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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91197870835
· 쪽수 : 200쪽
· 출판일 : 2023-04-20
책 소개
목차
- 사랑한다는 말 대신_엄명자
- 이제 굳이 달래 된장찌개가 아니어도_송은주
- 엄마가 보고 싶은 날엔 코티분 뚜껑을 열었다_엄서영
- 이렇게 해서라도 흙을 밟아야겠습니다_황경희
- 할머니의 정원에는 봉숭아가 피었습니다_이윤지
- 아플 때만이라도 내게 밥을 해주면 좋겠어_우정숙
- 아들, 밥 먹었어?_허필우
- 골목 어귀에서 밥 냄새가 날 때면_심미경
- 장지갑을 꺼내며_박인만
저자소개
책속에서
자칫 공허하거나 서글퍼지기 쉬운 가족의 마음도 구수하고 고소하고 달콤한 밥 냄새로 채워주고, 따뜻한 사랑을 표현하면서, 언젠가 우리가 어쩔 수 없이 헤어지는 순간이 오더라도 ‘그래, 최선을 다해 노력하고 온 마음을 다해 사랑을 표현할 수 있어서 참 다행이야!’라고 말할 수 있길 바란다.
오늘도 슬슬 퇴근 시간이 다가오면 나는 남편에게 문자를 보낸다.
“저녁은 집에서 먹나요? 먹고 싶은 반찬 없어요?”
“오늘은 날씨가 너무 차니 돼지고기 넣고 김치찌개 끓일게요. 이따가 봐요.”
---「사랑한다는 말 대신」중에서
가족이 요리할 때 집은 둥지가 되나 보다. 엄마 새를 향해 입 벌리고 있는 새끼 새들이라니, ‘함께 먹는 입’을 뜻하는 식구(食口)라는 이름이 참 잘 어울리는 장면이다. 식구란 함께 먹을 밥을 향해 입 벌리고 팔 벌리고 부둥켜안는 존재들이다. 이래서 식구들과 부대끼며 함께 만들고 냄새 켜켜이 쌓이는 집밥이 어떤 음식보다도 우리 식구와 가장 잘 어울리는 건지도 모르겠다.
---「이제 굳이 달래 된장찌개가 아니어도」중에서
문득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엄마의 기억은 파나 마늘 같은 양념 냄새가 아니라 코티분 향기에 담겨 있었다. 나는 익숙하지 않던 엄마 냄새로 엄마를 기억하고 있었다. 우아하고 아름다웠던 순간의 엄마 향기. 나는 여전히 엄마의 코티분 향기가 아프고 그립다.
---「엄마가 보고 싶은 날엔 코티분 뚜껑을 열었다」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