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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영미소설
· ISBN : 9791197092268
· 쪽수 : 168쪽
· 출판일 : 2024-12-16
책 소개
목차
딜런 토머스, 웨일스의 어린이의 크리스마스 8
블레즈 상드라르, 세계만방의 크리스마스 26
E. E. 커밍스, 산타클로스. 도덕극 70
브램 스토커, 지빗 힐 112
도판 출전, 주 136
저자소개
책속에서
딜런 토머스, 웨일스의 어린이의 크리스마스
“그 시절 바닷가 소도시에서 보내는 크리스마스는 매번 너무 똑같아서, 잠들기 직전 가끔 들려오는 말소리 말고는 고요할 뿐이라, 내가 열두 살 때 엿새 밤낮으로 눈이 왔는지, 아니면 내가 여섯 살 때 열이틀 밤낮으로 눈이 왔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해마다 크리스마스는 거리와 맞닿은 하늘로 내려앉는 차갑고 성급한 달처럼, 혀가 둘로 갈라진 바다를 향해 굴러간다. 그러다 크리스마스가 물고기가 얼어버릴 정도로 얼음이 언 파도 가장자리에서 멈추면, 나는 눈에 손을 쑥 집어넣어서 잡히는 것을 꺼내본다. 내 손은 캐럴을 부르는 바다 가장자리에서 쉬고 있는, 크리스마스의 양털처럼 하얗고 뽀득거리는 눈덩이 속으로 들어가고, 프로더로 부인과 소방관들이 나온다.
블레즈 상드라르, 세계만방의 크리스마스
뉴질랜드에서의 크리스마스
“지구 반대편. 남반구의 여름. 크리스마스다. 나는 말에서 내려 모래언덕 위에 올라 사람들로 바글대는 해변을 바라본다. 상어 방벽 안쪽에서 신나게 놀고 있는 도시인들. 고래상어는 치열이 세 개고, 턱의 각 치열마다 6천 개의 이빨이 달려 있다. 어제는 햇살에 널브러진 바다표범 떼였고, 그제는 먼바다에서 노는 두 쌍의 코끼리물범이었다. 나는 말에 족쇄를 채운 뒤 목욕을 하러 내려간다. 이어 뭍으로 다시 올라와, 옷을 입고, 안장에 올라, 방향을 틀어, 박차를 가해 내륙으로 향한다. 크리스마스다. 목동들, 별, 베들레헴의 동굴, 구유, 바티칸 성물실 안 피옴비노(Piombino)의 파란 천사들, 우주의 음악, 지상의 선한 이들에게 평화를……, 양들. 작년에 나는 로마에 있었다…….
E. E. 커밍스, 산타클로스. 도덕극
1장
(죽음이 어슬렁거리며 걸어 다닌다. 그가 신은 검은 타이츠에는 흰색 페인트로 뼈가 또렷하게 그려져 있고, 가면은 살점 없는 두개골과 비슷한 모양이다. 기운 없는 표정을 하고 배가 툭 튀어나온 인물이 빛바래고 좀 먹은 산타클로스 복장으로 등장한다. 모두에게 익숙한 산타클로스, 턱수염을 달고 웃는 노인 가면을 쓰고 있다)
죽음 무슨 문제가 있나, 형제여?
산타 네.
죽음 어디가 아픈가?
산타 마음이 아프네요.
죽음 뭐가 문제지? 자…… 말해 보시오.
산타 줄 것은 참 많은데, 아무도 받질 않아요.
죽음 나도 분배가 문제인데,
다만 당신과 반대로군.
산타 반대라고요?
죽음 그렇소.
산타 무슨 말이죠?
죽음 내 말은, 나는 취할 것이 많은데, 아무도 내놓질 않는 거요.
산타 이상하네요.
죽음 이상하고말고. 하지만 이건 더 이상하군. 내가 당신을 도울 수 있다는 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