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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91196798772
· 쪽수 : 296쪽
· 출판일 : 2020-11-01
책 소개
목차
할머니는 엑소시스트 _ 송순진
언니네 빨래방 _ 김서령
엄마한텐 비밀이야 _ 최예지
에그, 오 마이 에그 _ 김지원
우리들의 방콕 모임 _ 이명제
한 사진관 _ 정여랑
안부를 물어요 _ 윤화진
완벽한 식사 _ 임혜연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할머니와 얘길 해봤자 순영은 남는 게 없다. 사랑받고 사랑을 주고 싶어도 할머니는 매번 다른 곳을 보고 있으니까. 게다가 할머니는 어릴 때부터 순영에게 군대에 가라고 잔소리를 했다. 순영아, 군대에 가. 군대에 가면 먹는 거 입는 거 싹 다 나온댜. 세상천지에 그런 데가 다 있어. 옷도 얼마나 멋이 나는지. 나는 다시 태어나면 군대에 갈란다. 할머니의 말에 대학입시를 앞두고 더욱 살이 떨렸던 순영은, 혹시나 엄마도 어떻게든 대학 등록금을 대지 않을 방법을 찾고 있을까 봐 무서웠다.
은주가 내려오고 며칠이 지난 후 경자는 그 집 대문을 또 빵 걷어찼다.
“아줌마가 미안해, 은주야.”
“아우 참, 아줌마! 그게 뭐예요? 이상하잖아요!”
어릴 때부터 싹싹했던 은주는 잘도 웃었다.
그늘졌을까 봐 걱정했는데, 둘째만큼이나 말짱해 보여 다행이었다.
“아줌마가 회까닥 미쳐가지고서 너를 시집을 보내버렸어. 고생시켜서 진짜로 미안해.”
“저, 사업해서 잘살 거예요. 하나도 걱정하지 마세요. 돈 엄청 벌 거예요.”
“그래, 이혼이 뭐 대수냐. 잘살아 봐라. 불쌍하게 살면 내가 니년을 먼저 죽일 것이야.”
은주네가 으르렁거렸지만 은주는 여전히 생글생글 웃었다.
“나쁠 게 뭐 있어? 꼴 보기 싫은 놈 버리고 왔는데. 나는 아주 그냥 세상 시원하네.”
“애는 왜 싸질러, 싸지르긴.”
“엄마. 내가 결혼은 빵점이었지만 그나마 남은 게 요 새끼야. 남자 버리고 친구 데려왔잖아!”
요년이 딱 우리 둘째구나. 둘째도 저딴 소리를 잘도 지껄였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