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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72713498009
· 쪽수 : 226쪽
· 출판일 : 2019-12-23
목차
서문
침묵 속에서 걸어 나오는 노래 향가를 위하여 008
고영섭
무학공심無學空心 016
염생연화染生蓮花 018
두대화분頭戴火盆 020
연지위등燃指爲燈 022
단장고통斷腸苦痛 024
우리의 소원은 통일 025
만주북한가滿洲北韓歌 026
도십일면관음가禱十一面觀音歌 028
왕생발원가往生發願歌 029
의병가義兵歌 030
설중매가雪中梅歌 032
사경가寫經歌 033
고창수
메타포 036
마차와 바퀴 037
김현지
거미 040
천년 울음 041
고산자를 생각함 042
늦가을 등고선 043
아, 윤동주 044
별 045
꽹과리소리 046
취중붓질 047
산길 048
행복한 집 049
장승 1 050
장승 6 051
박용진
꿈수레 054
보은정사에서 055
참회 056
끝에선 057
불두화 058
늪 059
아버지 060
조절 061
선잠을 깨고 062
가피 000 063
이별 064
꽃 065
윤정구
깍다귀 고신첩告身帖 068
선암사 왕벚꽃 069
성불成佛 070
한 뼘 071
신성한 규칙 072
히이힝, 권진규 073
산수유 화엄 074
황양목뎐黃楊木傳 075
구오복일왈수九五福一曰壽 076
신전 앞에서 077
이영신
저 달이 다리를 건너가네 080
옮기는 것을 아름답게 여기고 참고 견디면 길하리 081
봉황산 무량수전 082
화양연화花樣年華 083
하늘 천 따 지 084
누구시더라 085
연인, 르네 마그리트를 듣는다 086
봄 맞듯이 꽃 맞듯이 087
쌔근쌔근 잘 자거라 088
무지개 다리 건너 089
나르시스, 수선화 사랑 090
눈꽃 한 송이 091
이혜선
운문호일雲門好日, 정화수 094
운문호일雲門好日, 풍경소리 095
운문호일雲門好日, 꿈 너머 꿈 096
감전, 수로부인 097
눈부처 098
봄날 099
동그라미가 되고 싶다 100
붕정만리鵬程萬里 101
우언寓言 102
해후 103
저 산에 강물에 104
꽃 지는 밤 105
정복선
벌이 없는 벌통 한 채 108
연꽃나루지기 109
죽로차竹露茶-윤두서 자화상 110
우화루雨花樓 목어 111
벌레미인 112
항아리들도 새가 되다 114
꽃살문, 강화 정수사 115
그믐달 초상 116
만어산 종소리 117
동해에는 고래가 118
환승 칸타타 119
북,-통키 120
주경림
그믐달 122
기우제 123
공명조共命鳥 124
제망매가 125
무거운 생 126
백의관음 무설설無說說 127
움 128
윤회매輪迴梅 129
부활절 꽃그늘 130
화음 131
지상의 길, 하늘의 길 132
환지본처還至本處 133
해설
향가시회의 「현대향가」 제2집 간행의 의미_박용진 135
해설
향가시회 동인들의 시를 읽고_윤정구 159
부록
‘고대 향가 계승과 현대향가 재현의 현황과 과제’_주경림 179
향가시회 연보 217
동인 주소 224
저자소개
책속에서
무학공심無學空心
- 모문아원측가慕文雅圓測歌. - 현대향가 1
고 영 섭
봄날이 그립듯이
모르는 것 알고 싶어
신라의 견당선 타고 이르른
실크로드의 한복판 장안 서명사
자나 깨나 익힌 여섯 언어로
더 이상 배울 것 없이 그려낸
그 마음의 지형도 이내 가지고
이제는 고국으로 돌아오소서
아아, 기다림에 지친 이들 위해서
배움을 텅 비우는 법 펼쳐내소서.
*문아 원측(文雅圓測,613~696)은 신라 왕손으로 태어나 3세에 출가하고 15세에 당나라로 건너가 수학한 뒤 6개 국어에 능통하여 많은 불교 경론을 증의하고 해설하였다. 서명사에 머물면서 신구 유식학을 비판적으로 종합하면서 23부 90여권의 저술을 남겼으며 많은 제자들을 길러냈다. 인도의 보살 논사들이 오면 항상 그가 맞이하였으며 당나라 황제인 측천무후則天武后로부터 붓다와 같은 대접을 받았다. 신라 신문왕의 두 차례 귀국 요청에도 불구하고 측천무후의 반대로 신라로 돌아오지 못했다. 그의 주요 전공이었던 유식학은 신라 출신 도증道證의 귀국을 통해 해동 유가업의 초조인 태현太賢에게로 전해졌으며 200주기 입적을 기념하여 고운 최치원이 쓴 「원측화상휘일문」圓測和尙諱日文이 남아 있다.
[서문]
침묵 속에서 걸어 나오는 노래
향가를 위하여
현재 전해지고 있는 향가는 『삼국유사三國遺事』에 14수, 『균여전均如傳』에 11수로 모두 25수이다.
통일신라 말기 진성여왕대에 향가집 『삼대목三代目』이 편찬되었다는 기록은 있지만, 현재 그 책이 전해지지 않는 것은 참으로 애석한 일이다.
최초의 향가는 진평왕대(579~631)의 「서동요」와 「혜성가」이고, 마지막 작품으로 고려 광종대(917~973)의 「보현십원가普賢十願歌」가 최행귀의 한역시와 함께 전해지고 있다. 그 후 1120년에 고려 예종이 지은 「도이장가悼二將歌」를 향가의 잔존형태로 보고 있는데, 이후로 오늘에 이르기 까지 향가는 더 이상 창작되지 않았다.
엘리엇(T. S. Eliot)은 그의 논문 「전통과 개인의 재능」에서 전통과 역사의식에 대해 이렇게 이야기하고 있다.
“전통은 첫째 역사의식을 내포하는데(중략) 역사의식으로 말미암아, 작가가 작품을 쓸 때 그는 골수에 박혀있는 자신의 세대를 파악하게 되며, 호머 이래의 유럽의 문학 전체와 그 일부를 이루고 있는 자국의 문학 전체가 한 동시적 존재를 가졌고 또한 동시적 질서를 구성한다는 느낌을 반드시 갖게 된다. 이 역사의식은 일시적인 것에 대한 의식인 동시에 항구적인 것에 대한 의식이고, 일시적인 것과 항구적인 것을 함께 인식하는 의식이며, 문학자에게 전통을 갖게 하는 것이다.”
우리 『향가시회』 동인들은 「황조가」와 「구지가」로 대표되는 고대 문학으로부터 향가는 물론이고 고려, 조선, 근대의 모든 문학에 이르기까지 한국문학의 전체가 동시적 존재를 가졌고 또한 동시적 질서를 구성하고 있음을 느낀다. 그리하여 역사 속에서 침묵하고 있는 천 년 전 향가문학을, 우리가 발 디디고 있는 오늘에 접맥하여 다양한 현대향가를 창작하고, 전통단절론을 극복해야 할 필요성을 느낀다.
시대가 변해가는 만큼, 전통적 향가의 치리治理, 치병治病, 기원祈願, 계청啓請, 주술적呪術的 성격을 그대로 이어받을 수는 없지만, 4구체, 8구체, 10구체의 형식을 가능한 대로 지키면서 오늘이라는 시대성과 삶에 맞는 다양한 주제와 내용을 형상화하려 한다.
온고지신溫故知新을 넘어서 법고창신法古創新의 새로운 문학을 창조하고, 침묵하는 문학의 역사를 일깨워 현재로 걸어 나오게 할 것이다.
일시적인 노래가 되살아나서 항구적인 역사 속에서 새 옷을 입고 영원의 노래로 거듭나 우리 겨레의 역사와 함께 끝까지 사랑받는 ‘현대향가’를 부르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인각사麟角寺의 영정 속에서 일연선사가 우리 향가시회 동인들에게 손을 흔들며 보이지 않는 죽비를 치고, 『삼국유사』 속에서 걸어 나온 단군왕검께서 빙그레 미소를 보내주신다.
2019년 늦가을
이혜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