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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추리/미스터리소설 > 일본 추리/미스터리소설
· ISBN : 9788901114156
· 쪽수 : 336쪽
· 출판일 : 2010-10-25
책 소개
목차
프롤로그 닻을 올리다
제1화 살인자 출범하다 | 류자부로의 여행기 초고 그 1
제2화 아가씨 승선하다 | 류자부로의 여행기 초고 그 2
제3화 고양이는 항해중 | 싱가포르 출항 후, 하코네 호에 도착한 전보
제4화 명탐정은 밀항중 | 류자부로의 여행기 초고 그 3
제5화 유령선 출몰 | 류자부로의 여행기 초고 그 4
제6화 선상의 악녀 | 류자부로의 여행기 초고 그 5
제7화 이별의 뱃고동
에필로그 닻을 내리다
작품 해설 복고풍 새장과도 비슷한 세피아색의 여행 미스터리
리뷰
책속에서
갑자기 후나키의 온몸이 긴장됐다. 깨달은 것이 있었다.
살인이 일어난 10일 밤에 신키치는 일행에게 “내일모레 외국으로 떠난다고요?” 하고 물었다. 아니, 물었다기보다 상대방의 말을 되풀이한 것이리라. 10일의 내일모레면 12일. 그날 출범한 배는 외국 선박, 일본 선박 다 합쳐도 하코네 호 한 척뿐이었다. 하코네 호를 타고 유럽으로 떠나는 친구를 배웅했으니 틀릴 리 없었다. 경영자의 증언이 맞고 나이토 고로가 범인이 아니라면, 진범은 하코네 호에 타고 있지 않을까.
후나키는 재빨리 머리를 굴렸다. 고베에서 다음 정박지인 모지까지 보통 3등 열차면 5엔. 그 정도 돈은 수중에 있다. 배에는 친구가 있고, 모지에는 어머니 친척이 있다. 돌아오는 기차 운임 정도는 빌려줄 것이다.
망설이고 있을 때가 아니다. 후나키 가쓰미는 때마침 달려온 인력거를 큰 소리로 불러 세웠다.
“넌 내 인생을 바꿔버렸단 말이야. 그때 네가 약을 착각하지만 않았으면 난 지금쯤 상해의 가희가 되어 있었을 텐데. 내 쇼를 보러 손님들이 대거 가게로 몰려오고, 그중에서 숭배자가 여럿 나타났겠지. 한 명은 양탄자 무역으로 돈을 번 페르시아의 부자인데 나에게 근사한 보석을 선물하는 거야. 이름은 ‘장미의 피’라고 해. 어떠니? 꽤 멋지지?”
“예에, 페르시아 이름은 잘 모르지만 참 특이한 성함이시네요.”
“바보, 그건 보석 이름이야. 그리고 그 부자는 날 다섯 번째인지 여섯 번째 부인으로 삼고 싶다고 해. 하지만 그 사람은 만리장성만큼 나이가 많을뿐더러 낙타만큼 입 냄새가 고약하거든. 그래서 난 조신하게 대답해. 생각 좀 해보고요, 하고.”
“그러시는 게 좋겠어요.” 나쓰는 자기도 모르게 힘차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나저나 이 배, 어째 신통치 않네. 오카모토 유코 씨도 가엾게 됐는걸. 고약한 소문에 휘말리고.”
“저희 아가씨도 가엾으세요.”
“내 말해두는데 너희 아가씨, 지금 평판이 바닥이야. 뭐, 원래부터 그렇게 좋은 말을 듣진 못했지만. 나 같으면 너희 아가씨가 두둔하고 있는 그 사내, 그놈은 절대 접근 못 하게 하겠어.”
“무슨 뜻이에요?”
“그런 뜻이야. 알면서.”
“네?”
“그러니까 즉, 배 여행은 위험하다는 이야기야.”
“뭐라고요?”
“아아, 진짜, 너 참 오래 살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