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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외국에세이
· ISBN : 9788932475080
· 쪽수 : 972쪽
· 출판일 : 2024-05-30
책 소개
목차
서문
옮긴이의 말
1947년
1951년
1955년
1959년
1963년
1948년
1949년
1950년
1952년
1953년
1954년
1956년
1957년
1958년
1960년
1961년
1962년
1964년
시몬 드 보부아르 연보
리뷰
책속에서
당신이 우리의 작은 집으로 돌아오면 저는 침대 밑이나 집 안 곳곳에 숨어 있을 거예요. 그러곤 항상 당신과 함께 있을 거예요, 시카고의 슬픈 거리에서, 지상철교 아래에서, 고독한 방안에서 사랑하는 남편과 함께 있는 사랑스러운 아내처럼 당신과 함께 있을 거예요. 우리는 깨어나지 않을 거예요, 왜냐하면 꿈이 아니니까요. 이제 겨우 시작인 현실의 멋진 이야기예요. 저는 당신이 저와 함께 있는 것을 느껴요. 제가 가는 곳마다 당신이 같이해요. 당신의 시선뿐 아니라 당신의 온 존재와 함께할 거예요. 당신을 사랑해요, 더 이상 덧붙일 말이 없어요. 당신은 저를 품에 안고 저는 당신을 꼭 껴안아요. 당신에게 키스한 것처럼 키스해요.
- 1947년 5월 17일 토요일 오후
우리는 추억과 희망을 통해 그리고 떨어져 있는 거리와 편지를 통해 서로를 사랑하고 있어요. 우리가 이 사랑을 인간적이고 살아 있는 행복한 감정으로 만들 수 있을까요? 그래야만 해요. 우리는 성공하리라 믿지만, 쉽지 않을 거예요. 넬슨, 사랑해요. 그러나 당신에게 저의 인생을 주지 않으니 제가 당신의 사랑을 받을 자격이 있을까요? 왜 당신에게 제 인생을 줄 수 없는지를 설명하려고 했어요. 이해하나요? 그에 대해 원망하지 않나요? 결코 원망하지 않을 건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신을 향한 저의 사랑이 진심이라는 걸 여전히 믿으시겠어요? 어쩌면 이런 질문들을 하면 안 되는 건지도 모르겠어요. 이렇게 직설적으로 표현하는 게 마음 아프네요. 하지만 이처럼 피할 수 없어서 저 자신에게 이런 질문을 던집니다. 당신에게는 거짓말하고 싶지 않고 무엇이든 숨기고 싶지 않아요. 제가 두 달 전부터 불안해했던 것은 이 질문들 가운데 하나가 제 마음을 떠나지 않고 괴롭히고 있기 때문이에요. 모든 것을 다 줄 준비가 되어 있지 않으면서 자기 일부를 준다는 게 옳은 일인가? 만일 그가 요구한다면, 그에게 인생 전부를 줄 의도 없이 그를 사랑할 수 있고 사랑한다고 말할 수 있는가? 언젠가 그는 날 미워하게 될까? - 1947년 7월 23일 수요일
그의 이름은 자코메티예요. 다음 달에 뉴욕에서 그의 많은 작품이 전시될 거예요. 그가 성공을 거둔 지 그리고 초현실주의에 영감을 받은 조각으로 엄청난 돈을 벌어들인 지 20년이나 됐어요. 돈 많은 속물이 그에게도 피카소에게처럼 엄청난 액수의 돈을 지불했지요. 갑자기 그는 자신이 어디에도 가지 않고 자신을 소모하고 있다는 걸 느꼈어요. 그래서 속물들에게 등을 돌리고 생활에 꼭 필요한 것 외에는 아무것도 팔지 않고 홀로 예술을 추구하기 시작했어요. 그는 더러운 옷을 벗지 못하고 무척 가난하게 산답니다. 게다가 저는 그가 더러움을 좋아하는 것 같다고 말하지 않을 수 없네요. 그에게 목욕한다는 건 너무 큰일이지요.
- 1947년 11월 5일 수요일