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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91198090010
· 쪽수 : 160쪽
· 출판일 : 2023-10-23
책 소개
목차
*1부
서문 8/ 행복의 구성 15/ 이국의 거리에서(1) 16/ 휴식의 예감 17/ 삼청로30, 미술관 앞 19/ 타인의 일상 22/ 바다의 풍경 23/ 오래된 말씀 25/ 사막의 선인장 27/ 오늘의 문장 29/ 파주와 나 32/ 일상의 맷집 33/ 등의 곡선 35/ 경쟁의 되풀이 36/ 계절의 사물들 38/ 유월의 마음 39/ 집밥 40/ 소원의 순서 43/ 원점 44/ 마음의 공원 46/ 시간과 마음 48/ 사과의 그물 49/ 문장의 경로 50/ 개운한 아침 52/ 이국의 거리에서(2)/ 책과 사람 55/ 문턱의 초입 58/ 눈 내리는 밤 60
*2부
기억의 파도 65/ 바람 부는 길 66/ 사랑의 흔적 67/ 작품과 인생 69/ 설원의 발자국 71/ 생각의 심연 73/ 몽상의 의미 75/ 자기소개 77/ 일상의 장막 80/ 길고 검은 차 82/ 우리 두 사람 84/ 위태로운 길목 85/ 빗소리 87/ 기도 88/ 기억의 성질 89/ 세상의 속도 90/ 귀마개 92/ 첫눈 94/ 도서관 95/ 미래의 흔적 97/ 다음의 시간 98/ 사람의 뒷모습 100/ 물방울 화가 101/ 유영하는 밤 102/ 중식축 105/ 몰아 쓴 시간 106/ 예술병 108/ 거창함 109/ 기다리는 마음 110/ 겨울의 온기 112
*3부
파도의 질문 115/ 절반의 감정 117/ 이국의 거리에서(3) 119/ 방랑하는 삶 121/ 몸이 보낸 신호 123/ 산책의 다짐 125/ 우연과 노력 127/ 자화상 129/ 몸의 시간 130/ 정직한 예감 132/ 사람의 일 134/ 멈춤의 시간 135/ 숲길 136/ 한낮의 산책 137/ 초기화 139/ 회복의 다짐 140/ 상자의 풍경 142/ 산책의 마음 144/ 루틴의 행복 153/ 조용한 대답 155/ 지난날 156/ 산책자의 발자국 157
저자소개
책속에서
결국 기댈 수 있는 건 시간의 흐름뿐이었다. 시간은 세정력이 탁월해서 마음의 얼룩을 무심히 지우며 흘러갔다. 그때는 너무 깊숙하고 절실했던 마음이라 생각했는데, 이제와 조각난 글들을 돌아보니 그토록 마음을 앓을 만한 문제는 아무것도 없었다. 말 그대로 평범하고 조용한 날들이었으나, 나만 홀로 생각의 우물에 갇혀 유별나게 소란한 날들을 보냈다.
팬데믹으로 서로가 단절되고 고립되었을 때, 사람들은 모처럼 타인이 아닌 자신에게로 눈을 돌리고 귀를 기울였다. 자신을 어루만지는 낯선 고독의 손길이 실은 불안과 공포가 아닌 스스로 건넬 수 있는 최대치의 위안이었다는 걸 그때는 모른 채 살았다. 범람하는 소란과 말들 사이에서는 좀처럼 들리지 않던 내면의 목소리. 이제는 옛 시대의 철 지난 화두처럼 외면받는 그 내면의 목소리가 그때는 낯설게만 느껴졌다.
누구에게나 그런 순간이 찾아오는 걸까. 이 정도면 남들보다 잘하고 있다며 오만해지는 순간. 자신보다 걸음이 조금 느린 사람들의 표정을 외면한 채 앞선 사람들의 뒷모습만 쫓게 되는 순간. 과거를 잊은 채 상황이 달라진 만큼 태도도 달라질 수밖에 없다는 자기모순에 빠져드는 순간. 그리고 그 모든 변화를 어른이 되는 과정이라는 성장통의 틀 안에 뭉뚱그려 넣으려는 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