 계속 얇은 천으로 얼굴을 가리고 있었어. 그 녀석은 백성을 항상 그 천 너머로 보고 있는 거야!”
챠그무 황태자의 희멀건 얼굴을 떠올린 순간 또다시 부아가 치밀었다.
사르나는 놀라서 동생을 돌아봤다. 타르산은 지그시 챠그무를 응시했다.
“저는 도망칠 생각이 없습니다. 형님을 죽이려다가 실패해서 도망친 자라는 오명을 쓰고 살 바에는 차라리 죽는 편이 낫습니다.”
당황해서 입을 열려는 사르나를 타르산이 돌아봤다.
“누님, 이해해줬으면 해.”
사르나는 동생을 응시하며 고개를 흔들고는 무거운 목소리로 말했다.
“내려진 형에 복종한다는 것은 오명을 인정하는 셈이다. 전혀 기억에도 없는 죄를 뒤집어쓰고 죽을 생각이니?”
타르산의 눈동자가 흔들렸다.
“도망쳤다는 오명을 두려워하기보다는 살아남아서 언젠가 오명을 씻어낼 궁리를 해라.”
타르산은 누나의 굳은 얼굴을 응시하고 있다가 잠시 후에 이를 꽉 깨물었다. 그리고 크게 숨을 들이쉬고는 눈을 감았다.
“게다가 살아남지 않으면 챠그무 황태자 전하께 은혜를 갚을 수도 없게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